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향녀를 마지막으로 2008 전설의 고향이 막을 내렸다.
총 8부작의 이번 전설의 고향은, 갈수록 뒷심이 부족하달까.. 1~4편까지는 넉넉한 제작기간 덕인지 각본도 연출도 좋은 편이지만, 5~8편은 시쳇말로 안습 수준이랄까...
특히 이번 환향녀편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결국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거면, 대체 뭐하러 귀신들의 설정을 '환향녀' 로 했는지 궁금하다.
어디에 그녀들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내 나라로 돌아와서도 핍박받는 삶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예전 (전설의 고향 시리즈로 방송한건지 어떤건지 잘 모르겠지만) 90년대에 방송된 '환향녀' 가 훨씬 나았다.
귀신 하나 나오지 않았건만, 여자로 청에서 포로로 고생하는 모습, 돌아와서는 집안의 명예를 위해 자결을 종용당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연이 누군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얼굴보면 알겠는데.. 당시 주연들이 30대 초중반 배우들이 캐스팅 되 안정적이고 극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내용면에서는 '환향녀' 로 대표되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사대부의 며느리로 전란을 만난 주인공은 전쟁 말미에 강화도로 피신하던 중 시댁 식구들과 남편 눈 앞에서 포로로 잡혀 끌려간다.
사대부 집안의 며느리 답게 모진 목숨을 끊으려 하였으나, 임신 중이어서 차마 죽지 못하고 청에서의 포로생활을 이어나간다.
패전국의 포로로 끌려온, 그리고 나라가 버리고, 가족이 버린 여성의 포로생활이란 참으로 고달프다. 귀한댁 아씨였던 신분은 청에서 부엌데기 신세로 전락했고, 전쟁포로 여성들이 그러하듯이 틈틈이 정절을 위협받는다.
그 와중에 무사히 아이를 낳고,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다. 전쟁포로로 잡혀온 조선인들의 속환 소식이 알려지며, 이제나 저제나 조선의 가족들이 자신을 구해줄 것을 믿고 또 믿었으나........
시댁 식구들은 매정하게도 아이의 속환가만 보내고, 며느리에겐 '사대부의 며느리 답게 어서 목숨을 끊으라' 고 종용하기에 이른다.
훼절하지 않았건만 힘이없어, 나라가 지켜주지 못해서 끌려간 그녀들에게 오랑캐에게 포로로 잡힌 것만으로도 훼절이라고 손가락질하기에 이른다. 인정할수 없던 그녀는 천신만고의 고생끝에, 조선땅으로 돌아오지만, 그녀에게 기다리는 것은 시댁식구의 냉대뿐이었다. 시댁, 친정 할 것없이 그녀에게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악' 이라고 그녀를 매도하기에 이른다. 오로지 남편 하나만이 돌아온 부인을 반겨주지만, 서슬퍼런 조선의 강상의 도는 부부간의 정 마저 갈라놓기에 이른다.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이 없던 그녀는 결국 죽음을 결심하며 남편에게 자신을 죽여달라 부탁한다. 그러나 시부모는 천하에 못돼고 더러운 것이라 매도하고, 칼을 든 채 그 어느편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던 우유부단한 남편에게 안기며 그렇게 자결 아닌 자결을 하게된다. 그리고 남편은 그녀의 시신을 안고 문 밖을 나서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는 후에, 졸업 논문으로 환향녀를 다루게 될 정도로 어린 내게 인상깊었던 이야기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극본의 힘이 좋아, 별 다른 연출이 없어도 전란 후 기울어진 나라의 도를 바로 잡는다는 명분 아래, 억울하게 희생되어 간 수 많은 여성들의 한이 잘 나타난 작품이기도 했다.
이번 전설의 고향에서도 환향녀를 다룬다기에, 이와 같은 작품이 나올줄 알았는데..........
대체 귀신들이 환향녀야 할 이유를 모르겠는거다. 환향녀의 슬픔을 이야기 할 것처럼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수망초를 먹고 죽은 수망귀라, 물귀신처럼 누군가 대신 할 자를 놓아두어야 한다나.......
사람 마음에 모두 다 귀신이 산다는 주제는 좋은데, 왜 그게 환향녀와 결합이 되느냐 이 말이다.
굳이 환향녀가 아니더라도, 그 주제는 다른 이야기로도 얼마든지 풀수 있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구미호편이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자유롭지 못하는 여성의 억압이라는 면에서 훨씬 가치있는 이야기였다.
올 해 전설의 고향은 구미호와 귀서를 뺀다면 극본면에서는 참패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극본이 그러하니, 연출도 썩 좋은편이 되질 못했고, 연기는 다들 평균 이상은 했으나.. 오구도령과, 환향녀편의 연기력은 두고두고 씹힐 논란거리다.
(아무리 입대전 싱숭생숭한 마음상태라지만, 평균을 보여줬던 재희의 연기력이 그렇게 떨어진 것은 뭐라 말 할수가 없었다. 오구도령은 재희의 연기력만 좋았다면 구미호와 귀서에는 미치지 못했어도 평작 이상은 될 수 있었다. 오구도령편을 보는 내내 '연기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연기하는 재희의 모습' 이 보여 당황스러웠다. 그건 프로로서 엄청난 실격이다.)
하지만, 화제성을 비롯해 올림픽으로 버려진 시간대였던 8월 한달을 기대이상으로 활약한 덕분에, KBS는 폐지했던 단막극의 부활을 고려해 볼 것 같다. 그리고 다음해에도 전설의 고향을 시즌제로 다시금 들고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단막극이 부활한다면, 수준차가 너무 났던 극본의 난도 평정되겠지.......... -_-
그건 그렇고, 전설의 고향 중 유일하게 사신이야기만 못 봤는데, 누구.. 은혜를 내려줄 사람 없는가요? OTL
총 8부작의 이번 전설의 고향은, 갈수록 뒷심이 부족하달까.. 1~4편까지는 넉넉한 제작기간 덕인지 각본도 연출도 좋은 편이지만, 5~8편은 시쳇말로 안습 수준이랄까...
특히 이번 환향녀편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결국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거면, 대체 뭐하러 귀신들의 설정을 '환향녀' 로 했는지 궁금하다.
어디에 그녀들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내 나라로 돌아와서도 핍박받는 삶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예전 (전설의 고향 시리즈로 방송한건지 어떤건지 잘 모르겠지만) 90년대에 방송된 '환향녀' 가 훨씬 나았다.
귀신 하나 나오지 않았건만, 여자로 청에서 포로로 고생하는 모습, 돌아와서는 집안의 명예를 위해 자결을 종용당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연이 누군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얼굴보면 알겠는데.. 당시 주연들이 30대 초중반 배우들이 캐스팅 되 안정적이고 극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내용면에서는 '환향녀' 로 대표되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사대부의 며느리로 전란을 만난 주인공은 전쟁 말미에 강화도로 피신하던 중 시댁 식구들과 남편 눈 앞에서 포로로 잡혀 끌려간다.
사대부 집안의 며느리 답게 모진 목숨을 끊으려 하였으나, 임신 중이어서 차마 죽지 못하고 청에서의 포로생활을 이어나간다.
패전국의 포로로 끌려온, 그리고 나라가 버리고, 가족이 버린 여성의 포로생활이란 참으로 고달프다. 귀한댁 아씨였던 신분은 청에서 부엌데기 신세로 전락했고, 전쟁포로 여성들이 그러하듯이 틈틈이 정절을 위협받는다.
그 와중에 무사히 아이를 낳고,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다. 전쟁포로로 잡혀온 조선인들의 속환 소식이 알려지며, 이제나 저제나 조선의 가족들이 자신을 구해줄 것을 믿고 또 믿었으나........
시댁 식구들은 매정하게도 아이의 속환가만 보내고, 며느리에겐 '사대부의 며느리 답게 어서 목숨을 끊으라' 고 종용하기에 이른다.
훼절하지 않았건만 힘이없어, 나라가 지켜주지 못해서 끌려간 그녀들에게 오랑캐에게 포로로 잡힌 것만으로도 훼절이라고 손가락질하기에 이른다. 인정할수 없던 그녀는 천신만고의 고생끝에, 조선땅으로 돌아오지만, 그녀에게 기다리는 것은 시댁식구의 냉대뿐이었다. 시댁, 친정 할 것없이 그녀에게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악' 이라고 그녀를 매도하기에 이른다. 오로지 남편 하나만이 돌아온 부인을 반겨주지만, 서슬퍼런 조선의 강상의 도는 부부간의 정 마저 갈라놓기에 이른다.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이 없던 그녀는 결국 죽음을 결심하며 남편에게 자신을 죽여달라 부탁한다. 그러나 시부모는 천하에 못돼고 더러운 것이라 매도하고, 칼을 든 채 그 어느편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던 우유부단한 남편에게 안기며 그렇게 자결 아닌 자결을 하게된다. 그리고 남편은 그녀의 시신을 안고 문 밖을 나서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는 후에, 졸업 논문으로 환향녀를 다루게 될 정도로 어린 내게 인상깊었던 이야기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극본의 힘이 좋아, 별 다른 연출이 없어도 전란 후 기울어진 나라의 도를 바로 잡는다는 명분 아래, 억울하게 희생되어 간 수 많은 여성들의 한이 잘 나타난 작품이기도 했다.
이번 전설의 고향에서도 환향녀를 다룬다기에, 이와 같은 작품이 나올줄 알았는데..........
대체 귀신들이 환향녀야 할 이유를 모르겠는거다. 환향녀의 슬픔을 이야기 할 것처럼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수망초를 먹고 죽은 수망귀라, 물귀신처럼 누군가 대신 할 자를 놓아두어야 한다나.......
사람 마음에 모두 다 귀신이 산다는 주제는 좋은데, 왜 그게 환향녀와 결합이 되느냐 이 말이다.
굳이 환향녀가 아니더라도, 그 주제는 다른 이야기로도 얼마든지 풀수 있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구미호편이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자유롭지 못하는 여성의 억압이라는 면에서 훨씬 가치있는 이야기였다.
올 해 전설의 고향은 구미호와 귀서를 뺀다면 극본면에서는 참패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극본이 그러하니, 연출도 썩 좋은편이 되질 못했고, 연기는 다들 평균 이상은 했으나.. 오구도령과, 환향녀편의 연기력은 두고두고 씹힐 논란거리다.
(아무리 입대전 싱숭생숭한 마음상태라지만, 평균을 보여줬던 재희의 연기력이 그렇게 떨어진 것은 뭐라 말 할수가 없었다. 오구도령은 재희의 연기력만 좋았다면 구미호와 귀서에는 미치지 못했어도 평작 이상은 될 수 있었다. 오구도령편을 보는 내내 '연기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연기하는 재희의 모습' 이 보여 당황스러웠다. 그건 프로로서 엄청난 실격이다.)
하지만, 화제성을 비롯해 올림픽으로 버려진 시간대였던 8월 한달을 기대이상으로 활약한 덕분에, KBS는 폐지했던 단막극의 부활을 고려해 볼 것 같다. 그리고 다음해에도 전설의 고향을 시즌제로 다시금 들고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단막극이 부활한다면, 수준차가 너무 났던 극본의 난도 평정되겠지.......... -_-
그건 그렇고, 전설의 고향 중 유일하게 사신이야기만 못 봤는데, 누구.. 은혜를 내려줄 사람 없는가요?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