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어마마마께서 말씀하셨다.
'15일, 16일 약속 잡지말고 빼놔!!'

15일은 외할아버지 생신이었고, 16일은 이모 회갑이었다.
최근에는 회갑은 넘어가고 칠순을 챙기지만, 작년 이모가 잠시 아프셨기때문에 가족끼리 밥이나 먹자는 뜻으로 회갑을 하게 된 것..

그리고 어마마마의 명령..
'넌 매듭 배운다면서.. 노리개나 하나 만들어라? 이모 선물로 드리게..'

OTL

난데없이, 노리개 대령 명령을 받은터라,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매듭을 엮어 노리개를 연성해 내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정신없는 와중에, 지난주 내내 새벽 1~2시에 잠드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매는거야 문제도 아니지... 그거 줄이는데 손가락 빠지는 줄 알았다. 하필 손톱도 깎은 덕에 더 힘들었다....... ㅜ.ㅡ


노리개로 연성될 32사, 보라색 약 7마...


일주일간의 고생 끝에, 노리개 연성... orz
금사로 마무리 하고 봉술 5개를 달아서 완성.


광주가는 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엄마를 기다리며 경기전 벤치에서 한 컷..
선물을 그냥 드릴수가 없으니, 노리개용 상자를 구입했는데, 노리개 원가에 버금가는 만만치 않는 가격을 자랑하는 노리개 상자... OTL
판매처에서는 '한지공예라 그래요~ ^^ (방긋 방긋~)' 라고 말했더랬다.

이모부는 상자의 가격을 들으시고는 '아이고~ 비싸네~ 상자는 가져가거라~ 그냥 한복 상자에 같이 보관하지 뭐.. 앞으로 친척들 하나씩 만들어 줄때마다 써.. 그리고 상자는 돌려달라고 해~ 허허허..' 라고 말씀하셨더랬지... ( ..)
(결국 상자는 이모집에 그대로 두고 왔다. 한복상자에 넣어 보관하더라도 같이 넣어서 보관하는게 보기에 좋지 않은가.. 게다가, 노리개 색이 보라색이라, 열었을때 색감이 살게 하려고 일부러 살구색 상자를 골랐단 말야..)




고생의 흔적............ ㅜ.ㅡ


시간에 쫓기고, 또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서 여기저기 엉망인게 눈에 보이는데, 이쁘다고 해주셔서 황송할 따름..
가장 친하게 지내는 사촌언니는 '다음엔 나~!' 라고 벌써 예약을 하더라.......;;;; (거기에 난 '입금되면 해주지~!' 라고 응수했더랬다..( ''))

이모.. 칠순때는 더 멋지게 해 드릴게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질문 하나..
저 노리개의 메인 모양은 무얼까요?

답과 보너스


정답은 공작.

공작같이 보입니까? -_-;;

노리개 순서
도래 수나비 도래 도래 공작 도래 병아리 도래 도래 생쪽5개

재료
32사 보라색 7마 금사 봉술 5개


보너스

노리개 연성으로 지친 내게, 기어코 '이모 생신이니까 휴대폰 고리 하나 만들어드려!!' 라고 강요한 어마마마의 분부에 따라 만든 휴대폰 고리.. 이거 만드느라, 토요일 새벽 1시에 잠들었다. 결국 맥 반장님도 제대로 못 보고... (다 만든뒤 너무 지쳐서...)

진짜 지쳐서 별 생각없이 병아리 매듭을 걸고 도래랑 생쪽만으로 땡. 끝에 가락지 두개 넣어준걸로 끝. 가락지도 제대로 조이지도 않고 대충대충... orz
별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그저 그런데, 어른들은 예쁘다고 하셨다.
이 전에 엄마걸로, 세사 두 가지 색을 써서 국화매듭으로 팬던트 형식으로 만들어 드렸는데, 안 예쁘다고 구박에 구박을 하셨다.
그리고는 이모한테 만들어드린게 더 이쁘다고....

그래서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표결을 붙였지..
신구간이 극명하게 갈리더라..( '')
언니들은 엄마게 이쁘다고 하고, 어른들은 이모께 이쁘다고 하심... OTL

어쩌라고!!
만드는 인간은 팔팔한 20대인걸.. 취향타 죄송하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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