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감상 들어간다.

지난회, 느닷없이 은하의 팔을 덥썩 잡는걸로 끝났던 부활..
난 '애써 형을 잊으려 하지 말아요..' 등의 얘기가 나올줄 알았더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요..' 라는 대사가 나왔다. 절절하구나...
14부에선 가공할만한 노래 편집 신공으로 은하에 대한 하은의 마음을 보여주더니, 15부의 시작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뒤로 돌린 채 '힘들어 하지 말 것' 과 '자신이 늘 지켜보고 있음' 을 소극적으로 알리는 장면이었다.
운명의 장난으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 연인들의 상황이, 안타깝고 애절했다.

하지만 더욱 날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은하의 대사였다.

전 오빠를 기억하고 또 기억하고 그 기억이 절 버티게 해주지만, 부사장님은 그것마저도 충분치 않으니까... 더 힘드시겠구나..

신혁아~~~!!!!!!!!!!!!!!!!!!!!!!!
극중 인물들은 모르지만, 부활을 보고 있는 사람과, 부활의 주인공인 하은이는 다 아는 사실.
실제로 죽은 것은 신혁이며, 그의 쌍동이 형으로, 20년동안 서하은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남자가 동생과 합체하여 친아버지와 동생을 죽인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동생 자리로 들어갔다는 것.
살아남은게 어느쪽이건 간에, 이 대사는 정말 그들 형제를 슬프게 만든다.
20년전의 비리가, 그들 형제와 가족을 얼마나 끔찍한 지옥으로 밀어넣었는지를 보여주는 대사랄까...

화면에 찍힌 것으로도, 대본에서도 은하의 이 대사를 듣고, 하은은 그저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처리 되어있다.
이는 자신이 하은임을 밝히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서글픔일수도 있겠지만, 은하의 대사처럼 '충분하지 않는 기억' 으로 신혁을 계속 기억하고, 그 죽음을 기억하고, 또 복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기억이 일부 돌아와, 자신에게 쌍동이 동생이 있음을 알았다 해도, 5화에서 하은은 신혁에게 '너에 대한 기억도 드문드문 조각나 있어..' 라고 답을 했다. 조각난 동생에 대한 기억, 사고 당시뿐인 아버지에 대한 기억,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아예 없으며, 그 동생과의 마지막 기억은 몇시간의 만남과, 그 죽음뿐....
그는 복수에 대한 마음이 무뎌질때마다, 충분치 않는 그 한줌의 기억을 붙잡고 몇번이고 되풀이 하며 다짐했을 것이다.

드라마는 복수심으로 가득찬 하은이, 복수를 얻는 대가로 무얼 잃어가고 있는가를 서글프게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지만, 은하의 대사에서 상대적으로 하은보다 그 등장이 짧았으며, 가족들을 통해 추억조차 회상되지 않는 신혁의 충분치 않는 기억에 그의 죽음이 더욱더 서글퍼 보였다.
정말이지 불쌍하고 서글픈 인생을 살았구나 신혁아..... 신혁에 대한 짧은 추억조차 그가 온전히 환한 미소를 짓는게 없어서 이 염장(?)커플들이 하는 대사는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유신혁씨를 더욱더 그립게 만들어 버렸다.

지난주 멜로를 슬슬 궤도에 올리기 위해 조금은 느슨해졌던(?) 이야기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강주는 이제 노골적으로 그분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그분의 복수 계획은 착착 진행이 되어 가고 있다.
커피숍에서 둘이 나눈 대화에서 지난회들의 그 무서운 미소를 여전히 잃지 않은 그분을 보고 오싹했다.
아무리 그분이 무섭더라도, 아직은 그 안에 하은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그분에게 아직은 먹혀버리지 않은 하은은 이전의 충고들과는 다른 충고를 했다. 이전의 충고들이 그분이, 차디찬 비웃음을 띄운채, 일부러 들어오도록 그물을 넓게 친 경우라면, 이번의 충고는 하은의 마음으로 한 충고이기 때문이다.
문득문득 보이는 하은이 있지만, 역시 그분의 위력은 만만치 않은 듯하다. 강주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는 그 사실조차 역으로 이용하여, 복수대상자들의 자중지란을 위해서 써먹으시다니...
-역시 합체한 그분의 오오라는 감당을 못하겠다. 꽥~-

역시나 흑막은 강인철이요...
가면이란 언제나 무서운 것이다.
살면서 가면을 한번도 안써본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굳이 가면으로까지 칭하지 않더라도, 상대에 따라서 얼굴을 조금씩 바꿔 상황에 대처해 가는 것을 사람이라면 어릴적부터 수없이 연습을 한다. 강인철의 가면은 너무도 두껍다. 그래서 속을 알수가 없다. 아마, 그가 가진 가면이 부활 내의 여타 인물들의 가면보다 훨씬 막강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가 가면을 벗었을때의 그 추악함을 가족들은 어떻게 견뎌낼수 있을까...
특히 걱정되는 것은 이화다. 부활 내의 어떤 인물보다 그녀의 삶이 가장 비극적이다.
살얼음위에 궁전을 짓고 살고 있음을 모르는 이화여사.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한 남편의 가면이 벗겨지고, 살얼음이 녹아버리면, 그녀는 어떻게 될까...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연약하게 살얼음궁전과 함께 녹아내릴 것인가, 아니면 이제야말로 얼음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이들을 단단한 팔로 굳건하게 보호할 것인가..
강인철과 더불어 그녀의 행보도 주목된다.

비밀을 안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
천사장님...
아아.. 당신의 신공으로 보아서 역시 추리로 알아낼줄 알았건만, 대한민국 드라마의 위대한 '엿듣기 신공' 으로 알아내셨다. ;;;;;
뭐, 결정적 증거만 없을 뿐 이미 서하은임을 심증으로 한참 의심하고 있었던 상황이기에, 별 상관은 없어보였지만, 결국 주변인들의 추리보다는 그분의 '불안하기 그지없는 하은 스러움' 덕분에 하나씩 알아가고 있군요.
이로써 온전히 그동안 하은이 흘린 단서들로 인해 자신만의 추리로 하은임을 알아내는 최초의 사람은 안비서님이 될 확률이 높다. 조용하면서도 강하달까, 비상한 머리로, 여러 단서들과 기억을 조합하여, 부사장이 평소의 부사장이 아님을, 현재의 부사장이 은하를 좋아함을, 그리고 마지막에는 부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일수도 있음을 생각해낸 그의 머리에 박수를!!!
인물소개에 의하면 누명으로 회사 짤리시는 것 같던데, 어찌합니까, 조력자가 넘쳐도 모자랄판에 부족한 조력자가 하나 사라지게 생겼으니...

수철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복선이 암시된 듯 하다.

어떤 일도 어머니 앞에서는 무너질수밖에 없다는 거 이해해.... 진심이야.

앞으로의 전개에 결정적인 한마디가 될 말이다.
과연, 이 대사와 같은 상황이 그분에게 닥쳤을 때, 형제의 어머니는 어떤 반응을 취할 것인가....

오랜만에 하은스러움을 보는구나..
저번 노조일로 사무실에서 흥분했던 일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다.
아이고... 그렇게 칠칠맞게 다 흘리고 다니셔서야 어디 진짜 '천하무적' 이 되시겠습니까? : )

명장면

희수와 태준의 만남이 있는 호텔 커피숍과, 그분의 사무실이 교차 편집되면서 보여지는 일련의 장면들.
그곳이 불구덩이속인줄도 모르고 천천히 들어오는 이태준과, 그분의 불같으면서도 차가운 복수심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명대사

파멸을 부르는 건 인간의 욕심만이 아니에요. 복수심도 결국 파멸을 부르죠.

그 사람은 지금 여기에 없습니다.

지난주 루인이라는 이름으로 미정에게 도자기가 전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RUIN을 떠올리며 추리를 했는데, 역시 빗나가지 않았다. 파멸의 뜻을 가진 영어 RUIN이 맞았다.
그 파멸이, 한 없는 욕심으로 죄없는 사람을 둘이나 죽인 그들을 향해서만 가는 것이면 좋으련만, 천사장님의 말처럼 그리고 지난주 그분의 원의 법칙처럼, 결국 그 화살이 돌아와 그분의 심장을 꿰뚫어 버릴 것이다.
천사장님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결국 자신의 복수 대상자들과 함께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복선들

어떤 일도 어머니 앞에서는 무너질수밖에 없다는 거 이해해.... 진심이야.
그래. 난 예전의 유신혁이 아니야.
임대식이 죽던날 밤에 우리팀으로 전화를 했었어요. -1회부터 계속 나오는 복선..;; 이젠 다른이를 위한 복선이 되었구나..-
뭐야? 직접 만든거 같은데? -아이고~~ 호주머니에서 다시 지갑으로 주소지를 옮긴 팔찌씨!!!!-

마지막 경고..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지...

화면에서 보여진 이 장면으로, 그분의 마지막 경고와, 나름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듯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아.. 정말... 이 뜨거운 여름 이 남자에게 빠져서 잘 보낼 것 같다.
아이고 이억기님!!!
아이고 정군관님!!
아이고 수창아!!!
아이고 상남아!!!

우송이랑, 서군관님이랑, 영갑이는 대장선에 타고 있어서 살았군요... -_-

지난주 예고편의 낚시질에 비한다면, 정작 본편은...
예고편에선 열심히(?) 깨지는 조선 수군과, 장군님의 수군 패밀리들을 바라보시는 그 흡족한 미소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바람에 제대로 사람 염장을 지르더니!!
정작 본편에선 그렇지 않군요...
차라리 그게 나았습니다요. 만약 본편에서마저 그랬으면 참....
안그래도 속 터지는데, 눈물까지 나왔을걸요?

정군관님이랑은 가덕도에서 돌아가시는군요...
하긴, 어제 물이랑 구하러 내려설때부터 '아이고.. 내일 여기서 죽겠구나..' 라고 한탄했습니다만...
전날, '마음것 마시라' 면서 참 부하들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시더니, 그 죽음이 그렇게 허망할수가 없었습니다.
상관 잘못 만나서 무슨 고생이래요...
진무시절 내내 정만호에게 깨져... 상관 덕분에, 다른 진무들에게서도 왕따 취급 당한적도 있었지..
오늘은 상관 잘못 만난덕에 개죽음까지 당했으니...
-그게 개죽음이지 달리 개죽음이겠습니까? 담당 연기자도 참으로 착잡했을 것입니다. 원래 사극, 그것도 전쟁이 배경인 사극을 찍을때 본인 죽는 연기하면 착잡할터인데, 멋지게 죽는것도 아니요.. 역사적으로도 드라마 구성적으로도 완전 개죽음이었으니..-
겨우 상남이와, 녹둔도 시절의 그 병사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난다.- 둘이 살아돌아왔나 싶었더니만, 칠천도에서 다 죽는군요... -_-
아이고....

가덕에서 그렇게 깨지고 겨우 칠천도에 와서는 원균은 술만 푸고 앉았고, 경상 우수사 배설은 12척 가지고 도망치고..
-그나마 하늘이 조선을 보우한게 아닐까... -_- -
그리고는 7월 16일을 맞이하는군요...
그 전날밤 왜군들이 배를 보내 함선몇척을 불태웁니다만.. 그건 빼고 원균이 '마음을 고쳐먹고' 한산도로 퇴각할 것을 결정하는 걸로 나오는군요. 제작진 입장에선 원균을 꽤 좋은 이미지로 그려왔으니, 이편으로 결정하리란 것은 당연합니다만... 결국 제작진이 원하는 '불멸의 이순신' 의 방향이 뭔지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 아주 좋다고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나쁘다고 할수도 없는 어중간한 드라마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제작진이 처음 의도했던 '전쟁속에서 장수이자 한 인간인 이순신 조명' 에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전개로도 성웅 이순신에서 '인간 이순신' 에 대한 조명을 어느 정도 하긴 했지만,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쪽 저쪽의 장단에 놀아나다가 자기들끼리 자멸해버린 드라마랄까요..
-그나마 드라마가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덕입니다.-

조금 더 오랜 기간 동안 연구되고, 기획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스텝들이 정말 잘 한 것은 '배우들의 캐스팅이 눈이 부시도록 멋졌다' 는 것 하나군요.
이 배우 캐스팅으로 기획에만 2년여의 시간을 들이고, 제작에만 1년여의 시간을 들였다면 훨씬 멋지고, 진정한 '인간 이순신' 을 만날수 있는 훌륭한 드라마가 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KBS의 성급한 준비와, 제작진들의 갈팡질팡이 극을 '나름 재미있게 보고는 있지만, 뭔가가 상당히 부족한' 드라마로 만들고 만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서...
가덕에서 겨우 살아돌아온 상남이..
왜놈들 총알세례를 집중적으로 받으며 가는군요..
정은표씨는 -배우 이름, 극 이름음 생각 안납니다.- 상남이에게 달려가려다 다리에 총을 맞으셨구요.. 봐서는 조방장 김완 장군과 함께 포로가 될 듯 합니다.
제 미약한 기억에서도 1~4회까지 등장했던 것 같구요.. 효수된 3명의 병사들 중 한사람이 정은표씨가 연기한게 아니였나 하는데.. 누구 이거 확인해 주실 분?

억기씨도 분전하시다가 돌아가셨군요..
징비록에는 '바다에 뛰어들어 죽었다' 라고 했는데, 난중잡록에는 '끝까지 항전하다 죽었다' 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아마도 난중잡록것을 쓰지 않을까 했는데, 난중잡록의 기록을 사용했군요.
부관이 상처입자 보호하다가 칼을 맞고 허망하게 돌아가시더군요...
녹둔도 시절에는 너무도 장렬하게 군사들의 최후를 보여주어서 '오버다' 싶었는데, 해전으로 넘어오면서부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버리는 신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눈물나게 만들더군요.
녹둔도는 병사들이 나오는 시간도 전라 좌수영 수군 패밀리에 비하면 적지 않습니까요?
정말, 오랫동안 입담으로 친숙하셨던분들이 비명도 못지르고, 화면에 몇초 비춰지지도 않은 채 픽픽 쓰러져 죽어나가니 눈물이 다 나오더군요...
물론, 그 와중에도 수창이는 '장렬한 최후' 를 맞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대용씨와 거북선으로 얽힌 일이 많으셨으니 그럴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만...
참 속상하더군요.. 배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그 재주로 지휘장의 자리에 올라서도 교만하지 않고 안전하고 훌륭한 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야말로 착하고 순한 백성 그 자체였는데..
'중요한 전선만은 지켜야 한다' 면서 안위도 돌보지 않고 불 붙은 거북선을 구하기 위해서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적의 칼에 쓰러지다니...
너무 비교되었달까요?
굶고, 헐벗고, 전쟁과 노역에 찌들고, 무슨 명예나 찾을 재산이 있어서도 아니고, 거창한 대의명분따위는 몰라도, 내가 살고, 내 가족이 살고, 내 이웃이 사는곳에 들이닥친 불행을 온몸으로 막아서는 그들과, 전쟁의 와중에도 헛소리나 해대면서 배에 기름칠이나 하고 있는 그들이...
고생고생 해 가면서 장군님이 만드신 수군이 무너지는 것도 눈물났지만, 그 고생을 감내하며 살기위해, 지키기 위해 열심이었던 사람들 하나하나가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도 슬펐습니다.
그것도 배에 기름으로 띠를 두른 잘못된 위정자들로 인해서....

찌질이 선조나 조정의 무능력함도 무능력함이지만, 일선 지휘관에서 당시 조선 정부의 무능을 온몸으로 보여준 원균의 최후는 고성 춘원포에서 맞이했습니다.
그 뻘밭을 열심히 뛰어 도망가더군요.. 산으로 도망칠때보다 더 초라해 보였습니다.
그 많던 함선 다 말아먹고, 몇 안되는 부하들과 뻘밭을 열심히 달려 도망치는 모습이라니요...
그래도 제작진들은 쌓아온 가닥이 있어서 원균의 최후를 멋지게 그려주셨습니다.
마지막 명령이 '살아남아 이순신의 충직한 부하가 되라' 라니요...
그 동안 그려진 모습으로만 보아도, 그들은 이미 장군님의 충직한 부하였습니다.
'적의 피가 묻은 칼을 동지의 심장에 겨누지 말라' 고 하셔서 겨누지 않았습니다. '떠난 뒤에도 그를 잘 보필하여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고 명하셔서 도성으로 끌려가시는 장군님을 보고 안타까우면서도 뒤 돌아서서 새로 부임한 통제사에게 열심히 진영의 현 상황을 보고했던 것입니다.
그를 몽땅 무시하고, 제 멋대로 굴다가 다 말아먹고서야, 마지막에 이르러서 깨달았는가 싶었는데, 그도 아닙니다 그려..
그들이 마음으로부터 존경하고 섬겼기에, 그렇게 개죽음을 당해가면서도 당신곁에 붙어있었던거랍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런데 당신은 그들을 '장군님의 부하' 로만 여겼지, '자신이 지켜야 할 부하, 백성들' 로는 보지 않으셨습니다.

제작진들이 나름 멋지게 원균을 그려보려고 노력은 하였습니다만, 결국 그리 멋지게 보이지도 않았고 삽질에 가까웠달까요.. -제가 원균을 좋아하지 않아서 더욱 삐딱하게 보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모로 착잡한 한 회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걱정이 됩니다.
남은 분량은 약 10여회.
언제 다 끝내시렵니까?
드라마틱한 명량대첩도 그리셔야 하고, 면이도 등장시켰으니, 그의 죽음도 그려내셔야 하겠고, 수미상응을 이루시겠다니 노량해전도 2회정도는 다시 찍으실터인데...
그거, 남은 12회 분량에서 가능한겝니까? -_-
그러게 청년시절에서 시간낭비 좀 그만하시지 그러셨습니까...
2개의 원작 중, 정작 제작진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원작쪽에 비중을 많이 두는게 아니라,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셨습니다. 물론, 그가 얼마나 백성들을 사랑하고, 그 마음이 어떻게 자라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은 좋았습니다만, 적절한 시간 안배를 했어야지요..
이제는 급급해 보입니다.
이미 적자라니, 더 이상 늘리기도 힘들고, 겨우 늘인 분량은 4회요, 그 안에서 꼭 언급해야 할 이야기들은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 걱정이 됩니다.
80여회를 넘기면서부터는 이야기가 좀 급하게 간다는 느낌도 있거든요....

여튼, 끝나면 참으로 기분이 요상할 것 같은 드라마입니다.
20여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 보는 이순신 드라마이기때문에 기대했었고, 좋아하는 배우가 등장한다기에 기대했었고, 1회에 등장하신 장군님의 모습이 너무도 그림같기에 광분하면서 기대했었는데...
그만큼 실망도 매우 컸던 드라마입니다.
끝나고나면, 아마도 '태어나 처음으로 이순신 드라마를 봤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자' 정도에서 그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연구하고, 조금만 더 세밀했다면 분명 이 드라마는 -난 보지 못했지만- 그 동안 제작된 '성웅 이순신' 의 드라마와는 다른 노선을 걸은 훌륭한 드라마로 기억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아직도 12회가 남았는데, 벌써 혼자서 쫑내는 기분을 내고 있습니다 그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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