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에 당첨되어 봤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원작과의 비교는 못하겠고..
일본 특유의 느낌이랄까.. 그런 부분이 살아있는 영화였다.
또, 몬스터 애니를 봤을때 느낀것처럼, 우라사와 나오키 특유의 기분나쁜 기묘함이 그럭저럭 나타난 영화랄까...

우라사와 나오키의 이야기법이 굉장하다란 생각은 들어도 멋지다던가, 숭배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키튼을 빼고 몬스터나, 어제 본 20세기 소년이나, 온 몸에 징글맞은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기분 나쁜 기묘함이 드는 느낌이다. 뭔가 찐득찐득하고, 습하고, 슬금슬금 알게모르게 신경을 긁어대는 듯한 기괴한 느낌을 나는 환영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둡고, 습하고, 냄새나는 하수구 속을 헤매는 느낌이랄까...

뭐, 여튼 내가 그의 작품에 가지는 감정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상당히 재밌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사람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만약 30분짜리 애니메이션이나, 긴 호흡을 가지는 드라마였다면, 더 자연스러웠을테지만, 자그마치 2시간 30분여에 해당하는 러닝타임을 가지는 영화치고는 크게 지루한 부분도 없었던 듯 하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극장 대부분의 관객들이 시간 확인을 하는 사람이 드물었으며, (그날따라,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시간확인 하는 사람은 어제 내 주변에서 단 한명이었다. 그것도 단 한번!!) 실제로 내가 느끼기에도, 뭔가 연출이 늘어지고 지루해지는 것 같다 싶으면, 크게 크게 반전이 될만한 상황들이 던져졌다.
총 22권이라는 원작을 옮겨옴에 있어서 많이 신경을 쓴 것 같다.

자막도 잘 의역이 된 편이지만, 롯데 시네마 전주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전체적인 문제인지, 자막 싱크가 초반부터 잘 맞지 않는다.
그러다, 후반에 가서는 약 10초정도 자막 싱크가 맞지 않는다. -_-
대사보다 자막이 먼저 흘러나와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당황스러운 사태를 맞이한다. 대사는 나오는데, 자막이 먼저 흘러 그 상황에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 시사회였으니, 본 상영때는 고쳐서 나오던가 하겠지..

그리고 롯데시네마 전주관과, 한국의 영화 관람객들에게 불만 하나..
분명, 본 상영이 끝난 후 엔딩크레딧에서 '켄지의 노래와, 엔딩이 끝난 후 2장의 예고가 나갑니다..' 라고 친절한 자막을 넣어주었다.
그런데, 왜 다들 그냥 우르르 일어나시나?
그게 끝까지 영화를 감상하려는 사람들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아시는가?
영화는 엔딩을 포함해서 영화인거다. 지난번 맘마미아를 볼때도, 본 상영이 끝나자마자 다들 우르르 몰려 나가던데, 제발 그러지 좀 마라!! 꼭 피치못할 사정으로 영화 상영직후 바로 튀어나가야 한다면, 계단까지 허리를 굽히고 기어간 다음에 튀어나가던가!!!!

그리고 롯데시네마측.. 상영직후 약 1분여가량은 상영관의 불을 켜지 않는다. 뭐, 성숙한 관람문화를 위해서,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라고 하는데, 실은 양쪽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엔딩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1분여간 상영관 불을 키지 않는다고 하면서, 결국 일찍 튀어나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불을 키고 만다.
덕분에, 지난 맘마미아때 앵콜 공연도 환한 불빛 아래, 잘 비춰지지 않는 스크린을 온갖 인상을 다 쓰며 봐야했고, 이번 20세기 소년의 2장 예고도 밝디 밝은 불빛 아래에서 하얀~~ 화면만 잘 감상하다 나왔다.
어느쪽이건 노선을 확실하게 해라!! 이렇게 어정쩡하게 굴지말고..
하지만 정말 원하는 쪽은 튀어나가지 못하게 문 걸어잠그고, 엔딩까지 불을 키지 않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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