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오늘이 생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비몽사몽간에 찍은 생일상..
어렸을때부터, 늘 생일날 이렇게 상차림을 하는 것을 봐왔기때문에 다른 집들도 당연히 그러는 줄 알았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에서야, 친구들의 집에서는 텔레비전에서 보는거와 같이 케이크를 사와 노래를 불러주고 잘라 먹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_-;;;
원래 단것을 싫어해서 케이크를 자주 먹는편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진지하게, '우리집 생일상이 유별난건가...' 라고 고민해봤다.
생일날 아침에는 저렇게, 동쪽이나 남쪽에 잠시간 상을 차려두고, 생일 전날에는 시루떡을 쪄, 가운데 정한수를 놓고 역시 남쪽에 떡상을 놓아둔다.
아침에 저렇게 차린 상은, 15분여가 지나면, 아침밥으로 먹는다. 상에 올려진 음식은 모두 조금씩 다 맛봐야만 한다.
올해 상차림은 참으로 간소하구나....
아니,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해 갈수록 동생과 나의 생일상 차림은 간소해지고 있다. ;;;;
이런 생일상차림을 나쁘다고 생각지 않기때문에, 후에 혼자 살더라도 엄마처럼 여전히 지킬것 같다.
이제는 일반화되어버린 케이크보다는 훨씬 보기 좋지 않은가?
올해는 디카도 생겼겠다, 무슨일이 있어도 생일상을 한번 찍어봐야지.. 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아버지께서 새벽초부터, '제 생일날에 생일상도 받지 않고 잠만 잔다..' 라고 계속 깨우셨다.
작년에는 안깨우셨잖아요..... -_-;;;;
-동생놈은 이 누님께서 친절히 생일날을 일러주었건만, 축하한다는 전화하나 없다. -_- 나는 제놈 생일날 축하한다고 친히 전화까지 해주셨건만.. 아랫사람이 이러면 못쓰지!!! 아니, 그 이전에 어마마마.. 왜 동생님께는 전화를 때려 이 누님의 생신을 축하하라고 닥달하지 않으시는겝니까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