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식 떡국 닭장 떡국이다.

어릴적 설을 쇠러 큰댁에 가면 당연하게 닭장떡국이 올랐는데, 언제부터인지 매스컴에서 설날문화(차례상차리는법, 예법, 한복입는법 등)를 방송하기 시작하면서 사골육수와 양지를 넣은 서울식 떡국이 당연하게 자리를 잡더라.. 


우 리집만해도 대학 이후로 큰댁에 설을 쇠러 가는 일이 드물게 되었고, 육고기에서는 누린내가 난다며 질색하시는 엄마덕분에 늘 집에서 끓이는 떡국은 멸치육수와 굴육수를 합한 굴 떡국이었다.(동생은 무척 싫어함) 가끔 초딩입맛인 동생에 맞춰 소고기 떡국을 끓이곤 했는데, 아빠와 나는 이게 정말 아쉬웠다. 특히 아빠는 짭조름한 닭장떡국을 정말 좋아하셔서 큰댁에 가실때마다 두그릇씩 드시고 엄마더러 큰어머니께 좀 배우라고 하셨을 정도다. 후후후....


난 뭐 안가리고 다 잘먹으니 별 상관은 없었지만, 분명 지역에서만 느낄수 있는 향토음식이 매스컴의 영향으로 가정식조차 통일되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닭장떡국이 더 그리운 것도 있다.


어릴때는 분식집 떡국이야 거기서 거기이니 안사먹게 되고, 회사를 다니며 신정때 직원들 회식으로 그래도 좀 괜찮다 싶은 음식점에서 떡국을 몇번 먹었는데, 전주에서도 사골육수로 끓인 서울식 떡국을 팔더라..

이 맛이 가장 호불호가 없는 맛이라지만.. 지역인데...

아니면 전주도 그냥 사골육수로 떡국을 끓이나? 닭장을 사용하는건 남도지방만인가?


만드는 방법은 닭을 집간장(흔히 조선간장이라고도 하지..)으로 졸여 양념한 뒤, 떡국을 끓인다.

남도에서 태어나 남도에서 유년을 보낸 나로서는 닭장 떡국은 정말 사악하도록 맛있는 음식이다.


설 전, 엄마가 마트에서 세일한다고 생닭을 무려 세팩이나 사오셨길래, 한풀이를 마구 했더랬다.

아빠도 오랜만에 닭장떡국을 보고 신나하시고... 닭을 조린후에 뼈 발라내는게 귀찮지만... 손이 많이 가더라도 먹으면 정말 맛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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