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연과 무휼... 크윽~~ 눈에서 땀이... ㅜ.ㅡ
캐릭터 소개.. 많이 흔들렸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팬들을 위한 헌정공연!!!!!!!!!!!!!
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2001년 12월부터 2002년 1월까지, 서울예술단에서 바람의 나라를 한번 뮤지컬로 공연한 적이 있었지요.
당시에는 아직 연재되지 않은 3부 호동과 낙랑공주 사비의 사랑이 주 테마였습니다.
그리고는 4년동안, 소식없이 조용했었지요..
작년 김혜린님의 '불의 검' 이 뮤지컬로 만들어지고, 운좋게 공연티켓이 당첨되어 그 무대를 바라보며 얼마나 부러워했던지...
그리고, 2006년, 4년만에 다시 바람의 나라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고 들었습니다.
세상에나!!! 이제는 그저 포기하고 살고 있었건만!!!!
이번에는 1~2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연출가 선생님께서 바람의 나라 팬이시랍니다...
그리고 공연은 저희 팬들을 두번 죽이시더군요....
그저 이런 공연이 있다고 하면, 찾아가 보는것밖에 할수없는 무능한(?) 팬을 세번 네번 죽이셨습니다.... OTL
지방에 살다보니, 하루 날잡아 주르륵 보고 오는 수밖에 없었어요.
다음 카페 바람의 나라에서 단관 얘기가 솔솔 피어나고 있었지만, 더블 캐스팅이라니 다른쪽 공연도 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요.. 그리고 카페 몇분과 의기투합! 3시공연을 추가로 보기로 하였습니다.
3시공연은 2층에서 봤습니다만, 자막을 읽기 위해서는 2층보다는 1층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2층에서 보신다면 바닥에 비춰지는 아름다운 조명을 감상하실수가 있어요.
창살모양의 조명이라던가, 무휼, 괴유, 해명, 세류가 무대에 섰을때, 그들의 관계를 조명으로 연결시켜준다거나 하는모습을 볼수 있거든요. 다만, 전 2층에서 볼적에, 자막이 가려지는 문제와, 음향에 약간 문제가 있었는지, 배우들의 대사가 잘 들리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무휼의 몇몇 대사는 거의 잘 들리지 않더군요. 덕분에 산호 무휼의 매력을 많이 못느꼈어요..
바람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1막...
배경을 설명하는 자막과 함께 무휼의 일러스트가 무대 앞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부도로 향하는 길인 듯 조명이 비추며 단아하고 힘찬 검무를 추는 무휼, 그리고 천천이 앞으로 걸아나오며 시작되었습니다.
다 필요없이, 무휼 일러스트가 앞으로 다가오는 것부터가 숨이 막히면서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났지요. 그때부터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꾹 눌러 삼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요...
김산호씨의 무휼과 고영빈씨의 무휼을 본다면, 16일 공연에서 전 단연 고영빈씨의 무휼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신인이라 그런지, 산호무휼은 김법래씨의 해명에 압도당하더군요. 저녁 공연때의 영빈 무휼쪽이 균형이 더 잘 맞았습니다. -김법래씨의 해명이 워낙 대마왕 같은 이미지가 강하긴 했습니다만.. : ) -
무휼의 첫 대사 '가야할 곳은 부도다' 라고 낮게 확신에 찬 고영빈씨의 음성은 정말 무어라 말할수가 없었습니다.
산호 무휼이 돋보였던 곳은, 연에게 다정하게 대할때더군요... ^^ 전체적으로 이지도 강하게 뿌리치지 못하더라구요.. 산호씨는....^^;; 연에게 대사칠때 어찌나 다정하던지, 애기 무휼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에 비해 영빈씨의 무휼은 연에게도 조금은 무뚝뚝하더군요.
낮게 음산하게 그가왔다고 속삭이는 명림숲의 원혼들..
우리에겐 왕이 없다며 울부짖는 그들을 저승배에 띄워 보내는 망무기굿...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음악도 아름다웠고, 춤사위도 정말 아름다웠지요..
무대 깊은 곳에 스크린으로 명림숲을 불태우며 원혼들을 저승새에 띄워보내는 그 굿은 정말 잊지 못할겁니다.
부여를 치기위한 군사를 얻기 위해 혼인을 하는 장면은 정말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그 욕심많은 검버섯 핀 할아버지가 그렇게 귀엽게 해석될수도 있었군요...
무표정에 가까운 무휼이 -비웃음이긴 하지만- 유일하게 웃는 장면 또한 그 장면이었지요.
2막에 들어서면 부여와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고구려 군사들의 발구르는 소리로 시작된 12분동안의 전쟁신..
정말 멋졌습니다.
많은 인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대가 초라하기는 커녕, 그렇게 꽉 찬 느낌이라니!!!
이겼으나, 지는 전쟁을 한 무휼이, 물려받은 것들이 아니라 진정 '우리 마마' 로 거듭나는 그 전쟁은 정말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거기에 괴유!! 괴유!! 괴유!! 괴유!!!!!!!!!!!!!!!!!!!!!!!!!!!!!!!!!!!!!!!!!!!!
무슨말이 필요할까요...
저렇게 외치는 제 심정을 알고 싶으시다면, 직접 무대로 찾아가십시오!!!
백번 말로 표현해봤자, 그 감동과 인간 몸의 아름다움을 말로 다 표현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호동역의 조정석씨...
어린아이도 되었다가, 소년도 되었다가 정신없는 시제를 표현해야 했던 호동...
어쩜 그렇게 애틋하게 그 마음을 표현하시는지, 새삼 호동에게 반했습니다. 우유부단한 호동의 모습을 아주 잘 잡아내셨더군요. 천진하게 뛰어노는 아이에서부터, 엄마없이 궁에서 보살펴주는이 없어 외로워하는 그 모습까지..
어마마마가 생겼다며 기뻐하고 한없이 좋아하는 모습, 아버지와 다른 부도를 꿈꾸나 효성이 지극해 자신의 꿈마저 버리는 그 지극한 효성, 그래도 한 나라의 왕자로서 포기할수 없는 꿈을 위해 자신의 부도를 외치는 모습..
그 모든것이 호동이었습니다.
원작에서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졌던 호동이, 무대위에 서있는 모습을 보니 진한 연민의 감정을 느낄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날개가 꺾이고, 자결하기까지......
호동의 모든것을 이해하고 온전히 표현해주신 그 모습에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덕분에,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부도로 나아가는 무휼의 한서린 마음이 더 잘 표현되었달까요..
절제되고 한서린 마음이 느껴지는 그 손짓... 죽은 아들을 향하는 그 작은 손짓마저도 거두어 들이고 군사들과 함께 부도로나아가는 무휼의 뒷 모습을 보며, 한없이 외롭고 고독한, 울고싶으나 꾹 눌러참는 내왕의 뒷 모습을 보며 또 눈물이 흐를뻔 했습니다. 거기에 작렬하는 그 일러스트... 정말 홍수처럼 눈물을 쏟아낼뻔 했지요.. 하지만, 혼자 보는것도 아니고, 단관.... 어떻게든 울음을 밀어넣었지요...
그 외에 와이어를 이용한 신수들의 움직임이랄지 정말 멋졌습니다.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이렇게 만화책 한장 한장을 넘기듯 이미지로 재현해준 그 모습에 어찌나 감동을 받았는지요.
꼭 원작의 팬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배우들의 그 움직임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공연은 충분히 그 가치가 있어요.
게다가, 다른 공연들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바람의 나라가 이번 공연에 흥행해서 내년이고 내후년이고 계속 무대에 올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간절한 소망 하나...
공연 실황 DVD를 내어주세요!!! 공연실황 OST를 내어주세요!!!! 제발 지방 순회공연 좀 해주세요!!!!!!!!!
전주바닥에서 이 공연을 보고싶어요!!!! 지방공연 오신다면 거의 공연장에서 살다시피 할게요!!!!!!
아쉬웠던 점..
호동과 사비를 그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2002년 공연에 비해, '무휼' 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뚜렷이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수 없는 이번 공연...
각 캐릭터의 사연들을 모두 이야기하기보다는 새타니, 해명, 무휼, 연, 이지, 호동으로 압축시킨게 보기 좋았습니다.
-괴유와 가희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세류의 감정이 크게 표현되지 않았기에,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 셋의 미묘한 구도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좀 더 고구려 왕실의 비극을 강조했어도 좋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버지 유리왕으로부터 시작된 비극들이, 무휼과 호동에게도 되풀이 되어지는 그 모습들을 더 강조했으면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웠을것 같더군요.
무휼의 노래가 너무 없었습니다.
독창은 몇소절에 지나지 않았고 거의 제창이었지요..
그 만큼 몸으로, 시선으로, 표정으로 그 감정을 모두 표현하였습니다만...
무휼, 해명, 연, 호동, 이지가 함께 부르는 노래를 좀더 강조해 부도를 향한 열망과 무휼의 사랑, 그리고 잉태되는 비극을 보여주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아쉬운 점이라면, 연이 너무 여전사가 되어있더군요...
무휼의 이미지속에서 언제나 눈물 그렁한 꽃과같은 연이지만, 실제로 그녀는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지요.
그게 외유내강이라면, 무대위의 연이는 외강내강이랄까....;;;;
대사를 할적에는 부드럽지만, 노래를 부를적에는 너무 터프해서 놀랐습니다. 조금더 가녀리면서도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이자 자식을 위해 목숨을 거는 어머니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더 좋을 것 같더군요.
그리고 솔직히, 해명태자의 입을 빌어 '당신은 더 이상 부여의 여인이 아니다' 라고 말한것은 정말 실망이었습니다.
연이가 한없이 축소되는 그 느낌....
조국 부여를 향해 칼을 드느냐며 아픈 지적을 하는 현무에게 당당히
'이 칼은 태자의 칼이다. 네가 나와 싸우는줄 아느냐? 넌 고구려 태자 무휼과 싸우는 것이다'
를 외치는 그녀의 현명한 답변이 사라져 안타까웠습니다.
무휼에 의해 회상되는 연이라면 모를까.. 과거의 장면을 재연하는, 연이 죽는 그 장면만큼은 연의 주체성을 좀 더 살려주었으면 합니다.
바람의 나라에서 절대부동의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연이...
그저 여전사처럼 보여지게 할게 아니라, 그녀의 아픈 과거를 껴안고 적국의 태자를 사랑하며 인내하고, 말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죽음도 불사한 그녀의 강인한 모습을 제대로 볼수 있었으면 합니다.
남자 배우들의 바람직한(?) 의상과는 달리, 여자 배우들의 의상은 썩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연이나, 이지나 중국 여인네 옷같이 보이는게.....;;;
특히, 세류마마...
주작이라는 이미지 강화를 위해 의상을 붉은색으로 했어도 좋지 않을까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손오공같은 느낌도 났어요....;;;
마지막으로 자막...
저녁공연은 1층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자막 읽기가 참으로 어렵더군요.
자막의 크기를 키워주시던가, 아니면 자막을 좀더 선명한 색으로 해 주시던가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바람의 나라 -연 편도 만들어주시고, 바람의 나라 -세류 편도 만들어주시고, 바람의 나라 -용 편도 만들어 주시고...
그래서 종국에는 2001년 뮤지컬까지 합쳐서 하루 종일 바람의 나라 공연만 하는 무대를 만들어주세요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