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스포 다 밟고 본 터라 10회의 반전이 반전이 아니었다. 소름끼치지도 않았고..
혹 본방으로 보았다 하여도 그냥 실소가 나왔을 듯..

삼봉 정도전의 국가이념을 굳게 믿고, 그를 따르기 위해 노력한다는 밀본의 수장이.. 천하다 못해 자신들이 도축하는 고기값만도 못한 백정으로 숨어 24년을 산다?
에라이~ 무리수를 두어도 그게 될 법한 무리수냐?
(이 작가진들이 무리수를 한 드럼통 마시는 작가진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정도가 심하잖아!!)

애초, 가리온이 정기준임이 성립하려면, 밀본과 조선왕실과의 싸움을 전면전에 내세우지 말았어야지..
'꽃은 꽃일뿐 뿌리가 될 수 없다' 이 말 어디에 조선의 백성을 생각하는 말이 있는가?
이쯤되면 밀본이 사사건건 태종도 아닌 세종 이도의 조선에 딴죽거는 건, '우씨~ 내 권력 내놔!!!' 이거 외에 뭐가 있음둥?

성리학이라는게, 인간에겐 신분과 직책 성별에 따라 각자의 할일이 주어져있고, 자신의 자리에서 그 본연의 일을 다 할때 세상이 조화롭게 돌아간다는 것이 아닌가? 조선이 성리학의 나라라함은 좋게 보면, 맡은바 직분을 다하여 조화롭게 살아가자인 것이고, 딴지걸자면, '넌 그렇게 태어난 놈이니 찍소리 말고 짜부라져 있어!' 인거 아니냐고...

이런 바탕에서 '이도, 넌 아무것도 할수 없다' 라는 말 자체는 사대부들의 대표인 왕을 두고 백성을 위해 그 어떤것도 하지 말것이며, 오로지 네가 할 수 있는건 사대부들의 이득을 대변할때만이 바로 왕인 것이다... 라는 지독하게 역겨운 소리가 아니냔 말이냐...

현대에 와서야, 지구는 둥그니, 어디서 꽂아도 그 모두가 중심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당시만해도 중국의 질서에 편중하는 시대였으니, 한글창제가 알려질 경우, 집현전 학자들을 비롯, 중신들이 벌떼같이 반대할 것은 뻔해 비밀 프로젝트를 숨기는거야 당연하지만.. 표면적으로 세종은 성리학의 이념하에 국가를 잘 경영해오지 않았나? 그런데 24년간 최측근에서 이도가 하는 정치를 보고도 '넌 아무것도 할 수없다' 며 사사건건 딴지거는 가리온은 대체 뭐냐?

드라마상에서 삼봉 정도전이 밀본을 조직해 1대 본원이 된 이유는 '왕권과 신권의 상호 견제를 통한 이상적인 국가경영' 이 아니었어? 그가 정립한 국가이념은 받아들이되, 당연하단 듯이 왕과 같은 권력을 나눠가지려는 정도전을 용납할수 없어 쳐 낸 것이 이방원 아니냐고... -_-
그로인해 몰락한 정도광과 그 일가가 이를 가는건 이해한다쳐도... 20년전 과거장에서 '삼봉의 나라를 훔쳤다! 너희가 과연 성리학의 이상을 실현할 주제나 돼?' 라고 말한 정기준이 그토록 오래, 이도를 지켜보면서도 이도의 정치행보에 저런 생각을 가진다는건 자기 모순 아닌가?
이쯤되면 왕과 재상의 싸움이 아니라, 이씨의 나라를 뒤엎고 정씨의 나라를 세우자.. 수준이네 허~ 참~ -_-

선덕여왕을 다 챙겨보진 못했지만, 6분토론이니 뭐니 해가며, 어줍잖은 정치를 집어넣더니.. 여기서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이는 듯...
그냥 원작이나 잘 살려서 한글 창제의 위대함이나 잘 표현할 것이지...
지루한 액션신은 계속 집어넣질 않나... 그렇게 꽁꽁 싸매던 정기준을 엉뚱한 인물로 풀어내질 않나...
명품사극은 에라이~ 10회까지 보고 빈정상해 열 받는 중...

이 작가진한텐 맨날 이렇게 뒤통수 맞지... 원작이 있으니 좀 나으려나 기대한 내가 바보 멍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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