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뮤지컬을 보지 못했습니다.
딱!! 뮤지컬을 할 시점에 백수가 된 작년과, 이제 더이상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팔아치워져 버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올해는 사람을 꽉 옭아매더군요..
무엇보다, 종사하고 있는 곳이 요런 바닥이다보니, 5월 한창 축제가 많아도 너무 많았습니다. OTL
제 홈그라운드에서 한다면, 당당히 '다녀와 장문의 감상문 날리겠습니다!! 편집조차 곤란할 정도로 알찬 -과연??- 감상문 날려드리겠습니다!!' 라고 외치며 문을 박 차고 나갈수 있겠습니다만, 서울까지의 워프는 너무 힘들었단 말입니다.
-연 이은 축제와 행사에 지친 몸을 끌고 말이지요.. 정말로, 하자고 마음만 먹으면 못할것도 없지만, 하면 제가 죽을 것 같았습니다...orz -

게다가 돌아다니며 읽은 평이, 작년 공연을 감상하신 경우 '대체로 실망이다' 라는 평들이 많아서...........
그게 한 몫하기도 했구요..

어쨌건, 카에루레아님께 받은 교통방송분은 아직 보지 못하고, 실시간으로 교육방송용만 감상했습니다.


1. 편집의 난이 정말 무섭군요........
어떻게, 넘버 하나 온전히 듣기가 그리도 힘이 든 겝니까??!!!
그나마 2막인 후반부는 덜했습니다만, '저승새의 신부' 를 잘라 먹은건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그래서야 해명태자님은 언제 돌아가시고, 망무기 굿으로 그를 이승으로 불러 올리는 의식의 묘미가 죽잖아요!!!!!
해명태자를 이승으로 부르고, 죽어 원귀가 된 그의 군사들을 저승배로 띄워 보내는 그 장엄하고 서글픈 의식이, 새타니 혜압의 그 마음이 반으로 뚝!! 죽지 않느냐 이 말입니다. 네??

편집하신 분, 뮤지컬 공부 안하셨습니까?
아무리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한 캐릭터 설명이나 배경설명이 좋았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뮤지컬의 감성을 살릴수 있는 편집이 아쉬웠습니다.


2. 그런데 HD라 화질 하나는 정말 죽이더군요....
작년 편집의 난을 보였던 교통방송, 편집과 뮤지컬 소개적인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영상이 어둡기 그지 없었던 국회방송, 편집면에서는 그야말로 승리했으나, 사운드에서 다 갉아먹은 빌어먹을 아트채널까지 다 본 결과, 영상만으로는 올해 단연 EBS의 승리입니다!!! 앞으로 어떤 채널에서 또 방송을 해줄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작년, 올해 통 틀어 영상의 승리는 EBS에요!!!!
방송이 끝난 후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편집하지 않은 원본 토해내시면 안되겠습니까?!!!' 라고 떼쓰고 싶을 정도로!!!

전체적인 무대를 잡아도, 전혀 어둡지 않고, 무대 뒤의 스크린까지 아주 잘 보이더군요.
특히나, 기술상을 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조명을 잘 잡아내었습니다. 망무기 굿과, 무휼의 전쟁신에서 조명을 보면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작년 직접 무대로 본, 그 조명이 그대로 살아서 영상으로 전달되고 있었어요!!!
작년 그 어느 방송에서도 그 아름다운 조명을 살려서 보여주지 못했는데........
-대신 배우들의 얼굴은 허옇게 귀신처럼 떠돌아 다녔지만......;;;;-


3. 문예신 괴유는 아주 펄펄 날아다닌다고 하더니.....
카메라가 미처 잡지 못할정도로 펄펄 나시더군요...........;;;
이 장면을 볼때 딱! 한번 뮤지컬을 직접 못 본게 후회되었습니다.
'아니, 화면에 저 정도면, 대체 실제로 보면, 펄쩍펄쩍, 꿈틀꿈틀, 펄떡펄떡, 아주 물 만난 물고기마냥 뛰어다녔겠구나..' 싶은 생각만 들었어요..
저리 뛰고 싶어 작년에 대소는 어떻게 하셨대요? ;;;

다만, 아쉽다면, 하필 실수한 공연을 카메라에 담은 듯 했어요..
대소와 칼을 맞대고 무대 중앙 앞까지 뛰어나오는 부분, 첫 겨룸에서 착지에 실수하신게 보이더란..;;;;

무대에서는 정말 펄펄 날았지만, 가희와의 대사는 정말.................................................OTL
너무 딱딱해서 책 읽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사무실이라 확인할수는 없지만, 작년에 대소가 원 캐스팅이었던가요? 그때 대소 대사가 크게 거슬린다는 생각은 못 했는데..


4. 대체로 설명 자막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보다 눈을 크게 뜨며 경악을 금치못한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휼의 전쟁' 을 설명하는 부분이요.. 장면 이전과 이후에 각각 두번인가 나왔는데, '무휼이 패했다' 라고 나오더군요. @@
'이겼으나, 패한 전쟁' 이지, '패한 전쟁' 은 아니란 말입니다!!! 착한 백성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빚을 지고 드디어 '우리 마마' 가 된 우리 왕이시라구요!!! 아니, 그 이전에 세류의 '나의 왕 어깨를 펴세요. 이겼으나 패한 전쟁..' 운운하는 대사는 어찌 책임지려고??
자막 만드신 분은, 작품 소개집도 보지 않으신 겁니까? orz


5. 마지막......................
'가야 할 곳은 부도다!!'

네......
가셔야지요.......
부도로...................

그런데, 그 슬픔, 안타까움, 짓눌린 빚의 무게, 그 모든걸 짊어지고 가는 우리 왕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단 말입니다.
저~~ 앞에도 적었듯이, 편집의 난으로요!!!! OTL

아니, 뭐가 그리 급하셨습니까? 네?
마지막만 남은 마당에, 뭐가 그리 급하셔서, 뚝! 잘라먹고 해설자를 집어넣더니, 그예, 마지막 뒷 모습으로 걸어가시는 우리 왕의 모습만을 보여주시더군요..
세상에!!
그 덕에 우리 마마 무휼은 자식의 죽음도 아랑곳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제 이상만 쫒는 정복군주' 가 되셨습니다.
죽은 아들 옆에서 잠시 멈칫거리며 손을 뻗치려다, 눈물과 슬픔, 아픔을 모두 삼키고 힘겹게, 그러나 정해진 길을 따라 확신에 찬 걸음으로 걸어가시는 그 모습을 왜 자른단 말입니까??!! 네?? 왜요?? 왜요??!!!!!!

이 편집으로 봐서는 '제 자식 잡아먹는 무서운 아비' 는 유리가 아니라, 무휼입니다. 그려....... -_-


6. 음... 또... 연이의 넘버가 바뀌었더군요.
작년에 '연이가 너무 강하다' 라는 의견을 적극 수렴한 결과인 것 같은데.......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것도 나쁜것도 아닌 중간상태에서 나쁜 쪽으로 더 많이 기울여진다는 겁니다.
노래야, 그렇다고 넘어가렵니다.
문제는 첫 등장 대사........

아니, 어떻게 연이 입으로 그런 소리를 뱉어내게 할 수가 있어요?
대체 연의 배경을 이해나 한겁니까?

'부여 사람으로, 네가 어떤 목적으로 시집갔는지 잊었느냐? 네가 어떻게 그 칼에 고구려 귀신까지 뒤집어쓰고 설칠수가 있어?' 라고 못된 말을 하는 사구를 향해 '야 이 바보같은 놈아, 너 지금 나더러 부여에 충성하라고 말할 입장이냐? 그래, 100번 양보해 네 말이 옳다쳐도, 지금 난 고구려의 하나밖에 없는 태자비로 태자의 칼을 들고 싸우는거다. 보려면 똑 바로 봐!!' 라고 일갈하시는 그 당참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그런 우스꽝스러운 대사' 는 뱉어내지 말았어야지요!!!!!!!
차라리 작년의 '꽃차타고 시집왔어요~ 먼 땅 부여에서~ 당신을 만나 사랑하고, 당신을 만나 행복했어요~' -가물가물..- 라는 대사가 훨 좋습니다.
다음 공연에서 또 다시 그 못된 대사를 읊어대기만 해 보세요!! 서울 예술단 테러할겁니다!!!

다행히, 해명태자님의 '당신은 더 이상 부여의 여인이 아니요' 대사는 사라진것 같습니다.
졸린 눈 비비고 본 거라 제대로 본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대사는 없고, '고구려 왕될자의 아내..' 뭐 이런걸로 바뀐 것 같던데..
여전히 썩 좋아하는 조합은 아닙니다만, 뭐..... 그래도....... 그만하면 양호하지요.. 적어도 작년의 그 '부여의 여인이 아니다' 라는 기함할 대사는 아니잖아요?

연이가 죽는 안타깝고 하늘하늘한 무용은 작년보다 포스가 좀 떨어진 듯 하고........

그리고, 그 과거시제를 들고 나올때의 무휼의 행동..... 그거 그냥 작년처럼 걸어갔다 걸어나오는걸로 하면 안되겠습니까...;;;
아마, '대체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는 작년의 의견을 충고삼아, 과거와 현재 구분을 위한 장치로 보이는데......... -_-


7. EBS판을 본 전체적인 평은 '영상은 끝내줬다!! 그러나 편집은 정말 최악이었다!!' 입니다.
전체적으로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 흐르는 그 특유의 감성을 잡아내질 못했어요.
그만큼 편집의 난이었습니다. -_-
앞 뒤로 해설자의 안내 15분여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전체 80분 방송이면, 충분히 공연의 감정 흐름을 잡아내어 편집할 수 있었건만...

특히나, '싸우는 자의 이름' 신에서 무휼의 모든 감정을 절절하게 보여주는 독무를 냉정하리만치 외면하고, 대사를 치는 각 인물을 잡은 편집은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카메라 한대로 찍는것도 아니고, 최소 2~3대로 찍었을텐데, 어째서 부도를 향한 무휼의 그 절박한 몸짓을 외면하고 그들을 비췄는지 이해 불가에요.. 지난 제 1회 뮤지컬 어워드인지 무슨 시상식에서는 바람을 너무 날려서 참 거시기하게 만들더니........ -_-

그리고 음악............
이시우 음악감독 정말 테러해버리고 싶습니다.
어디서 본 바로는 그 놈의 음악때문에 공연팀 힘 빠지게 한 소리도 있었나보더군요...
망할 이시우!!!!

그리고, 저 녹화 못했습니다.
뭐, 카에루레아님께서 빛을 내려주시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 '')


-배우들의 연기는 일부러 삼갔습니다. 교통방송분까지 모두 감상하고 적어볼까 해요.. 아트채널에서 또 전막 방송을 해주려는지는 모르겠지만, 해 준다면 그 부분 확인하고 적고 싶습니다. 방송에서 몇몇 아쉬운 부분은 정말 어쩔수가 없더군요..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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