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출근했을뿐인데... 하루의 2/3가 지난 느낌이다.

해오녀는 전주 서곡지구에 산다.
해오녀의 직장은 전주 한옥마을 근처이다.
문제는... 전주시의 요상한 버스 노선 개편으로 인해, 해오녀가 사는 곳은 전주의 큰 지역방면쪽으로 가는 버스 3대만 남고 모두 없어졌다는 것.. 뭐, 그것도 2년째 단련되다보니 익숙해졌다.

그런데...
작년부터, 서곡에서 출발하던 61번 버스의 노선이 변경된 것이다. 우리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전주대 출발로... -_-
그러면서 모든 버스가 한곳에서 타던것이 61번만 반대편 선에서 타는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한동안의 혼란이 있었지만, 이것 역시 불편함이 익숙함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비슷한 시간대에 함께 출발하는 752번으로 인해 늘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하지만 말이다.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서는 61번과 752번 두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승차해야 할 승강장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도 모자라, 두 버스가 비슷한 시간대에 시간차를 두지 않고 도착한다. 버스가 제시간에 빠지지 않고, 잘 와준다면 문제없지만, 차량 이상으로 아무런 공고없이 빠지게 되면 그야말로 출근길 대 혼란이 벌어진다. 이때 맞은편 버스라도 타면 다행이지... 게다가 맞은편 버스를 타려면 무단횡단을 해야 하므로 상당히 위험하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따위 짓을 벌였는지 전주시 교통과 담당 공무원의 얼굴을 보고 싶달까... -_-+)

그러나...
오늘 아주 된통 당했으니...
시내방면으로 나가는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61번이 왔다. 승강장에 섰더니 기사님이 친절히 태워주시기까지 하시더라..
자리를 잡고 앉는 순간 앞자리의 남학생이 말을 한다. '아저씨!! 반대쪽으로 돌으셔야해요!'

뭐??

반대쪽은 전주대 가는거잖아!!
알고보니, 이 기사분이 61번 노선을 처음 모시나보다. 반대편으로 들어왔어야 했는데, 752번이 들어오는 코스로 들어오셔서는 시내방면으로 나가는 승강장에서 사람까지 태우신거지... -_-
당근 난 기사분께 버스카드를 승인취소해야하지 않냐고 했다.
기사님.. 환승찍으시란다... 환승찍으면 갈아탈수 있다고..
재차 물었다. '지금 탄게 61번이잖아요.. 그런데 반대방면 61번으로 환승할수 있다구요? @.@'

해오녀가 인지하고 있는 전주시 환승 시스템은..
30분내 1번 환승, 같은 번호끼리 환승 불가(같은 방향이라도..), 반대편 노선에 겹치는 구간이 있으면 역시 환승 불가..

그러니, 당연히 같은 번호인 61번끼리 환승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설혹 다른 번호라 하더라도, 내 경운 이 61번이 지나온 길을 다시 되집어 나가는 꼴이니, 환승이 될리가 없다. 그런데 아저씨 환승 된단다... 환승 찍으란다... -_-
그래서 찍었다.

그리곤, 원래대로 전주대 7시 45분 발, 서곡 55분 도착 버스를 기다렸다.
얼레????

기사님이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막 밟아서 사라진다. -ㅁ-
사람이 타겠다고 친절하게 위험한 도로 아래로 내려서주었단 말이닷!!!
(서곡지구는 버스 정류장 앞에 불법 주차차량으로 인해 버스를 타기 위해선 목숨 걸어야 한다. ㅠ_ㅠ)
그저 사라지는 버스를 보며 황당해 할 밖에....

그리고, 드디어!! 8시 12분차 승차...OTL
당근 환승될리 없지... -_-
열받아서 마이비 사용내역을 뒤져 프린트해서 해당 버스사에 팩스로 들이밀고 '내 피 같은 950원 내놔 이것들아!!!!!!!!!!!' 라고 소리지르고 싶지만, 나야 그렇게 찾아서 들이민다치더라도, 버스 회사에서 그 내역을 찾아 환불 받을수 있을지 어떨지.........
결국 길바닥에 천원 흘려버린셈 쳐야 했다.

그래도.. 일단 재수없는 파란만장한 하루는 이걸로 끝인가?
할때쯤... 갑자기 개념없이 좌회전 하는 차량으로 인해 버스와 충돌사고가 날 뻔했다. 버스 급정차 해 주시고...
몸은 앞으로 쓸려 나갈뻔하고............

그 순간, 버스비 환불이고 뭐고 저 멀리 훠이 훠이 날아가시고, 그저 든 생각은 하나..
'오늘은 무조건 몸조심하자.. 그러는게 목숨 보존하는 길이다!' 뿐이었다.

라비헴에서 재수없는 아침으로 시작해, 맹장염으로 파란만장한 하루의 정점을 찍었던 하이아의 하루가 떠오른다...
설마... 그렇게까지 재수없진 않겠지.. 오늘..........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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