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여름..
아직 내가 주말근무를 담당하지 않았을 때..
멜론에서 온 메일을 무심코 열어보다, 멜론 감사이벤트라나 뭐래나...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응모했더랬다.
'어차피 이런건 안뽑히는데 뭘... 되면 좋은거고 안되어도 말고...' 란 생각과, 콘서트 초청 이벤트와 함께하던 곁다리 이벤트에 더 관심이 많았었다.
순전히....
'더운데 아이스크림 한통이나 좀 퍼먹어 보자!!!' 란 마음...( '')
그러다보니 곁다리로 콘서트가 보여서 들어온김에 수고스러운(?) 클릭질 좀 한번 해주시고 새까맣게 잊고 있었더랬다..
아니...
'왜 날마다 응모하는데, 그 흔한 아이스크림 한통을 선사해주지 않는것이냐!! 멜론!!! 내가 너한테 바친 돈이 얼마며, sk의 노예로 살아온 시간이 얼만데!!!! 이 런 메롱같은 놈!!!' 이란 생각을 하며 더운 여름을 무덥게 보내고는 있었다..( ..)
그러다 주말근무를 담당하면서, 이런저런 화딱지 나는 일들과 체념과, 더위에 지쳐갈때 쯤 문자 한통이 날아왔더랬다...
'님.. 당첨됐어요... 우리 가을에 봐요.....'
@_@
한겨레에서 했던 뮤지컬 불의 검 이벤트 이후로 서울 공연 당첨은 처음이야!!
이런 감격스러울때가!!!!
승환옹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이야? (신청할때 순전히 승환옹 하나만 보고 신청한 인간...;;;)
친절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멜론 콘서트 안내 담당자에게 '가요!! 가고 말구요!! 영혼을 팔아서라도 가고 말겠어욧!!' 이라고 외쳤다..( '')
그리고 함께 갈 사람을 물색했으나... 첫번째 후보자님께선 갑작스러운 일로 함께 못하게 되었고.. ㅠ_ㅠ
차선책으로 동생놈을 꼬셔봤으나, 출연 가수가 별로라고 퇴짜를 놓으셨다..
(네 이놈!! 감히 승환옹을!!!!!)
그래서.. 언제나 나의 동반자(?) 카에님과 함께... ( ..)
무리하게 사무실에는 연가를 내고, 날아갈듯한 발걸음으로 서울행 버스에 올랐으나..... 출발할때부터 비가 내려... -_-
비가 오다 그칠거라고 일부러 우산도 안챙겼는데, 전주에서부터 비가 내려... -_-
뭔가가 파란만장할 것 같다는 직감을 하며 서울로 출발했다.
그리곤 도착하자마 서울이라곤 신촌, 종로와 남산, 가끔 용산에 간게 전부였던 내가 올림픽공원이라는 곳까지 진출했다!!
선착순이라는 말에 티켓 배부시간에 맞춰 받아온 티켓...
입장하고보니, 꽤 명당자리였다.
그런데 나중에 입장해서 보니, VIP 당첨자중에 오지 않은 사람들의 표를 늦게 온 일반 좌석 당첨자들에게 뿌리는 만행을.... -_-+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티켓도 받았겠다.. 밥 먹으러 가야지...
근데 난 이 근처 지리를 모르고, 앞뒤로 살펴봐도 나무와 풀과, 아파트밖에 안보여!!!
그래서 네이버님과, 친절하신 동료의 도움으로 이 근처는 밥집보다 브런치 가페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미 시간은 3시를 향해 달려가고.. 나는 비와 바람과 추위와 싸우느라 지쳐있고... 난생 처음 와본 동네라 걸어도 걸어도 그 많다는 브런치 카페들은 보이지 않고... ㅠ_ㅠ 그래도 꿋꿋하게 직진하다 만난 친절한 경비 아저씨게 얻은 지도와, 상냥한 동료님께서 소개해주신 약도와 네이버 지도를 벗삼아 꿋꿋하게 걸어가니 식당이 보이더라!!!
지리를 몰라서 그렇지, 한번 주변 지형을 파악하고 나니, 왜 이 거리를 1시간에 가깝게 걸었는지 내가 바보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OTL
식당은 코벤트가든이라는 곳.
파스타가 맛있다는데, 여기가 비싸고 새 모이만큼 주는 서울이라는 걸 잊고, '아무리 맛있어도 혼자서 0.5인분도 못 먹어치우는데, 파스타는 무리지...' 라며 안심 샌드위치를 시켰다.
그런데, 이 날 나는 우산도 없이 비를 뚫고 밥 먹겠다고 한시간을 걸었고,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나왔다는 사실을 잊었고, 여긴 비싼 가격에 새모이만한 음식을 주는 서울이라는 걸 잊은게지... 서울의 1인분은 배가 아주 주리다못해 요동치는 내게 딱 알맞는 분량이란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훗..( ..)
배도 부르고 맛도 있었다만... 안심 샌드위치라며...
고기는 어딨는게냐!! 고기는!!!!!
흑... 서울인심 박해....ㅠ_ㅠ
그래도 배를 채우고나니 힘이나서 펄펄 올림픽공원내를 휘젓고 다니긴 했다.
카에님과의 약속시간인 7시까지, 한성백제 박물관도 구경하고... 몽촌토성도 올라갔다 오고... 공원을 산책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서울에서 이른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전주는 쪄죽는 상황이었지.... -_-;;;)
드디어 접선하게 된 카에님은 공연전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10월에 제주도 출장을 가게 될것 같고, 맞춰서 3~4일 휴가를 내 제주도를 여행할거라고 한껏 들떠있는 나를 위해 제주도 여행책자를 선물해주셨다. 그치만 이 여행책자는 결국 봉인.... orz
공연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입장을 했더니 요런 무대가 우리를 반겨주시고...
위에서 적은대로 생각보다 가깝고 좋은 자리에 '좋다~'를 외치며 공연을 기다렸으나...
평일 저녁에 하는 공연으로 입장이 늦어져 결국 예정보다 30분이나 늦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첫타로는 역시 승환옹!!!!
그러나....
이날 공연장에 온 애들이 너무도 어렸어!!!
어쩜.. 그렇게 지나가던 개도 따라 부를수 있는 승환옹 최대의(?) 유행곡을 모를수가... OTL
게다가 첫 순서라 몸이 덜풀린건지, 아니면 정말 승환옹을 모르는 아해들이 많이 온건지 호응도 없어... orz
결국 오늘같은 굴욕은 난생 처음이야!! 를 외치며 승환옹은 물러갔다....
아아아아...............ㅠ_ㅠ
문득, 콘서트에 오기전에 멜론 댓글이 떠올랐다.
'대체 이 처음들어보는 이승환이란 가수는 누구냐...' 라는 뒤로 넘어갈뻔했던 댓글이..... ㅠ_ㅠ
승환옹 다음에 등장했던 데이브레이크는 경험과 노련미에서 승환옹과 너무 비교가 됐을 뿐이고...(애도...)
취향도 아니라 그저 그런 상태로 감상...
10센티도 딱히 취향은 아니라, 역시 적당히 즐기며 감상... 심지어 이 친구는 락콘서트인데 자신이 초대된 것에 어리둥절하다는 위트까지 선보였다. 풋!!
그래도 중간중간 뛰어놀며, 다음 가수를 위한 무대 정리시간을 우린 정말 감사해했다.
안그랬으면 정말 체력 방전이었을거야... 슬프게도... 몸이 옛날 몸이 아니더라고...ㅠ_ㅠ
마지막으로 윤밴까지 나왔으나, 30분 늦어진 공연으로 슬슬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결국 마지막 앵콜곡을 남겨두고 지하철역까지 전력질수!!!
고속버스 터미널까지는 환승을 한번 해야했기에, 지하철을 잘 아는 카에님은 최단 환승칸을 안내해주시고는 서로 즐거웠다며 짧게 인사만 하며 헤어졌다.
카에님 덕분에 환승역에서 전력질주하며 30초만에 환승을 하고, 막차를 탈 수 있었다.
뭐.. 돌아오는 막차안에서 굉장히 불쾌하고, 살 떨리고,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은 일을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만의 좋은 하루 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