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공원





제주도의 날씨는 흡사 대학 여름방학때 처음 일본여행을 갔을때를 연상하게 했다.
무덥고, 습기가 가득하고, 하루종일 물만 생각나고.. 그렇게 물을 마셨는데도, 화장실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로...
한림공원에서는 정말... 한창 더울때 걸어서 그런지, 그늘만 찾았다.
그런 와중에 오아시스 같았던 동굴.. 쌍용굴이랬나... 용이 지나갔다는 전설이 있는...
정말 나가고 싶지 않을정도였다.

그리고 한림공원을 구경한 이후, 아주 벌겋게 잘 익어버렸다.



초등학교에 다닐때, 후문쪽에는 언제나 수국이 심어져있었다.
6월말 장마철에 핀 그 꽃은 비에 젖으면 영롱한 느낌이어서 등하교때 일부러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바라보곤 했었다.
내게는 뭔가 아련한(?) 기억이 있는 꽃중의 하나랄까...
한림공원안에 수국동산이 있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이미 많이 져버린데다, 제주도 토양의 특성인지 수국의 색이.. ㅠ_ㅠ
난 파르스름한 수국색을 가장 좋아하는데... ㅠ_ㅠ



한림공원을 나오니 길가에 산딸기가 열려있었다.
목포에서 살적에 뒷동산에 가득한 산딸기...
정말 하루종일 따고 다녔는데.. 그 야산은 군부대가 주둔해있는데다, 뱀까지 심심치 않게 출몰하는 그런 곳이었는데도..
친구들과 한창 정신없이 산딸기를 따고 있으면 군인아저씨들이 와서 '이곳에 오면 안돼..' '자.. 이것만 따고 가는거다?' 라며,
민간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서 잔뜩 산딸기를 따서 안겨주곤 했었다. 친구들과 그걸 먹으며 내려오면 해는 넘어가고, 엄마들은 또 위험하게 군부대근처까지 간거냐며
야단치다 배고프겠다며 빨리 들어가 밥을 먹자고 했던... 그런 어떤 날이 산딸기를 보면 생각난다.






협재해수욕장
하얀백사장과 푸른 바다..
탁트인 바다를 오랜만에 보니 정말 시원했다.

이상하다.. 목포를 떠난 이후로 바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빠 휴가때도 해수욕장보다는 계곡으로, 섬진강으로 놀러가자는 말을 더 좋아했다.
목포에 살았을때 바다는 생활하는 동네였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곳이 아니었다. 8살때 처음 경험한 해수욕장은 사람이 바글바글한 지저분하다 느껴지는 바다였다.
그때문에 바다를 싫어했던 것 같다. 시끄럽고, 모래사장을 걷다가 깨진 병에 발바닥이 베이고,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있는 비릿한 바다..

내가 알던 바다는 한적하고, 푸르고, 깊고, 가끔은 성내던 그런 바다..
제주도의 여름바다가 그랬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릴때 끔찍했던 바글거리던 해수욕장보다는 덜했다. 협재만해도..
게다가 내가 처음 경험한 제주도 바다는 애월해안도로였다. 무언가 어릴적 목포의 그 한적한 바다가 느껴졌다. 비릿한 바닷내도 나지않았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며 그저 기쁘고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로 발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운동화만 챙겨와 그렇지 못했지만, 부산 해운대에서도 발담그기 싫어 쭈뼛거렸는데..)

여름바다이다보니 마냥 푸르기만 할수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정말 바다가 기분좋게 느껴졌던 제주도의 바다.






저녁은 제주도까지 왔으니 고기!!!
엄마도 냄새 안나고 좋다고 맛있게 드신 고기..
그치만 반찬은...( '')
고기는 좋았다!! 고기는!!

오만과 편견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는소식을 9월에 알고 백수주제에 없는 돈을 쪼개어 구입했다.
무려 BBC판 오만과 편견이라는데!! 콜린 다시라는데!! 없는 살림이라지만 지갑을 열지 않을수가 없잖아!!



홍보 라벨지에도 붙은 '콜린퍼스 주연' 이라는 문구. 훗..



한정판 우드팩이라는(실용성없는 케이스;;;) 사양으로 나온 BBC판 오만과 편견.
BBC 시대극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의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가?
2005년 매튜 맥퍼딘과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영화까지 나왔지만, BBC의 아성을 넘기엔 부족했던 바로 그 작품!!
영화를 보고 난뒤 BBC 오만과 편견이 생각나더라는 감상이 줄을 이었던 바로 그작품!!! 이 되시겠다.


총 디스크는 2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뚜껑은 아크릴이고, 케이스 사면에 자석이 있어 한쪽방향으로 스윽~ 밀면 자연스레 열린다.
하지만 나는 자석으로 인해 밀어서 열다가 디스크에 문제 생길까 그냥 들어올려서 개봉한다. -_-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정말 실용성없는 케이스;;)

1. 케이스 외관

다행히 나는 하자없는 제품으로 왔지만, 케이스에 문제가 있는 구매자가 많은 것 같았다.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패여있다거나, 아크릴 케이스에 흠집이 난 상태로 배송되는 등의 문제가 일부 발생한듯 했다.

개인적으로 굳이 우드팩이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다.
수많은 DVD와 블루레이를 모아본 결과, 그냥 킵케이스가 최고!! 짱!! 정리하기도 편해!! 라는 결론에 도달했기때문이기도 하고,
케이스에 신경을 쓸 여력이 있으면, 본편과 부가영상에 신경을 더 써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도 했기때문이다.
이미 출시될 무렵,부가영상중 2개만 수록된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받아본 결과... 케이스를 오픈하자마자 날리는 나무가루로 인해 대체 왜 우드팩이어야 했는지 그 실용성을 1도 느끼지 못했다는게 첫감상이다.
케이스에서 떨어진 나무가루는 디스크 본편에 잔뜩 묻어있어 받자마자 흠집날까 걱정하며 털어내야 했다.
결국 감상을 다 마친뒤, 집에 남아있던 킵케이스에 옮겨서 보관중.

게다가, 케이스 홍보띠에 적힌 우드케이스 보관 방법
'천연목재의 특성상 자연 발생적인 갈라짐, 비틀림, 부분변색이 있을수 있으며 습기 또는 열기에 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보관 및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습기 또는 열기에 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메요? 미라지 양반!!! 습기와 열기에 약한 케이스가 대체 왜 필요해!!!
주객이 전도되도 한참 전도됐잖아요!!
케이스에 넣으면 우르르 떨어지는 나무가루때문에 본편 디스크의 안전이 염려되고, 케이스 자체가 디스크를 보호하지 못할정도로
연약하다시는데, 그저 헛웃음이 나왔다. 이게 내가 없는 돈 쪼개서 거금 4만원이나 주고 산 물건이란 말인가...


2. 자막오류

케이스 문제는 그래도 이쁜 쓰레기 하나 샀다고 넘어가고, 디스크도 남는 케이스에 옮겨줬으니 문제없다쳐도
가장 중요한 본편의 질이 더 큰 문제다.

1회 첫 시작하자마자 뜨는 자막 오류.

넵... 미라지 양반.. 키티와 리디아를 헷갈리면 어쩝니까?
아무리 소비자들이 BBC 오만과 편견을 마르고 닳도록 복습한 구매자라해도 처음보는 사람들도 있을거잖아요.
불행히도 BBC판 오만과 편견을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영업도 해야하잖아요.
그런데 첫판부터 자막오류를 날려주고는 그 뒤로 끊임없이 나오는 자막 오탈자와 오류.. 어쩔겁니까?
검수안하나요? 케이스에 쏟는 정성, 그냥 본품에 쏟아요. 한국 유저들의 소망은 그것 하나뿐인데, 대체 왜 우리나라 유통사들은 겉치장에만 관심이 많답니까?
이거 리콜대상 아닌가? 왜 이 문제에 대해서 미라지측에서 말이 아직까지 없는지 이해 불가이다.
출시일도 연기하면서 내어놓은 제품이 이꼬라지라면 소비자를 그냥 봉으로 안거지? 싶다.


3. 화질

화질은.. 사실 기대를 않는게 좋다.
1995년작, 슈퍼16미리로 촬영된 제품을 HD로 트랜스퍼하는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부가영상에서 작업자가 밝히고 있다.
그때문에 마치 포토샵 노이즈 필터를 깔아놓은듯한 거친 화면 질감이고 촬영환경에 따른 영향인지 각 신마다 화질의 차이도 보인다.
디지털로 찍은 화면에만 익숙하고 조금의 거친 화면을 힘들어하는 분들이라면 구매를 고려하는게 좋을 것 같다.
오히려 DVD쪽이 화면 외곽의 선이 부드럽게 퍼지기때문에 거친 화면이 싫다면 이쪽으로 구입을 고려하는게 더 좋을수도 있다.
다만 DVD에서 색감이 밝게 보정되어 색들이 날아간다거나, 외곽선이 부드럽게 퍼지기때문에 인물들의 세심한 연기를 잘 캐치하지 못했던 점 등을 블루레이를 통해 확인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가영상으로는 KBS 미디어에서 먼저 발매되었던 DVD에도 들어있는 메이킹 영상(480P DVD화질)과 HD 트랜스퍼에 대한 기술자의 설명이 들어있다.


전체적인 평가로는 어쨌든 조금이라도 선명한 화질을 보기 위해선 블루레이.
그렇지만 본편의 자막오류문제로 제작사의 리콜이 필요한 제품이다.
그나마 KBS 미디어에서 나온 디지팩 DVD를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10년전에 나온 DVD에도 영자막이 같이 포함됐는데, 최근 출시된 블루레이는 한글자막만 있어.
그런데 그마저도 오류투성이야. 자.. 이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텐가? 미라지?


비교대상으로 10년전 나온 KBS 미디어의 오만과 편견 디지팩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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