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시상식이 끝났다.
시상식이란게 본시 권위따윈 예전에 없어지고 방송사 시청률 공로상이 된지 오래이긴 하지만, 올해처럼 다수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하는 시상식도 오랜만인 듯 싶다. 미숙한 진행과 더불어 말이다.
대체 올해 연기대상 연출자 누구니? 썰렁하기 짝이없는데다, 올해 봉숙네가 대박 터뜨린 드라마가 몇인데 그 흔한 명장면도 내보내지 않았고, 리허설도 잘 돼지 않았는지, 노련한 세 엠씨들마저 어색하게 만드는 큐시트는 물론이거니와, 거의 본상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3부의 진행은 그저 시간에 쫓겨 빨리 돌리기에 바빴다. 보통 봉숙네는 타 방송사와 다르게 연기대상 시상시간을 좀 넉넉하게 잡는 편이던데.. 그 시간을 제대로 배분 못해서 막판에 가서는 수상자가 소감조차 제대로 말 못하는 실소가 나오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만들다니...
아무리 권위없는 나눠먹는 공로상이라지만, 그래도 형식은 좀 갖추는게 어떨까...
1. 한 해동안 봉숙네가 화제를 몬 드라마가 몇인데, 초대한 팀은 추노, 제빵왕 김탁구, 구미호 여우누이뎐, 성균관 스캔들이 다였다. 그중에서 싹쓸이는 추노와 성균관 스캔들...
추노는 이해하겠는데... 평작도 되지 못한 성균관 스캔들이 상을 쓸어 받은 것은 암만 생각해도 판권 많이 팔렸다고 챙겨주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못하겠더라...
그래.. 나 두 작품 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우리 가슴에 손 올리고 양심적으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초반부터 삐걱거리긴 했지만, 연출자, 작가 모두 신인이라는 점을 들어 관대하게 넘어갔었지만, 대사례때부터 드라마가 산기슭을 오르기 시작하더니 막판에 가서는 그동안의 20시간을 모조리 기억속에서 지워내고 싶을정도로 분노를 안겨준게 바로 성균관 스캔들 아닌가?
애정을 가지고 시청하는 시청자들, 연기자들보다도 극중 캐릭터에 애정을 갖지 않은 작가로 인해서 말이다!!!
화제성이 있긴 했지만, 오프라인에서 누구나 말을 꺼낼정도의 화제성이 강했던 것도 아니고..(오프라인까지의 파급효과로만 따진다면, 추노와 김탁구가 단연 으뜸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챙.겨.주.기.용. 시상이었다고밖에는 말 못하겠다. 난..
2. 어제 시상식을 연출한 연출자도 욕 좀 드셔야겠지만.. 그 보다 더 욕을 얻어드셔야 할 분들은 바로, 후보와 수상자 선정원들이다.
방송 몇시간전에 발표된 후보들은 납득할수도 없을뿐더러, 수상결과는 더 납득할 수 없어, 세시간 동안 그저 황당히 브라운관을 바라볼뿐이었다.
가장 말이 많았던 남자 신인상 후보들..
윤시윤, 박유천, 택연이 들어가있는거? 상관없다. 그런데 거기 유아인은 뭔가?
이친구가 봉숙네 청소년 드라마로 데뷔해서 온라인상에서는 봉숙네 공무원이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찍은 모든 드라마가 봉숙네 작품인데, 왜 이 친구가 신인상 후보에 들어가있는거지?
각 방송사 신인 후보라는 시스템이 정말 엉망인거 아는데..(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중견 연기자라 할지라도 방송사의 화제성을 몰고온 데뷔가 처음이라면 신인상 후보로 넣는 기함할 기준..) 타 방송사를 전전하며 8년간 연기생활을 해 온것도 아니고.. 봉숙네에서만 5작품인데... 왜 이 친구가 신인상 후보냐고!!!
내 기억하기로는 작년에도 한번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걸로 아는데........
차라리 상을 안줄지언정 우수상 후보에 넣는게 더 나았을 상황이라고 본다. 어제처럼 신인상도 줄게 아니면 그나마 한 방송사 8년 경력에 맞게 우수상쪽에 들어가있는게 낫지...
유아인의 위치가 아무리 애매하다지만(신인상 주기에는 너무 무리이고, 우수상을 받기엔 분량이나 캐릭터 위치에 따른 시기상조..) 그렇다고 신인상에 들어가 있을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박유천의 신인상 수상.... -_-;;
그동안 연기한다고 나온 아이돌에 비해 박유천이 처음부터 상당히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건 인정하지만, 캐릭터 그 자체로서의 매력을 어필한것은 김탁구의 윤시윤이 신인중에 최고였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박유천의 연기는 '그만하면 무난하지..' 수준이었지만, 윤시윤은 신인 특유의 풋풋함은 있었지만, 순간 캐릭터에 몰입하여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든 그 무언가가 있었다. 탁구와 같이 막장을 베이스로 깐 소재를 정말 싫어하는 나조차도 탁구라는 캐릭터 그 자체의 매력은 무시 못할 정도였고, 모든 장면을 스킵할지언정 탁구가 나오는 장면만큼은 몰입하며 보곤 했을정도로 윤시윤은 김탁구 그 자체였다.
정말 상의 권위가 있어 연기로만 판단하는 시상식이었다면, 윤시윤이 마땅히 신인상을 받아야 정상이지만, 토끼 두마리를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았던 봉숙네는 상당한 무리수를 들이키셨더라..
특히 같은 연기자를 이상에도, 저상에도 마구 후보로 끼워넣은 것은 두고두고 지탄 받아야 마땅한 문제이며, 연기력으로만 따졌을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수상자들에게 제대로 수상되지 못한 점 역시 지탄의 대상이다.
공정성이 있는양 남자 신인상은 한명을 주고는 여자 신인상은 공동수상을 남발해버린 어이없음은 상의 권위는 물론, 기준조차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 55개국에 창피한 모습만을 보였다고 밖에...
내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공동수상은 여자 아역상의 김유정, 서신애 두 소녀뿐이다.
솔직히 이들의 연기는 '아역' 이라는 틀에 가두기 민망할 정도로 훌륭한 연기였었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이 두 소녀가 주인공이었고 말이다.
3. 그나마 인정할 수 있었던 수상자들은 미친 존재감이라 불리며 조연의 시대를 활짝 열어주신 천지호 언니 성동일씨, 한사람의 성인 이상의 연기를 해 냈던 아역들 오재무군, 김유정, 서신애양, 서울 1945이후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준 한은정씨 정도이다. 다행히 대상은 봉숙네가 아직 그렇게까지 정신줄을 놓지는 않은 듯 장혁씨에게 돌아갔다.(일단 봉숙네는 사극 주인공은 암묵적으로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라는 룰이 있기도 하고...;;;)
단막극 수상자들은 어느 누가 타도 이상할게 없을 정도로 다들 연기력이 출중한 분들이라 손현주, 이선균씨 정말 축하드리고.. 올 한해 그 누구보다도 많이 돌아가셨던 갑수좌..;;; 축하드려요...
봉숙네 챙겨주기 놀음에 희생당하신 분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릴뿐이다.
장현성씨........ OTL 수상도 시상도 없으신데 끝까지 자리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상식장의 아리따운 모습을 뵈어 기뻤어요... 한은정씨의 수상에 불만없지만, 김정난씨의 수상 불발 정말 아쉬웠다. 만신에게서 구미호를 쓰러뜨릴 무기를 가로채고 지었던 그 묘한 희열의 웃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명연기였기에... 인간 심리의 이중적인 그 감정을 표현해 내신 김정난씨에게 그저 찬양만 부르짖을뿐이다.
4. 인기상과 네티즌상의 구분이 뭔가?
정말 이해 못할 상 구분이었다.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발악하는 현장을 본 듯 해 씁쓸했다. 뭐 그래도 이건 화제성있는 사람만 받을거라고 예상을 했던터라, 수상한 사람들에 대한 불만은 없다.
후보선정에 있어 가장 실소가 나왔던 베스트 커플상은 더이상 말 꺼내면 입아플정도였고...(그 후보가 기자선정단의 강력한 의견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뜨악하지만, 딱히 권위있는 상도 아니고, 문화소비에 따른 재미를 위한 상이니까...)
5, 연기대상이라는 이름에 가려 방송사 찜하기식 연기자들에게만 돌아가는 상이라 무척 아쉬운데, 차라리 드라마대상이라고 명칭을 바꾸고 상의 권위나, 작품성있는 드라마에 대한 시상을 했으면 싶다.(이건 그냥 백상으로 가야 하려나... 백상이 9~10월쯤에 조용하게 치뤄지니 시상식도 제대로 못본지 오래됐다. -_-) 그나마 스텝에 대해 챙겨주는 상이 작가상 하나인데.. 시청률이 워낙 어마어마해 탁구가 받았지만, 극본의 힘을 온전히 느낄수 있었던 것은 공모전에서 당선된 구미호 여우누이뎐이었다. 안타깝게도 전 구미호에 대한 오마쥬였던 1회의 대본으로 인해 징계를 먹었지만(워낙 기억에 남는 구미호에 대한 설화였기에 대본을 쓴 그들조차도 1회가 표절이었다고 생각 못했을거라 여긴다. 보는 내내 그 누구도 의심하지 못했으니...;;; 이 경우는 잘못했지만 쬐끔은 용서의 여지가 있는 경우? 성균관 스캔들의 김태희 작가는 두고두고 욕먹어도 할말 없는 사람이고... -_-+), 2010년 한해 S방송사의 산부인과와 더불어 가장 이야기가 좋았다고 평가하고 싶다. 내가 유일하게 건진 드라마이기도 하고...
6. 근영양의 최우수 여자연기상 수상소감은 감동 그 자체였다.
원래 똑부러진 친구인건 알고 있었지만.. 젊은 연기자가 대 선배님들, 그리고 팬들 앞에서 소신것 자기 주장을 내었다는 것은 정말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다. 연기자로서, 그 외 주목받는 사회인으로서의 행보가 참으로 모범적이고 아름다운 친구이긴 했지만, 그로인해 악의적인 글에 희생당하는 친구이기도 한데, 나이는 어리지만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그 위치를 가지고 어떤식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 선배연기자들을 위한 배려와 의견을 낼수 있는지를 잘 아는 친구라 더더욱 사랑스러운 연기자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최고의 시상 소감으로 뽑고 싶다.
내년에는... 좀더 납득할만한 시상을 기다려보지만, 한해 한해 갈수록 배신당하는데 더이상의 기대는 무리겠지...
아직 라인업이 제대로 선정 안됐는지 2011년 신작 드라마 소개가 미흡했다.
2010년을 아주 화려하게 보낸 봉숙네인데.. 2011년은 조금 망조가 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일단 들고...;;;;
1월 주목할만한 드라마는 4부작 단막극 MSS뿐인데... 왜 토요일에서 일요일 11시로 옮긴거야? 10시도 아니고 11시... 이거 보지 말라는 얘기잖아... 이래놓고 단막극 부활은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래... -_-+
단막극 시간조정때문에 더더욱 2011년 봉숙네 드라마의 망조가 보이는 듯 해 그저 씁쓸할뿐....
수렁의 구덩이속에서 헤어나올 기미조차 안보이는 봉춘네는 더더욱 눈물이 앞을 가리고...OTL
다시 없을 수작들이 쏟아져나왔던 2007년도가 그리울 뿐이고.... ㅠ_ㅠ
[KBS 2] 2010 KBS 연기대상
2011. 1. 1.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