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다'

이 두 대사로 부활 패닉들을 온통 가슴설레게 만들었던 그분!!
올 여름 최고의 공포영화로 일컬어지던 그 장면!!

그러나..
그분의 연기는 빛이 나건만, 그걸 받쳐줘야 할 중요한 인물은 그렇지를 못하니..
지난주 마지막분과 어우러져, 13화 서막을 연 장면은, 슬퍼보이지도, 안타까워보이지도 않으니 이를 어찌하란 말이오..
-그분의 연기는 빛이 났다.-

확실히 수철이와 같이 복잡다난한 입체적인 캐릭터에 고명환은 미스 캐스팅이다.
적당한 정의감과, 적당히 세상과 타협할 면도 있는 수철이란 캐릭터는 절친한 친구를 배신함으로써 더욱더 복잡해져야 하는 배역이다. 이를 굳이 개그맨이었다는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아도, 고명환이 맡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은의 절친한 동료로서 그가 누명을 썼을때 선뜻 자신의 차키를 내어주며 도주를 도왔던 그가, 결정적으로 하은을 배신할적에 보여줘야 하는 미묘한 연기는 많이 부족했다.
하은이 죽은 후에, '마누라' 라고까지 부르던 절친한 친구를 배신했던 그 죄책감과 자신의 비리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이 모순된 마음속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부족했다.
절친한 친구의 모습을 하고서 나타난 그의 동생을 보고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는 그 심정을 표현하기에는 고명환의 연기는 20%가 부족하다. 이것만큼은 정말 부활의 미스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고명환씨는 공식 홈페이지에 글까지 남기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배우 개인의 노력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는 고명환씨는 존경할만 하지만, 확실히 연기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집합체에 가까운 부활에서, 1인 3역을 해내는 엄태웅과 더불어 고명환씨 캐릭터인 수철의 위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주연 못지않은 연기력이 필요한 배역이다.-

오늘 방송분만해도, 죽은줄로만 알았던 친구가 살아돌아왔음을 아는 결정적인 순간.
그의 연기는 엄태웅에 비해 한참이 부족했다.
절반을 넘기고, 복수극의 2막을 알리는 13부의 시작을 작가가, 한번 하은을 배신했던 수철에게 하은의 건재함을 알리는 것은 그냥 알리는게 아닐것이다. 친한친구를 용서할수 없을정도의 절망감과 배신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또 어쩌면, 자신을 배신한 절친한 친구마저 복수의 도구로 이용하는 잔인함을 내보이기 위해서...
여러모로 24부작에서 2부에 해당하는 격인 13부의 시작은 중요했다.
그 순간을 연기하는 고명환은 그저 울면서 대사를 해야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눈물 한방울 한방울에, 대사 하나하나에, 울음소리에, 절친한 친구의 건재함을 반가워 하는 마음과, 그 친구를 배신했다는 뼈저린 후회감과, 친구가 자신의 배신으로 인해 하나뿐인 혈육을 잃었기에 내보이는 증오심에 대한 어느정도의 두려움 미안함 거기에 더해, 살아돌아온 친구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수 있는 마음등이 모두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엄태웅은 확실히 연기를 잘했다.
믿었던 친구에게 당한 지독한 배신감. 그로 인해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동생의 죽음, 그야말로 영혼이 살해되는 순간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며 무기력함을 느껴야했던 그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변호하고픈 마음. 용서해주고도 싶은 마음.
눈빛 하나에, 손짓 하나에 그게 잘 표현되었건만...
상대의 연기가 부족하여, 이 멋진 서두 장면은 2% 부족한 장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어느 기사에서인가, 엄태웅은 손으로 말한다 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정말 그렇다... 그 기사를 읽는 내내 동의했지만, 아아.. 여전히 하은은 자신의 모든 마음을 손으로 말하고 있다.-


곳곳에서 유신혁=서하은 이라는 장면을 암시하고 있다.
컨밴션 센터 입찰에 관한 내용이 주된 이야기였지만, 그 사이사이에 하은임을 파악해내려는 움직임과, 복선들이 무수히 깔리고 있었다.
-무서운 작가 같으니!!! -_- -

강주와의 관계도 점점 미묘해지고 있다.
강주는 천천히 그분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분은 일편단심 은하라서...;;;
설령, 그분이 서은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 하더라도, '서하은은 유신혁을 사랑하기 때문에' 유신혁이 사랑한 이강주를 사랑할 리가 없다.
유신혁은 이강주와 함께 있음으로서 편안했다. 그것은 이강주를 사랑해서 편안함을 느낀 것일수도 있겠고, 끝없이 날을 세워야 했던 사람들 틈바구니속에서 유일하게 날을 세울 필요가 없던 사람이기에 그 편안함을 사랑으로 느낀 것일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극히 단순화 시켜서 '신혁의 편안함=사랑' 이라고 정의를 내린다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유신혁=서하은이 이강주에게 가지는 감정은 무엇일까..

사랑은 아니다. 분명 사랑은 아니다.
이미, 극에서 다 보여준대로 서하은의 사랑은 서은하다.
최근의 모습을 보면, 강주가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분이 강주의 보고를 받을때의 표졍이 어느정도 편안해 보인다.
물론, 중간중간 무서울 정도의 냉소를 보여주시지만, 확실히 강주가 진실에 접근해 갈수록 그분의 표정은 조금은 부드러워진 모습이다.
그가 강주에게 가지는 감정은, 그녀 아버지의 죄의 대가에 따른 분노, 증오, 연민, 동지감 등이 아닐까..

강주의 아버지인 이태준의원은 20년전이나, 그리고 20년 후에도 악연으로 이어진 원수다. 그의 자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의 추악함을 모른다' 라는 그 사실만으로 그에게는 이태준의 자식이 죄인이다.
그렇기에, 가장 잔인할수 있는 '그의 자식들을 이용한 복수' 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분노와 증오의 마음이 있지만, 한쪽에서는 그들은 '무지의 죄' 는 있을지언정, 직접적인 죄가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가갈 진실이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그는 강주에게 마음 구석에서 연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 품고 있는 꿈은 다르지만, '진실을 원한다' 라는 면에서 그들은 한배를 탄 동지이다.
자신이 유신혁이 아닌 서하은임을 밝힐수는 없지만, 적어도, 추악한 죄인들을 밝혀나가는데에 마음을 터놓고 얘기 할수 있는 상대인 것이다. -천사장은 양지의 사람이 아닌 음지의 사람이기에 논외로 치고..-

그러나, 가장 복잡해 지는 것은 박희수다.
이강주야, 법적으로도, 표면적으로도 국회의원 이태준의 따님이시다.
아버지의 죄를 모른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증오심을 충분히(?) 받을만한 근거가 있다.
그러나 박희수는?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한테서 버림 받았다.
외가 식구들마저 그를 거두어주지 않았기에 고아원에서 자라야 했다.
비록 사기를 치고 다니지만, 자신이 자랐던 고아원에 꼬박꼬박 돈을 보내기도 한다. 오늘도 그분과의 대화에서 돈이생기면 소박하게(?) 자신의 꿈을 얘기하며 고아원에 컴퓨터를 사주겠다고 했다.
그를 듣고 그분은 참으로 복잡 미묘한 표정과 목소리로 '너 착하구나?' 라고 말씀하셨다.
박희수에게 모든 진실이 알려졌을 때, 그분이 가장 미안해하며 얼굴을 들지 못할 대상자가 바로 박희수가 아닐까..
자신과 어머니를 버렸다고 해서 박희수 자신이 친부에게 원망과 증오의 감정을 가질지 아직은 모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표적은 A인데, 그 근처에 있는 B까지 총을 맞고 쓰러진 형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박희수의 존재가 그분에게 '자신은 정당한 복수라 여겨 행했지만, 그 결과 누가 피를 흘리게 되었는지' 를 보여주는 사람 중 하나로서 나아가지 않을까..

천사장님께서 그분의 존재에 대해서 의심하기 시작하신 것 같다.
땀으로 흠뻑 젖은채 샌드백을 치며 울고 계시는 그분을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천-박-서 로 이어지는 복수극의 2막을 알리는 움직임...
정말 멋졌다.

진우가 드디어 그분에게 물을 먹었다.
우하하하하하....
어떤 명분을 진우에게 쥐어줄지는 몰라도, 확실히 정진우분은 없어도 무방할만한 캐릭터라서, 내겐 그렇게 공감가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정진우를 '사족' 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늘어날 그의 분량만 생각해도 괴롭기 그지 없다.
-다시 말하지만, 연기자인 고주원씨에겐 감정 없다.-
'넌 너무 잘 보여'
신혁의 복수를 하셨습니다요!! +_+
역시 '합체하시면 어떤 악당들도 무찌르실수 있으십니다!!!'


24부작중 2부다!! 2부!!
본격적으로 복수극이 시작된다.
더불어 그분의 아픔도 점점 더해져만 갈 것이다.
동생이 죽은 순간 이미 황폐해졌지만, 복수를 행할수록 천사장님 말처럼 '점점 무서워질' 그분을 보게 되는게 안타깝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힘내서 8월 18일까지 달려봅시다요!!!

차원이 다르다!! 차원이!!
복수극이란 이래야 맛이지!!
복수의 대상자를 잘못 선정한데다가, 복수도 없이, 복수극임을 표방했던 웃기는 짜장이었던 모 일일드라마와, 범인 찾느라 시간 다 보내고, 결국 너와 나 서로서로 용서 라며 끝난 모 드라마와는 다르다..
지금으로봐선 부활이 '용서' 라는 주제로 흘러갈 것 같지도 않고, 설령 그렇게 흘러간다 하더라도 작가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 로 흐를 것 같지는 않다. 모두가 황무지가 되어버린 그 위로 용서라는 주제가 조심스레 발을 들이밀지는 몰라도..- 하은이가 마음에 든다면서 흥얼 거리던 산울림의 '내마음 황무지' 노래 가사처럼, 그분의 마음은 황폐해질 공산이 더 커보인다. 그나마 해피로 끝날만한 점이라면, '폐해진 그를 위로해 주는 것이 은하' 라는 정도일까.. 아무리봐도 해피라 할수 없는 해피엔딩이 나올 가능성이.....
1회만 보면 마지막회가 머리속에서 그려지던 드라마들만 보다가, 오랜만에 부활같은 드라마를 보니, 도통 갈피를 못잡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