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그 씨 뿌리기는 어디까지인가..

지난주 방송분에서 강인철이 하은에게 골프 얘기를 했다.
이를 두고 부활패닉 사이에서는 '실제로 신혁은 골프를 못치는데, 강인철이 진짜 신혁인지 아닌지를 떠보기 위함이다.' 라는 얘기가 돌았다.
그리고 오늘 하은과 안비서의 대화로 인해, 골프 얘기는 그저 낚시에 불과했는가 하는 글도 보았다.

그러나, 정말 골프 얘기는 낚시에 불과한 것일까?
작가가 뿌리는 씨에도 옥석이 있어, 골프 얘기는 안이 텅 빈 씨앗에 불과 했느냐 말이다.
그러기엔 오늘 하은과 안비서의 대화가 미심쩍다.

새아버지의 골프 얘기를 '유신혁이 골프를 칠줄 안다' 라는 새로운 정보로 인식한 하은은, 안비서에게 '골프 칠줄 아냐' 고 물었다. 그에 안비서는 '칠줄 모른다. 부사장님은 싱글이시죠?' 라는 되물음을 보인 것이다.
거기에 골프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하은은 묘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으로 이 대화는 마무리 되었다.
자, 그럼 여기서 한번 추론해보자.

두사람의 대화에서 많은 사람들은 '유신혁은 골프를 칠줄 알며, 극중 강인철의 말처럼 부자는 함께 필드에 나가기도 했다'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언제나 신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안비서가 하는 말이니 말이다.
그런데, 안비서의 대사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부사장님은 싱글이시죠?' 라는 대사다.
대충 간단히 살펴본 바로는 골프에서 싱글이란 18홀을 9오버파로 마무리 하는 것. 보통 파72로 구성되어있는 18홀을 81타이내로 마치는 경우를 뜻한다고 했다.
신혁이 대단히 골프를 잘 친다는 것을 암시한 경우다.
그런데, 이 대사는 안비서의 추측에 불과하다. 즉, 안비서는 유신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지만, 그가 가지는 사적인 공간까지는 함께 하지 않는다. 안비서가 골프를 칠줄 모른다는 말은 안비서 개인의 스포츠 취향일수도 있지만, 다시 말하자면 안비서가 없는 곳에서 유신혁은 골프를 잘 칠수도, 혹은 전혀 못 할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니까, 아직은 강인철의 '골프 대사' 가 떠보기용 말이라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드라마는 어제 적었던대로, 범인들이 왜 그들을 죽였는가를 찾는 것과 동시에, 진정한 하은을 다시 찾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그의 주변인물들은 작은 몸짓과 대사에서 하은의 흔적을 느낄수 있어야 한다.
복수의 대상자들에게 '왜' 라는 의문을 담아 하은이 분노를 표시한다면, 하은의 복수 대상자들은 '도대체 누가?' 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위험요소는 모두 제거 했는데, 어디서 끊임없이 그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나오는 것인가. 어디서 틀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서 하은의 존재는 의심되어져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해서도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서라도 하은의 존재는 복수 대상자들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도 의심되어져야 한다.-

오늘 방송분에서는 하은이 쫓던 진실이 무엇인가에 관해서 뿌린 씨앗을 조금 거두었다면, 동시에 '이런 정보를 제공해 주는 자가 누구인가' 에 대한 씨를 뿌리고 있었다. 당장 수철이 지난주 방송분에서 하은이 흘린 말을 단서로 그 씨를 찾았다. 은하는 사랑하는 하은의 죽음을 믿지 못해서 -믿었지만, 같은 얼굴로 나타난 유신혁 부사장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으로..- 끊임없이 그와 하은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강주도 그에 관해서 의문점을 품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결벽증에 가까운 신혁의 옷장이 어지러져 있음에 본능적으로 아들이 무언가 다름을 느낀 이화에게 결정적 힌트로 다가가기도했다.
신혁의 여동생 신영도 오빠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으며, 그의 다른 가족이자 20년전 사건의 방조자임을 가장한 소극적 가담자일수있는 새 아버지에게도 의심의 실마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새 아버지와의 연결고리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골프' 가 아닐까 싶다.

여기까지는 그저 내 머리로 굴린것에 지나지 않으니, 오늘 아침 유선 재방을 보면 또 새로운 사실에 의해서 얘기가 달라질수도 있겠다. '싱글' 이라는 대사에서 정말로 신혁이 골프를 전혀 하지 못할수 있음을 추론할수도 있지만, 가장 속편하게 '신혁이 싱글을 할 정도로 골프를 잘함=하은은 전혀 골프에 대해서 모름' 으로 연결되어 의심하게 만들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엔 하은과의 대화에서 강인철의 표정변화가 의심스럽다. 거기에 오늘 안비서와의 대화에서 하은이 새아버지인 강인철의 말을 신경쓰며, 연습을 하고,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는 장면이 암시적으로 나타났다. 작가는 역으로 이를 이용하여, 정말은 신혁이 골프를 전혀 못하며 강인철이 하은을 떠본것에 불과하고, 결정적으로 강인철이 신혁이 아닌 죽었던 강혁=하은 임을 알게되는 힌트가 되지 않을까..

다시 생각해보니, 위에 적은 내용은 전부다 내 삽질이고, 그냥 신혁이 골프를 잘 쳤다. 일수도 있겠다.
표정이 바뀐 것은, 새 아버지라면 약속이 있어도 취소하고 따르던 아들이 뒤로 빼니까 기분도 상하고 의심도 되고 해서 그런게 아닐까...
-이젠 머리를 하도 굴리다보니, 단순모드로 돌아서고 싶다. -_- -

아침에 복습한 부활에 대해서는 대본이 나오면 다시 정리...
복습만으로도 넘치는게 복선이구나..
날 제대로 죽여라 이 못된(?) 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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