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꿀꿀하고 지치는 이 때에, 하루 날잡아서 판타스틱 칠드런 전편을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가라앉아있는 기분에, 이런 이야기를 봐서 기분은 완전 다운 상태.
나름 감동도 희망도 있었지만은, 지독하게도 토마와 베포르의 아이들 입장에서 이 애니를 본 나는 저 물 밑바닥으로 기분이 침체된 상태다.
1. 먼저 이 애니에 끌리게 된 것은 음악.
양방언씨의 엔딩곡과, 오프닝곡의 몽환적인 느낌과 그리움 가득 담긴 음이 좋아서 찾아보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사람들 사이에서 말 많았다던 '그림체'
오히려 내게는 정감있고 무척이나 마음에 든 그림체로 한눈에 반했지만, 요즘 날고 기는 미소년 소녀 캐릭터들만 보아온 젊은애들 눈에는 전혀 눈에 차지 않았던 그림체였나보다.
하나같이 추천글에 '몇화 지나면 그림체가 눈에 익는다..' '그림체만 극복하면 감동이다' 라는 글들이 보였으니...;;;
오히려 정리가 잘 된 그림체였기에, 작화붕괴도 없었다.
2. 다들 반전이 있다며, 자세한 스토리를 얘기하는걸 금하고 있었지만, 뭐, 한 4회정도 보니, 대충 이야기가 나오더라..
어지간히 만화를 많이 본 사람, 그게 아니더라도 8~90년에 어린시절 보낸 사람들은 대충 다 눈치 챌만한 반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애니를 본 이유는 '베포르의 아이들' 과 '토마' 때문이다!!
아, '티나가 어떤 선택을 하려나..' 하는 마음도 0.000000000000001% 정도 들어서이기도 했다.
-솔직히 티나의 선택이 뭔지는 뻔히 보였지만, 이 (자의적으로 의도한바는 아니라고 하나) 민폐 공주님께서 뭘 얼마나 납득하도록 설명하려나가 궁금했다.-
3. 행성 기리시아의 내용은 참으로 고역이었다.
'세스' 때문에 보긴 봐야겠고, 참으로 '자격없는 왕족들' 때문에 모니터 박살내고 싶은 심정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든 잘못은 '어리석은 왕족들' 이 다 벌려놓고, 괜히 죄없는 베포르의 아이들만 50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돌아갈곳도 정붙일곳도 없이 방황하며 돌아다닌 것이다.
아아.. 이러니 화가 안나나?
게다가 이 착하고 여린 것들!!!
이 모든 개고생이 '다 우리가 범한 잘못된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서' 란다....
대체 너희가 잘못한게 뭐냐고 묻고싶더라..
미친왕과 그 동생때문에 예정이 없던 개고생을 하고있는데도 착하디 착해빠져서는 원망할줄도 모른다.
세스역시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우직하게 티나곁을 지켰더니, 돌아오는게 그런 결과라니...
그래도 사람좋게 웃으며 행복을 빌어주고, 그래도 사람이기에 딱 한번 마음속에 감춘 질투심을 끄집어낸게 덜컥 발목을 잡히게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세스의 행동이 용서받을것은 아니지...-
24화에서 덜덜 떨며 오열하는 세스를 바라보노라면 가슴이 찢어진다.
세스의 시선으로 비춰지는 총..... 부들부들 떨며 그 총을 뿌리치려 애쓰는 그 노력...... 죽은 친구를 향해 용서해달라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착하고 사람좋은 인간인지 모른다. 그저 단 한번 너무 크게 상처받아 자신의 진심에 너무도 솔직하게 응했던 결과, 다시 태어나서도 온전히 '그' 가 될수 없었다.
-특히나, 이 부분에서 세스역의 신용우씨의 연기가 참으로 심금을 울렸다. 투니 5기 출신으로 최근 몬스터의 요한 말고는 크게 배역 맡은것을 본적이 없었는데, (물론 내가 챙기지 못하거나 흥미없어 넘긴 작품에서 주연을 하셨을수도 있다. 허나, 내가 유일하게 주연으로 그를 접한것은 몬스터에서부터였다.) 판타스틱 칠드런에서 세스의 연기는 참으로 멋졌다. 전부터 기대를 하고 있던 분이지만, 이를 계기로 가슴에 박힌 성우분 중 한분이 되었다.-
4. 보통 이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 공주님과 그를 사랑한 그녀의 연인이 주인공이어야 하건만, 오히려 핀트를 벗어나 그 주변인물들이 주인공이었다.
왕의 광기에 눌려 실험을 한 과학자들, 사랑했지만 사랑을 받을수 없었던 남자, 돌아갈 곳도 자신의 인생마저도 빼앗긴 채 어린날 기억속의 어머니 모습을 간직한 한번도 보지못한 누나를 향한 간절함만이 남은 남동생........
'지극하게 사랑하는 두 연인들' 입장으로 끌어갔다면, 얼마든지 악역이 될수도 있었던 이들이 그토록 서럽게, 고독하게, 애달프게 자그마한 희망 하나 품고 움직이는 그 모습들이 가슴이 시리도록 아팠다.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며,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슴아픈 21번의 삶을 반복해 온 그들에게 너무도 동화된 나머지, '선의의 피해자' 내지는 미친형제 다툼의 '희생자' 로 볼수 있는 연인들이 어쩜 그리 미워보이던가...
-특히나 소란의 경우는 얘기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스토리의 희생자다.. 풋.. 공주의 연인 자리는 가졌으나, 그녀를 위해 무언갈 하는 위치는 가지지 못한, 보통이라면 주인공이었을 그가 철저하게 무시당한채 엔딩에서 고작 몇분 등장하는 것을 보면 살짝 비튼 그 구도가 묘하게 매력적이다.-
마지막에 '다시 만날수 있을까?' 라고 묻는 소레트의 말은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기억을 잃고 평범한 아이들이 되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그들..... 이제 두번다시 행성 기리시아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것이고, 그 상태로 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그들이 스스로에게 묻는 답이 가슴아플 정도였다.
'반드시 다시 만날수 있다' 라고 확신하는 아기의 말도........
다음에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제는 더이상 슬프지 않을것에 조그만 위안이 될 뿐.......
5. OST가 상당히 아름답다.
특히나 오프닝 voyage 는 작품 내내 첼로와,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어 흐르는데, 작품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린다. 특히 세스의 주제곡처럼 흐르는 피아노 버전은 들을때마다 아련하고 가슴 아프지만, 아쉽게도 OST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OST에는 첼로버전만 실려있었을 뿐...
혹시 OST가 한장 더 발매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양방언이 작곡한 '물의 숙면' 은 저작권 문제가 있었는지, 애니맥스 방영분에 사용되지 못했다.
부른 가수가 공각기동대 오프닝을 부른 러시아 가수라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일본어로 불러도 '이게 일어야 뭐야...' 하는 생각이 든다. ;;; 덕분에 몽환적인 곡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매력이 남았지만.......
싱글에는 러시아버전도 들어있다. 러시아버전이 자연스럽고 근사하게 들리는 맛이 있다.
물의 숙면은 작품내에 두어번 정도 흐르는데, 아기역을 맡은 신용우씨가 부르는 한국어 버전을 보너스로 들을수 있다.
-여자키의 노래고, 캐릭터 목소리로 불렀기때문에 근사한 노래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 (신용우씨는 학창시절 합창부였다 이력으로 이용신씨와 투니에서 방송되는 애니의 주제가를 부른적이 있었다.)-
6. 신생 애니 채널, 그리고 자체 성우가 없는 채널들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 작품의 경우는 '초 저예산 더빙' 이라도 했는지, 너무도 심한 돌려막기를 한 터라, 그나마 '티 안나게' 돌려막기 위해 노력하는 성우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었다.
7. 한동안 '베포르의 아이들' 과 '토마' '세스' 에게서 못 벗어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가라앉아있는 기분에, 이런 이야기를 봐서 기분은 완전 다운 상태.
나름 감동도 희망도 있었지만은, 지독하게도 토마와 베포르의 아이들 입장에서 이 애니를 본 나는 저 물 밑바닥으로 기분이 침체된 상태다.
1. 먼저 이 애니에 끌리게 된 것은 음악.
양방언씨의 엔딩곡과, 오프닝곡의 몽환적인 느낌과 그리움 가득 담긴 음이 좋아서 찾아보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사람들 사이에서 말 많았다던 '그림체'
오히려 내게는 정감있고 무척이나 마음에 든 그림체로 한눈에 반했지만, 요즘 날고 기는 미소년 소녀 캐릭터들만 보아온 젊은애들 눈에는 전혀 눈에 차지 않았던 그림체였나보다.
하나같이 추천글에 '몇화 지나면 그림체가 눈에 익는다..' '그림체만 극복하면 감동이다' 라는 글들이 보였으니...;;;
오히려 정리가 잘 된 그림체였기에, 작화붕괴도 없었다.
2. 다들 반전이 있다며, 자세한 스토리를 얘기하는걸 금하고 있었지만, 뭐, 한 4회정도 보니, 대충 이야기가 나오더라..
어지간히 만화를 많이 본 사람, 그게 아니더라도 8~90년에 어린시절 보낸 사람들은 대충 다 눈치 챌만한 반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애니를 본 이유는 '베포르의 아이들' 과 '토마' 때문이다!!
아, '티나가 어떤 선택을 하려나..' 하는 마음도 0.000000000000001% 정도 들어서이기도 했다.
-솔직히 티나의 선택이 뭔지는 뻔히 보였지만, 이 (자의적으로 의도한바는 아니라고 하나) 민폐 공주님께서 뭘 얼마나 납득하도록 설명하려나가 궁금했다.-
3. 행성 기리시아의 내용은 참으로 고역이었다.
'세스' 때문에 보긴 봐야겠고, 참으로 '자격없는 왕족들' 때문에 모니터 박살내고 싶은 심정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든 잘못은 '어리석은 왕족들' 이 다 벌려놓고, 괜히 죄없는 베포르의 아이들만 50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돌아갈곳도 정붙일곳도 없이 방황하며 돌아다닌 것이다.
아아.. 이러니 화가 안나나?
게다가 이 착하고 여린 것들!!!
이 모든 개고생이 '다 우리가 범한 잘못된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서' 란다....
대체 너희가 잘못한게 뭐냐고 묻고싶더라..
미친왕과 그 동생때문에 예정이 없던 개고생을 하고있는데도 착하디 착해빠져서는 원망할줄도 모른다.
세스역시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우직하게 티나곁을 지켰더니, 돌아오는게 그런 결과라니...
그래도 사람좋게 웃으며 행복을 빌어주고, 그래도 사람이기에 딱 한번 마음속에 감춘 질투심을 끄집어낸게 덜컥 발목을 잡히게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세스의 행동이 용서받을것은 아니지...-
24화에서 덜덜 떨며 오열하는 세스를 바라보노라면 가슴이 찢어진다.
세스의 시선으로 비춰지는 총..... 부들부들 떨며 그 총을 뿌리치려 애쓰는 그 노력...... 죽은 친구를 향해 용서해달라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착하고 사람좋은 인간인지 모른다. 그저 단 한번 너무 크게 상처받아 자신의 진심에 너무도 솔직하게 응했던 결과, 다시 태어나서도 온전히 '그' 가 될수 없었다.
-특히나, 이 부분에서 세스역의 신용우씨의 연기가 참으로 심금을 울렸다. 투니 5기 출신으로 최근 몬스터의 요한 말고는 크게 배역 맡은것을 본적이 없었는데, (물론 내가 챙기지 못하거나 흥미없어 넘긴 작품에서 주연을 하셨을수도 있다. 허나, 내가 유일하게 주연으로 그를 접한것은 몬스터에서부터였다.) 판타스틱 칠드런에서 세스의 연기는 참으로 멋졌다. 전부터 기대를 하고 있던 분이지만, 이를 계기로 가슴에 박힌 성우분 중 한분이 되었다.-
4. 보통 이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 공주님과 그를 사랑한 그녀의 연인이 주인공이어야 하건만, 오히려 핀트를 벗어나 그 주변인물들이 주인공이었다.
왕의 광기에 눌려 실험을 한 과학자들, 사랑했지만 사랑을 받을수 없었던 남자, 돌아갈 곳도 자신의 인생마저도 빼앗긴 채 어린날 기억속의 어머니 모습을 간직한 한번도 보지못한 누나를 향한 간절함만이 남은 남동생........
'지극하게 사랑하는 두 연인들' 입장으로 끌어갔다면, 얼마든지 악역이 될수도 있었던 이들이 그토록 서럽게, 고독하게, 애달프게 자그마한 희망 하나 품고 움직이는 그 모습들이 가슴이 시리도록 아팠다.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며,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슴아픈 21번의 삶을 반복해 온 그들에게 너무도 동화된 나머지, '선의의 피해자' 내지는 미친형제 다툼의 '희생자' 로 볼수 있는 연인들이 어쩜 그리 미워보이던가...
-특히나 소란의 경우는 얘기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스토리의 희생자다.. 풋.. 공주의 연인 자리는 가졌으나, 그녀를 위해 무언갈 하는 위치는 가지지 못한, 보통이라면 주인공이었을 그가 철저하게 무시당한채 엔딩에서 고작 몇분 등장하는 것을 보면 살짝 비튼 그 구도가 묘하게 매력적이다.-
마지막에 '다시 만날수 있을까?' 라고 묻는 소레트의 말은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기억을 잃고 평범한 아이들이 되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그들..... 이제 두번다시 행성 기리시아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것이고, 그 상태로 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그들이 스스로에게 묻는 답이 가슴아플 정도였다.
'반드시 다시 만날수 있다' 라고 확신하는 아기의 말도........
다음에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제는 더이상 슬프지 않을것에 조그만 위안이 될 뿐.......
5. OST가 상당히 아름답다.
특히나 오프닝 voyage 는 작품 내내 첼로와,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어 흐르는데, 작품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린다. 특히 세스의 주제곡처럼 흐르는 피아노 버전은 들을때마다 아련하고 가슴 아프지만, 아쉽게도 OST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OST에는 첼로버전만 실려있었을 뿐...
혹시 OST가 한장 더 발매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양방언이 작곡한 '물의 숙면' 은 저작권 문제가 있었는지, 애니맥스 방영분에 사용되지 못했다.
부른 가수가 공각기동대 오프닝을 부른 러시아 가수라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일본어로 불러도 '이게 일어야 뭐야...' 하는 생각이 든다. ;;; 덕분에 몽환적인 곡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매력이 남았지만.......
싱글에는 러시아버전도 들어있다. 러시아버전이 자연스럽고 근사하게 들리는 맛이 있다.
물의 숙면은 작품내에 두어번 정도 흐르는데, 아기역을 맡은 신용우씨가 부르는 한국어 버전을 보너스로 들을수 있다.
-여자키의 노래고, 캐릭터 목소리로 불렀기때문에 근사한 노래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 (신용우씨는 학창시절 합창부였다 이력으로 이용신씨와 투니에서 방송되는 애니의 주제가를 부른적이 있었다.)-
6. 신생 애니 채널, 그리고 자체 성우가 없는 채널들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 작품의 경우는 '초 저예산 더빙' 이라도 했는지, 너무도 심한 돌려막기를 한 터라, 그나마 '티 안나게' 돌려막기 위해 노력하는 성우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었다.
7. 한동안 '베포르의 아이들' 과 '토마' '세스' 에게서 못 벗어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