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8시즌 달리는 중
카에님의 블로그에 놀러갔다가, 라스베가스 8시즌에 뉴욕 실종팀 잭 말론 반장이 출연했다는 글을 보았다.
실종팀도 4시즌 이후로는 발을 끊어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갈수록 감동보다는 잭 말론의 구질구질한 사생활 위주로 돌아가는 듯 해 기분 나빠질 찰나에 결정타를 날렸으니, 5시즌 4번째 에피소드인가에서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인 가족의 여동생이 실종이 되어 수사에 나섰는데, 알고보니, 집안 망신을 시켜 오빠가 사랑하지만 동생을 살해했다더라... 라는 쌍팔년도에도 씨알도 안먹힐 벼락맞을 에피소드를 집어넣었더라.. 그걸보니 로스트에서 한국인 부부의 생활을 묘사한건 양반이더라..
(어쨌건간에 거긴 설득력이라도 있지 않은가.. 꼭 한국인만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자유에 대해 지나치게 억압하는 남편의-이 경우엔 아내가 너무 곱게 자란 온실 속 아가씨라 착각하고 일방적인 과보호를 한 것이지만- 이면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을 위해 장인의 뜻을 무조건 따르려 하는 있을법한 한국 남자를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실종팀에서는 쌍팔년도는 커녕, 쌍칠년, 아니 그 이전에 이야기가 나왔어도 고리타분하다 못해 엽기적이다며 혀를 찰만한 내용을 들고 나왔으니.. 제 인생 살아보겠다고 부모님이 정해주신 약혼자와 서로 합의하에 약혼 파기한 걸 두고 '집안망신' 이라고 동생을 뎅겅!! 죽여버리는 오라버님께서 나오셨다 이거란 말이다. 그것도 2006년인가.. 7년인가.. 무렵에 말이다.
덕분에 오만정이 다 떨어져 버렸다.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의 공부 부족을 열심히 씹었는데, 바다건너 미쿡놈들 드라마 작가들도 정~~~말 본인의 나라 말고는 뭘 모르더라... 이거 무슨 '아메리칸 촌놈들' 인거냐? -_-+
아차차.. 뭐 하려는 얘긴 이게 아니고..
여하간에 카에님의 포스팅을 보고는, 몇 편 보고 있는 제리 브룩하이머 수사단의 반장님들의 성향이랄까, 팀내 분위기를 한번 생각해보았다.
그래봤자 주력으로 보고 있는 뉴욕 맥 반장님이나 정확할까.. 나머진 대충대충 시간 나면 보는편이고, 실종팀은 때려치웠으니 현 상황에선 맞지 않을수도 있겠다.
CSI의 원조인 그리섬 반장의 경우는 '이제 다 큰 애들한테 치이는 아버지' 랄까...( '')
혼자만의 세계에 박혀서 사람들하고 어울리는데 어색함을 느끼고, 팀원들 사이에선 이리저리 치이는게, 꼭 은퇴한 뒤에 이리저리 치이는 아버지 같달까............ ( ..)
몇몇 스쳐본 에피소드들을 보면,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게 대원들을 이끌어 나가기보다는 약점 많고, 하기 싫거나, 꺼려지는건 캐서린한테 슬쩍 밀어버리기도 하는 등, '반장' 이란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사람이다. 학자적 성향이 깊다는 캐릭터 설정을 봐도, 수사대를 이끄는 '우두머리' 라기 보단, 과학 현상을 발견하고 규명하는 것에 재밌고, 돈까지 벌수 있어 CSI에 들어간 듯한 느낌...;;;
마이애미 호레시오는... 그야말로 폼생폼사..
이 아저씨는 '과학'수사대를 이끄는 반장이라기보다는 '수사팀 내부에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애들이 있다더라.. 걔네들도 내 자식들이지..' 하는 느낌이랄까.. -_-a
실험실에서 뭘 하는걸 본적이 없다. 이 사람이 실험실에 들어올때라곤 팀원들한테서 보고 받을게 있을때뿐.. 어찌됐건 마이애미의 '과학'수사대이니까 보고라도 들으러 실험실에 들어가는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팀원들보고 '나한테 와서 보고해!' 한마디로 끝냈을 듯.. (얼핏 본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보고하러 오라' 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뉴욕의 맥 반장님은... 딱......... '사명감 넘치는 아버지!!' OTL
'자식들을 벌어먹이며 절대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 (주먹 불끈!!)' 의 이미지랄까............( '')
캐릭터 설정에서 해병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의감을, 911로 아내를 잃었다는 설정으로 가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덕분에 '엄격하면서도 자상한 아버지' 의 위치를 얻었달까.. 직장에 이런 상사가 있으면 일 처리에 있어 좀 신경써야 할지는 몰라도, 일단 내 일만 잘 해내면 그렇게 편할수 없는 파라다이스가 펼쳐지는 곳이다. -_-
(일만 잘하면 칭찬해 주시지.. 사생활로 복잡하면 다정하게 걱정도 하고 위로도 해 주시지.. 썰렁한 농담에도 예의와 애정을 담아 웃어주시지.. 장난이나 내기도 다 받아주고 응해주시지.. 멋진 베이스 기타 솜씨도 펼쳐주시지... 맥 반장님이 직장 상사라면 그곳은 곧 파라다이스라니깐.... 요즘엔 내 새끼들 밥 안굶기시려고 밤낮으로 뛰고 계시더라..........ㅠ.ㅠ 흑.. 맥 아빠~~ ㅜ.ㅡ)
온갖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뉴욕이 그래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버지 같은 맥 반장님 덕분이다. 뉴욕팀은 다른 CSI하고는 다르게 정말 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달까... 1시즌의 그 우중충한(고담시냐고까지 말이 나돌았던..;;) 상황에서도 가정적인 이미지가 보였는데, 락스물에 몸 한번 풍덩 담그더니 2시즌부터는 끈끈한 가족애가 더 발휘되고 있어 애정이 마구마구 간다.
물론 그 중심에는 맥 아빠가 계시고...
최근 대니와 린지 일로 보고 받을때는 정말 '딸과 사위의 행복에 크게 기뻐하며 진심으로 축복하는 아버지' 의 모습이 보였달까...( '')
그리고 실종팀의 잭 말론 반장...
음.. 이 사람의 느낌은 자식들하고는 친하지만, 어부인하고는 사이가 무지 나쁜 아버지같달까..( ..)
가끔 자식들하고도 틀어져서 쩔쩔맬때도 있고.. 가장 인간적인 결점이 많은 반장님이시다. -_-
일단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고,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아내하고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혼한데다 자식들 중 큰 아이는 '상황이 이렇게 된게 누구탓' 인지를 너무 정확하게 알아 아버지를 꺼려한다. 원칙주의자라기보다는 수사를 위해서는 원칙도 종종 무시해서 위에서는 공식적으로 찍힌 상태............ -_-
본인 스스로가 결점과 허점투성이의 인간이라 일견 팀원들의 인생사를 잘 들어주고 이해해 줄것 같지만, 실제로는 본인 문제만으로도 벅차 별로 그렇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모든 인생고민 상담은 반장인 잭 말론보다는 팀의 고참인 비비언에게 상담하는 팀원들.. 풋..) 그나마 알게 되었을때는 이해하고 지켜봐주는 편이다.
가장 현실적인 인물일지는 몰라도, 그렇기때문에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짠해지다가도 짜증이 물밀듯 밀려오는 사람이기도 하다. ( ..)
'그 나이가 돼서!!!'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지만, 경옥님의 명작 17세의 나레이션 중 명대사 '17살의 세상밖에 볼줄 모르니까..' 처럼, 잭 말론 반장도 아무리 나이 먹었어도, 결국 그 나이의 세상은 이제 겪어보는 중이란 말이지.. 그런면으로 본다면 이 현실적이고 구질구질한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잭 반장이 가장 우리의 모습에 근접한 캐릭터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싫으면서도 또 마냥 싫어하지도 못하는 애증의 반장님이시다. -_-
여기까지 적으니까 벌써 1시가 다 돼는구나...
내일을 위해서 이제는 무조건 취침... orz
제리 브룩하이머 수사팀의 반장님들
2009. 2. 20.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