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주에 이어서 오늘도 폭풍전개!!
2. 정상적인(?) 멜로라면, 언년이는 대길이가 살아있다는 걸 안 시점에서부터 대길이에 대한 사랑이 마구 피어올라야 하건만..
그런거 전혀 상관없이 이미 대길을 지나간 사랑으로 보는 것이 지난주부터 마음에 흡족하더니, 칼을 겨누는 대길에게 하는 대사들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그렇다고해서 매정하냐 싶으면 그것도 아니고... 예고를 보니, 둘 모두를 향한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는 듯 하다..
(헌데, 이를 가지고도 어장관리라고 하면 정말....orz)
언년이를 두고 사람들이 민폐니, 어장관리니해도... 언년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나는 그녀가 아주 마음에 든다. 사람의 모습이지 않는가... 오늘 딸을 주인나리 방에 들여놓고 울분을 터뜨리면서도, 잘못된 상황을 뒤집자는 업복이를 향해 '우리는 노비다! 그게 운명이고, 순리' 라고 말하는 캐릭터를 통해, 언년이가 얼마나 사람다운가.. 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과연 태어날때부터 노비로 나, 노비로 길러진 그녀가 대체 언제 '노비도 사람이다' 란 생각을 노비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가지게 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얼자인 오빠가 부모없이 자란 그녀를 노비생활중에서도 최대한 보호했을 것이고, 양반인 대길이가 그저 좀 놀아볼 계집종 취급을 하지 않은 것에서 그러한 성향이 더 강해졌으리라...
생사여탈을 쥐고있는 주인나리가 잡고 있는 손을 놓으라고 할때도, 오빠가 철이 없어 언감생심 도련님을 넘본것을 용서해달라고 빌때도, 대길이를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주장은 하지 않을지언정 부정하진 않는다. (사실, 그녀의 처지나 시대 상황으로 본다면, 부정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적극적 주장이라 할수도 있겠다.)그렇게 노비이되, 노비답지 않은 마음을 지닌 그녀가, 101년이 되도록 박제된 인형처럼 살지 않은 것 또한 참으로 사람답다 여겨졌다. 처음 몇년은 대길이 죽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사랑이 공존했을것이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을 무렵에는 사랑은 더이상 사랑이 아니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요,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은 추억'일 것이다.
드라마에서 하도, '영원한 사랑'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 '첫사랑이 진리' 를 떠들어대서 세뇌된 시청자들이 많은 건 알겠는데... 사람살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어디 그런일이 비일비재 하던가? 어떻게건 산 사람은 살아야하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외로워지고, 그러다보면 다른이에게 마음이 옮겨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곽감독의 전작인 한성별곡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주인공의 죽음 이후의 연출이었다. 정의의 편(?)인 주인공이 죽었으니, 오래오래 시간을 끌며 그 여운을 시청자들이 느끼게 해야 마땅했다. 부서져내린 그들의 희망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꺼이꺼이 통곡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정석이란 말이다. (다모를 상기하라... -_-) 그런데, 주인공이 죽었는데 얄짤없이 잘라버리고, 대왕대비가 어린 왕을 앞에 두고, 정치판에서 살아남으려 이리저리 재는 신하들의 하례를 받는다. 너무도 현실적인 그 모습에 나는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더더욱 사라져버린 희망들이 안타까웠고 말이다.
언년이 역시 마찬가지다. 언년이의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 지난 10년간 집착에 가까운 대길의 애증(?)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선택이 아닌가... 최장군과 왕손이의 실종으로 태하와 언년이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자극 받게 된 대길이의 뼈아픈 대사에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노비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품고자 했던 그때의 언년이와, 태하와 동행하며 10년만에 박제된 인형에서 깨어난 혜원이가 '죄에 대한 사죄로 목숨은 바치되, 나는 사람이고 싶다' 라는 주장은 정말 마음이 동했고, 그런 그녀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초반에 언년이에 대한 캐릭터를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 제작진에 원망과 미련이 조금 서려도..
지금 언년이의 변화로 인해, 그저 남자들을 위한 소모품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
이제 신분의 상황을 뛰어넘어 사람이고자 했던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두 남주인공이 어떻게 변해갈지가 기대된다.
3. 근데, 대길이가 태하한테 오해를 사는 전개는 좀 클리셰적이더라...;;
어차피 시놉에서 대길이 태하를 좌의정 앞으로 잡아올린다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어떻게건 다시 쫓도록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긴 했다만...;; '식구'였던 최장군과 왕손이덕에, 애써 묻어두려했던 증오심을 끌어내 폭발시키고, 언년이를 대표로 또 다른 언년이들에 대한 생각을 하는 계기를 대길이에게 줘야했으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긴 했다.
그리고 극 내에서 꽤 자연스러운 사고전개이기도 했고..
(왕손이는 추노질을 접자는 대길의 말에 따를 생각이 없었고, 이는 대길이나 최장군 모두가 알고 있었던 사실... 그러니 천방지축 태하 잡겠다고 날뛰고, 하나는 그를 말리다 태하한테 모두 잡혀먹혔다고 생각하는게 무리한 전개는 아니었지...)
4. 마찬가지로 이제 언년이의 정체를 알게 되는 태하 역시, 그저 언년이에게 말한 '세상을 바꾸는' 자신의 말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탐구하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그가 생각하는 변혁은 가진자, 지배자의 변혁이었다. 관노로 떨어져 비참한 생활을 했어도, 마음만은 한치도 양반임을 잊어본적이 없었던 그에게, 혁명이란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향한 '베품'의 의미가 강했다. '평등'의 개념보다는 이상을 말해도 어디까지나 '양반 송태하'의 이상이었을 뿐이다.
이제것 양반인줄 알았던 혜원의 정체를 듣고, 10년간 신분세탁의 기간이 있었다지만, 양반보다 더 기품이 있고, 사고의 깊이가 있었던 언년이를 보며, 그 역시 어리석다, 미천하다 여긴 이들의 삶에 대해서 진심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오늘밤 방송될 16부가 정말 폭발적인 절정이구나....
5. 게다가, 업복이마저!!!
'양반 상놈 뒤엎는 것보다, 모두다 똑같아지는게 좋지 않냐' 라는 말을 하다니!!!!
오오오.... 이들의 사고의 확대가 반갑고 감격스러우면서도, 가슴이 저리는 것은...
이들의 꿈이 드라마내에서, 그리고 그들의 시대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음을 미리 알기 때문이겠지...
이제 추노질도 한달밖에 안남았구랴....ㅜ.ㅡ
벌써부터 추노 끝나면 돌아올 후유증이 걱정...ㅠ.ㅠ
2. 정상적인(?) 멜로라면, 언년이는 대길이가 살아있다는 걸 안 시점에서부터 대길이에 대한 사랑이 마구 피어올라야 하건만..
그런거 전혀 상관없이 이미 대길을 지나간 사랑으로 보는 것이 지난주부터 마음에 흡족하더니, 칼을 겨누는 대길에게 하는 대사들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그렇다고해서 매정하냐 싶으면 그것도 아니고... 예고를 보니, 둘 모두를 향한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는 듯 하다..
(헌데, 이를 가지고도 어장관리라고 하면 정말....orz)
언년이를 두고 사람들이 민폐니, 어장관리니해도... 언년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나는 그녀가 아주 마음에 든다. 사람의 모습이지 않는가... 오늘 딸을 주인나리 방에 들여놓고 울분을 터뜨리면서도, 잘못된 상황을 뒤집자는 업복이를 향해 '우리는 노비다! 그게 운명이고, 순리' 라고 말하는 캐릭터를 통해, 언년이가 얼마나 사람다운가.. 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과연 태어날때부터 노비로 나, 노비로 길러진 그녀가 대체 언제 '노비도 사람이다' 란 생각을 노비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가지게 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얼자인 오빠가 부모없이 자란 그녀를 노비생활중에서도 최대한 보호했을 것이고, 양반인 대길이가 그저 좀 놀아볼 계집종 취급을 하지 않은 것에서 그러한 성향이 더 강해졌으리라...
생사여탈을 쥐고있는 주인나리가 잡고 있는 손을 놓으라고 할때도, 오빠가 철이 없어 언감생심 도련님을 넘본것을 용서해달라고 빌때도, 대길이를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주장은 하지 않을지언정 부정하진 않는다. (사실, 그녀의 처지나 시대 상황으로 본다면, 부정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적극적 주장이라 할수도 있겠다.)그렇게 노비이되, 노비답지 않은 마음을 지닌 그녀가, 101년이 되도록 박제된 인형처럼 살지 않은 것 또한 참으로 사람답다 여겨졌다. 처음 몇년은 대길이 죽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사랑이 공존했을것이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을 무렵에는 사랑은 더이상 사랑이 아니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요,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은 추억'일 것이다.
드라마에서 하도, '영원한 사랑'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 '첫사랑이 진리' 를 떠들어대서 세뇌된 시청자들이 많은 건 알겠는데... 사람살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어디 그런일이 비일비재 하던가? 어떻게건 산 사람은 살아야하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외로워지고, 그러다보면 다른이에게 마음이 옮겨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곽감독의 전작인 한성별곡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주인공의 죽음 이후의 연출이었다. 정의의 편(?)인 주인공이 죽었으니, 오래오래 시간을 끌며 그 여운을 시청자들이 느끼게 해야 마땅했다. 부서져내린 그들의 희망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꺼이꺼이 통곡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정석이란 말이다. (다모를 상기하라... -_-) 그런데, 주인공이 죽었는데 얄짤없이 잘라버리고, 대왕대비가 어린 왕을 앞에 두고, 정치판에서 살아남으려 이리저리 재는 신하들의 하례를 받는다. 너무도 현실적인 그 모습에 나는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더더욱 사라져버린 희망들이 안타까웠고 말이다.
언년이 역시 마찬가지다. 언년이의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 지난 10년간 집착에 가까운 대길의 애증(?)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선택이 아닌가... 최장군과 왕손이의 실종으로 태하와 언년이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자극 받게 된 대길이의 뼈아픈 대사에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노비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품고자 했던 그때의 언년이와, 태하와 동행하며 10년만에 박제된 인형에서 깨어난 혜원이가 '죄에 대한 사죄로 목숨은 바치되, 나는 사람이고 싶다' 라는 주장은 정말 마음이 동했고, 그런 그녀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초반에 언년이에 대한 캐릭터를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 제작진에 원망과 미련이 조금 서려도..
지금 언년이의 변화로 인해, 그저 남자들을 위한 소모품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
이제 신분의 상황을 뛰어넘어 사람이고자 했던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두 남주인공이 어떻게 변해갈지가 기대된다.
3. 근데, 대길이가 태하한테 오해를 사는 전개는 좀 클리셰적이더라...;;
어차피 시놉에서 대길이 태하를 좌의정 앞으로 잡아올린다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어떻게건 다시 쫓도록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긴 했다만...;; '식구'였던 최장군과 왕손이덕에, 애써 묻어두려했던 증오심을 끌어내 폭발시키고, 언년이를 대표로 또 다른 언년이들에 대한 생각을 하는 계기를 대길이에게 줘야했으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긴 했다.
그리고 극 내에서 꽤 자연스러운 사고전개이기도 했고..
(왕손이는 추노질을 접자는 대길의 말에 따를 생각이 없었고, 이는 대길이나 최장군 모두가 알고 있었던 사실... 그러니 천방지축 태하 잡겠다고 날뛰고, 하나는 그를 말리다 태하한테 모두 잡혀먹혔다고 생각하는게 무리한 전개는 아니었지...)
4. 마찬가지로 이제 언년이의 정체를 알게 되는 태하 역시, 그저 언년이에게 말한 '세상을 바꾸는' 자신의 말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탐구하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그가 생각하는 변혁은 가진자, 지배자의 변혁이었다. 관노로 떨어져 비참한 생활을 했어도, 마음만은 한치도 양반임을 잊어본적이 없었던 그에게, 혁명이란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향한 '베품'의 의미가 강했다. '평등'의 개념보다는 이상을 말해도 어디까지나 '양반 송태하'의 이상이었을 뿐이다.
이제것 양반인줄 알았던 혜원의 정체를 듣고, 10년간 신분세탁의 기간이 있었다지만, 양반보다 더 기품이 있고, 사고의 깊이가 있었던 언년이를 보며, 그 역시 어리석다, 미천하다 여긴 이들의 삶에 대해서 진심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오늘밤 방송될 16부가 정말 폭발적인 절정이구나....
5. 게다가, 업복이마저!!!
'양반 상놈 뒤엎는 것보다, 모두다 똑같아지는게 좋지 않냐' 라는 말을 하다니!!!!
오오오.... 이들의 사고의 확대가 반갑고 감격스러우면서도, 가슴이 저리는 것은...
이들의 꿈이 드라마내에서, 그리고 그들의 시대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음을 미리 알기 때문이겠지...
이제 추노질도 한달밖에 안남았구랴....ㅜ.ㅡ
벌써부터 추노 끝나면 돌아올 후유증이 걱정...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