지난 일요일 가장 친한 외사촌 언니가 결혼을 했다.
나이차도 한살이고, 어렸을때 방학하면 꼭 집에 며칠간 놀러왔었고
(물론 초등학교때뿐이었지만... 중고딩때는 언니는 없었던 것 같은데, 난 비평준화지역이라 1학년때부터 방학보충에 쩔어살아 놀지 못했더랬지.. -_-) 친척들끼리 모이기만 하면 둘이 붙어 다녀, 외가 사람들이 '둘 중 하나만 찾으면 나머지 하나는 자동으로..' 란 생각을 했었다. 그랬던 언니가 시집을 가신단다... ㅠ.ㅠ
벌이도 변변치 않아 해줄것은 없고, 배운 재주나 써먹자 싶어 노리개를 만들어 선물했다.
하지만, 정작 폐백을 보지 못했으니, 노리개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 ..)
나중에 시댁에 인사드리러 가거나, 명절때 착용한 모습을 볼수 있겠지..
사용된 주 매듭은 육립 매듭...
빳빳하게 풀을 먹이며 모양틀을 잡아주니 처음 맬때보다 괜찮구나..
한복이 노랑 저고리에 붉은 치마, 그리고 옥색 고름이라하여 노랑색으로 먼저 맺었는데, 봉술이 미색에 카키로 그라데이션 되는게 왔다. OTL 아니, 샘플 사진에는 미색이 '미색에 주황색 그라데이션' 이더구만... 어째서!!!
덕분에, 일찌감치 완성시켜놓고 룰루 랄라 거렸던 노랑색 육립은 '나중에 벽걸이로나 쓰자..' 라며 상자속으로 직행..
급하게 미색으로 다시 매듭을 매었다. 부랴부랴 서둘러서 다행히 결혼식 전날에는 완성...
결혼식 전날 풀을 먹여놓고 마르지 않을까 방안에 불을 넣고 걸어 열심히 말려주었더랬다.
노리개 상자는 한지공예를 배우신 어마마마의 작품... 후후후...
본 사람마다 '무겁다..' 라고... -_-
일반 노리개 상자보다 두꺼운 두께로 작업하셔서 상당히 무겁다.
엄마가 한지공예를 배우신 덕도 있지만, 작년 이모 회갑때 급하게 주변 공방에서 구입한 노리개 상자값이 어마어마했었더랬다...orz
(거의 노리개 원가에 맞먹는 액수..)
그런 주제에 일반적인 한복집에서 서비스로 주는 노리개 사이즈에 맞춰져 있어, 가로폭도, 세로 길이도 작아서, 내 매듭에 맞지 않는 상자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리개에 맞춰 제작된 맞춤형 상자가 되시겠다.
조카와, 사촌 결혼식에 이렇게 수작업으로 공들여 선물하는 모녀 있음 나와보라 그래!! ( '')
두번째 노리개는 2년전 결혼한 사촌언니 노리개...
두 언니가 친 자매인데... 지난 외할아버지 생신때 결혼하는 언니에게 '해줄건 없고... 노리개 하나 해서 줄게...' 라고 했더니, '언니는?' 이라고 물어왔다. 그래서 '그땐 내가 노리개를 만들만한 재주가 안됐었으니까...' 라고 슬금슬금 도망쳤더니..
'언니 그날 한복입어~ ^^' 라며 킥을...........OTL
그래서 노리개가 하나 더 탄생한 것이다.
진 자주색 꼰세사로, 항아리 매듭을 만들어보았다. 이 언니것은 낙지발을 해볼까 생각해, 일부러 봉술은 사지 않았는데, 공방 선생님께서 보시더니 항아리에 낙지발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공방에 있는 매듭술을 주셔서 달았다.
색이 보라색에 가까울정도로 어둡고, 포인트가 되야할 가락지 실이 별로 없어, 금사로 대체, 그리고 역시 금사로 매듭끈 부분을 감아주었다. 덕분에 조금은 밝아진듯..
신부는 그날의 주인공이니 화려하게 5봉술.. ^^
신부언니는 아이도 있고하니, 단아하게 3봉술을 달아줬다. 이를 본 엄마 왈... '보라색도 5봉술로 하지...'
-_-a
작품에 대한 논의는.... 만든사람 맴인겁니다요!! 어마마마!!!!!!!! ( '')
둘다 꼰세사인 덕에, 손가락이 아주 부르트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다 만들고 '내 다시는 안하리라!!' 라고 부르짖었지만.... 그래도 올해 전시회 하려면 작품을 만들어야겠지? 흑...ㅠ.ㅠ
열심히 만들어 남준건 많은데.. 정작 내것은 하나도 없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