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끝난 후 점심도 건너뛰고, 경기전 앞에서 하루의 반나절을 보냈다.
저녁 공연도 보고싶었으나... 오후 공연에서 힘을 많이 빼버린 탓도 있고, 무엇보다... 추웠다. ㅠ.ㅠ
4시 40분까지 '남해 별신굿' 을 보다가, 학원갈 시간이 되어 다 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학원에서 과제를 다 끝내고보니, 7시....
거기서 다시 한 정거장을 걸어서 경기전까지 가는게 너무 귀찮았다.
오후 공연 내내 어르신들이 많으신 관계로 일부러 서서 구경을 했더니 다리도 많이 아팠고, 다시 무거운 몸과 가방을 이끌고 경기전까지 걸어가자니, 지치고 너무 추웠다.
점심도 대충 때워서 허기도 많이 졌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면서도 가장 아쉬운게, 저녁 공연의 첫 공연인 '진주 검무' 를 보지 못하는 것...
'태평무' 야 너무 늦게 공연을 하기에 그냥 포기했었지만, '진주 검무' 만큼은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날씨가 복병으로 작용할줄이야..
전날까지는 외투를 걸치지 않아도 제법 선선함을 자랑하더니, 오늘은 외투를 걸치고 단추마저 모두 잠궜음에도 불구하고 오전 알바를 갈때부터 날이 무척 추웠다.
-코트를 꺼내입고 싶을 만큼... 내 몸이 정상이 아니어서 추위를 더 타는것일수도 있지만..-
아쉽다.. 정말 아쉽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은데....ㅠ.ㅠ
부디, 다음에는 꼭 구경할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빈다.
아울러, 내일은 완전무장을 하고서 저녁 공연까지 버틸것이다!!!!!!!! 반드시!!!!!!!!!


집에 돌아와 굶주림에 밥을 마구마구 밀어넣으면서 텔레비전을 보았는데, 전북지역에서 방송하는 '무허가' 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지역 시사고발성 프로그램인데, -사회자가 서울쪽 진행자여서 처음에는 전국방송인줄 알았다. -_-;;; 그 사회자의 고향이 여기였던 것일까.. 아니면 비싸게 고용한 것일까...- 마침 지역 축제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었다.
그 동안 어디서 축제를 연다고 할적에 구경가서 느꼈던 아쉬운점을 몽땅 지적해주더라...
참으로 고맙더군..

축제에 갈적마다, 내가 축제에 놀러온 것인지, 시장 바닥에 놀러온 것인지 분간이 안갔었는데....
그 프로그램에선 그렇게 축제 현장 주변에 널려져있는 먹거리 주막들을 '난장' 이라고 부르더군.
난장이라.. 난장이라... 원뜻은 아마도 다른곳에 있겠지만, 그 현장이란게 그야말로 '난장판' 이기때문에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늘 그런 난장들을 볼때마다, '대체 축제를 즐기러 온 것인가.. 먹고 마시기 위해 온 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복잡했었다. 이런말을 부모님께 했다가, '축제에서 먹는게 빠지면 안돼지..' 라는 비슷한 말을 들었는데, 그래서 '윗 세대들에게 축제란건 내가 직접 참여해 무언가를 즐기기 위함보다는 그냥 평소에 먹는걸 그 현장에서 먹는것이 다인가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마다 놀거리를 어떻게 즐기건 별 상관은 없다만, 그래도 이런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축제를 위해 일부러 길을 막고 차를 통제시킨다. 그럼 그 거리를 여유롭게 걸어다니면서, 각종 공연이나 그 지역의 향취를 느끼는게 옳을텐데 사람들이 걷기에도 비좁게 난장들이 들어서서 거기서 '부어라!! 마셔라!! 먹어라!!'....
게다가 손님들을 끌어모은다고 음악은 또 얼마나 크게 틀어놓는가!!
-사실은 음악이라기보다는 완전 소음이다!!-
그런건 행사 관계자들과, 각 지역 행정기관에서 제재를 가해주었으면 좋겠다.

지역 축제에서 지역의 문화와 지역거리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것이지, 평소에도 어디서든 먹을수 있는 먹거리와 시끄러운 소음을 감상하기 위해서 일부러 찾아가는게 아니란 말이다.


그런면에서 오늘 경기전의 공연은 참 좋았다.
그 거리가 잘 정돈되어 있기도 했지만, 차들이 다니지 못하게 막아버리고, 난장도 서질 않고, 그야말로 오로지 공연자의 소리만이 들렸으니....
경기전 앞 주차장에선 마당연희가, 경기전 안에 마련한 특설무대에선 저녁 공연이, 경기전 곳곳에서 이런저런 상설전시도 이루어졌었고....
-봐서는 전주지역 학생들의 단골 소풍장소쯤 되겠던데.. 경기전....-
다만 아쉬운점이라면, 경기전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사들이 조금은 일관성이 없어보이는데다, 문화재 건물을 그렇게 이용해도 되는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뱀발..
그 프로그램에 나온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
촬영이 끝난후에는 완전, 폐허나 다름 없구랴...
역시 촬영이 한창일때 가본게 잘한듯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