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왕국으로 불리던 MBC가 최근 1년여간의 부진을 씻기 위해서, 그리고 새롭게 드라마의 왕국으로 떠오르면서 압승을 거두고 있던 KBS를 때려잡기 위해서 방송 시작한 드라마 '제 5 공화국'.
새롭게 주말 시간대의 드라마에 대해서 눈을 뜬 MBC가 동시간대, 임진왜란 발발로 한창 승승장구의 길을 달려가는 불멸의 이순신을 한번 잡아보고자 방영 시간대조차 같게 배치한 상황.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드라마의 뒷배경까지야 내가 신경쓸 필요는 없고, 최근 찍어놓은 분량이 없는지 한시간 방영이기보다는 50분 방영인 불멸의 이순신이 끝난 후에 채널을 돌리면 5~10분여를 '제 5 공화국' 을 볼 짬이 난다.
-오늘은 찍어놓은 분량이 좀 되었는지, 불멸의 이순신이 조금 오래 하긴 했지만...-
게다가 예고를 물말아 잡수시는 불멸의 이순신에 비하면 착실하게 편집을 해서 보여주기까지 하니, 드라마 자체로만 본다면 꽤 착한 드라마인 셈이다.

늘 본편을 보지 못하는 관계로 MBC의 케이블 채널인 드라마넷에서 보거나, 전주 한빛방송국 자체 채널에서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문제는 2주정도 늦다는 것. 생각만큼 시청률이 나와주지 않아서인지,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것 치고는 케이블 재방송에 들어가는 기간이 2주의 차이가 난다.
그나마 한빛방송국이 1주의 차이로 방송을 해주지만, 일요일 오후시간대에 지난주 토, 일 방송분을 보여준다. 덕분에 실시간 시청은 포기상태....

답답해하면서 보고있자니, 어느새 5.18 로 시간이 흘렀다. 마치 기록영화처럼 당시 기록과, 드라마를 교차편집해서 보여주는데..... 결국엔 방송이라는 매체 탓인지, 많이 순화되었다. -지금도 책과, 전시실에서 본 그 끔찍한 사진들을 기억한다.- 오늘도 이순신이 끝난 후 바로 채널을 돌리니, 예전 형수님은 19인가 하는 웃기지도 않는 드라마에서 정다빈 동생으로 나왔던 애가 화면가득 모습을 보였다. 전남 도청 본부에 뛰어 올라가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우며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러 온대!!' 라고 외쳤다.
아아... 제법 연기가 되던 그 애가 그렇게 기쁘게 말하는데, 가슴속이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드물게, 문어대가리가 아니라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운 그 애가 엔딩을 장식했는데, 대사를 듣는 순간 느꼈던 답답함과 절망감을 예고편에서 확인 사살 당해버렸다.
도청 진압을 실시한 군인과의 대치상황에서 총을 쥐고 벌벌 떠는 모습을 예고로 보여준 것이다. 5.18 관련 내용에서 많이 읽었던 그런 모습으로 말이다.
게다가 민간인 어린이를 총으로 사살하는 장면까지....
점점 더 이 드라마가 보기 싫어지고 있다.

그래도 의무감으로 29만원 공화국을 볼것이다.
부디, 부디, 문어대가리와 그 일당들에게 천벌이 내려지길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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