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의 마지막 영화화... 라는 거창한(?) 홍보를 하던 아이들을 보았다.
지금의 내 나이대라면 다들 기억하고 있을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영화화 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3대 미제사건 중 가장 파장이 컸던 사건이 아니었나... 하는 기억이다.
5명의 아이들이... 그것도 고학년생 포함 남자아이들로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미스테리한 공포심을 사람들 사이에 불러일으켰었고, 관련 영화가 나오는가 하면, 당시 공개 수배 프로그램을 통해 몇번이고 방송되었고, 특별 방송에, 전국적으로 학교 복도에 포스터까지 붙였던 기억이 난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때 모 유제품 회사에선 실종아동 사진을 제품에 인쇄해 경각심을 일깨웠으나, 결국 유야무야되었고, 이 사건은 그냥 잊혀졌다.

그러다 다시한번 머리를 얻어맞는 충격이 강타한건 영화에도 나오듯이 2002년도, 그렇게 뒤졌던 와룡산에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이번에야말로 해결되는가 싶었지만, 초기 수사와 마찬가지로 경찰의 무성의한 수사덕에 결국엔 공소시효가 만료된 채 영구 미제사건이 되고 말았다.


영화로 넘어와서...
감독이 주장하고자 하는바가 무언지는 알겠지만...
굳이 미상의 범인을 꼭 등장시켰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5명의 아이들을 살해한 범인에 대해 분노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에 대한 분노는 당연한 것이고, 대구 성서초등학교 학생 실종사건에서 몇년전 인천 초등학생 실종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큰 소동을 벌이고서도,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실종사건 수사 체계에 대해 꼬집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미제사건을 영화하한 3편의 영화를 모두 본 결과, 살인의 추억을 계속 최고로 꼽는 이유는, 단순히 범인에게만 분노를 돌리는 것이 아닌, 잘 하면 잡을 수 있었는데, 왜 잡지 못했는지, 그  시대를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민 안전을 위한 치안보다는 정권유지를 위해 학생운동 진압이 우선인 정부, 체계적인 수사 체계가 잡히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수사본부, 범죄 양상에 대한 연구 부족 등 그 시절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살인의 추억이 선점(?)해 버린 탓에 할 말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으나..
이번 영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아동실종' 이라는 점을 조금 더 주목해, 미아나, 실종아동 수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극장 내 캠페인으로 따로 길을 잃은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홍보하고 있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거나 획기적인 홍보방법도 아니어서,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다...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고, 문화상품의 하나인 영화 한편을 두고 이 무슨 거창한 생각이냐... 할지 몰라도, 주제가 주제인 만큼..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지금도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못하는 피해자가 있는 한, 실화를 영화로 옮겨오며 그만한 사회적 책임을 깊게 고민해보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질타를 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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