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라마 내적으로도 사건이 휘몰아치고 주인공들의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어 따라가면서도 벅찬 숨을 고르기 바쁜데, 외적으로 보이는 글들 때문에 속이 더 문드러질 지경이다.

지금까지의 작가패턴으로 볼때, 충격적인 상황을 먼저 보여주고, 다음에 그 상황에 대한 자세한 풀이방식을 취하는 방식과 함께, 캐릭터들이 왜 그렇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토대와 설득을 진득하게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사건' 은 쉴새없이 연속으로 휘몰아치는데, 그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어찌보면 느긋~ 한 전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워낙 요즘 드라마가 사건이며 인물 감정이며 순식간에 왔다 사라지는 추세인지라, 이런 드라마 전개에 재미없다, 지루하다 등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기도 하는 중...

개인적으로는 한장한장 책을 넘겨가며 읽는 듯한 느낌이라 이런 전개를 좋아하는 편인데.. 개인적 호불호는 제껴두더라도, 어제의 전개가 단순히 '주인공들 붙이기' 를 위해 개연성없는 억지 설정이란 말에는 열이 뻗치고 만다!!!!!!!!!! -_-+
(토대 제대로 안깔아서 나중에 대체 '뭥미?' 하는 사례는 시티헌터에서 이미 다 보여준 거 아닌가? 그 꼴 또 보자고? -_-)

2. 승유는 아직 제정신 다 챙긴 상태가 아니다.
어느정도 현실을 인식하고, 복수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주변 상황을 조금씩 알아내가며 감정의 변화를 보이는게 13회, 승유의 포인트였다.

섬을 탈출하며 생각외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 거기에 정신적 데미지로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 그런데도 도성에 돌아왔으니, 믿기지 않는 이 현실을 현실로 인식하기 위해 옛 집에도 가보고, 아버지의 시신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들은 하나같이 절망적인 상황... 갈곳이 없다며 빙옥관에서 현실을 인식하며 체념한 대사는 그래서 더욱 처연하고 슬펐다. 게다가 그 대사를 읊을때 승유의 표정도 딱 길 잃은 아이의 모습이었고...

현실을 하나씩 인식하며 그 다음 승유가 한 일은 그래도 남은 식솔(형수님과 아강이)을 찾는 것이다. 나름대로 천천히 이성을 회복해 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승유가 알게된 사실은 '그들마저 죽었다'는 잔인한 현실인 것이다. 정말 살아야 할 의미가 모두 사라져버린 상황이기에, 제 몸을 숨겨야 한다지만, 온녕군 집앞에서 그런 난동도 부리고, 빙옥관에서 '아끼던 여인을 인질로 잡는다' 라는 말에 혹하기도 한다. 들끓는 분노를 차가운 이성으로 진정시키며 차근차근 복수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단계가 아님을 어제의 전개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승유가 겪은 그 하룻밤 동안의 일이 엄청나다는 사실...


그동안 드라마 주인공들은 가상의 인물들답게 어떤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도 그를 금방 회복해 내고는 이성적인 모습을 보인다.(그것이 복수이건 무엇이건..) 그런데 현실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도 하루아침에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일을 겪은 인물이라면 승유와 같은 반응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24회라는 드라마 전체 회수를 보더라도, 터닝포인트의 승유가 겪는 혼란기가 오래되고 있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다.


결국 분노에 찬 승유가 세령을 납치하기에 이르는데, 이 신이 과연 그저 주인공을 만나게 하기위해 억지로 붙여진 장면일까?
아버지와 형의 시신은 수습도 못해, 남은 가족은 자결했다는 소문.. 살아야 할 이유도 무엇도 없이, 그저 숨쉬는 자체가 고통인 상황에서 남은 한가닥의 감정은 '수양과, 나를 속인 그 여인을 죽이겠다' 이거 하나만 남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혼자서 감정이 치우쳐 수양을 죽이려다 실패한 경험도있는 마당에, 혼례날 짐꾼으로 끼어 들어간 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양을 죽인다? 이미 금성대군의 역모사실을 알아 경계를 엄히 하고 있었을텐데 말이다. 금성대군과 승유가 서로 정보교환없이 따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니 돌진해 봄직도 하지 않냐고 말하면 지난 수양대군 습격사건에서 승유가 배운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증명하며 주인공을 정말 바보로 만드는 일이다. 게다가 승유의 목표는 수양 한사람만이 아니며, 세령을 향한 분노 + 아무것도 모르고 세령을 사랑했던 자신을 향한 분노가 뒤범벅이 된 복잡한 상황인 것이다. 설사, 수양 한사람만을 위한 복수라 할지라도, 나라면 하루아침에 집안을 단순 몰락도 아니고 몰살을 시킨 상대를 그 상대만 곱게 죽이는 복수는 하지 않겠다. 그에게 내가 겪었던 그 모든 고통을 하나씩 맛보게 하며 옭아매어 죽이고픈게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3. 세령이는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에 이미 자포자기이다.
언젠가 정인이 자신을 죽이러 올 날을 기다리며 죽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 희망마저 꺾인 것이다.
그저 붙어있기에 숨쉬고 있는 것이지, 인간의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 아닌 상태....
부모는 그래도 어떻게든 마음 붙이고 살길 바라며 일을 척척 진행해 나가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에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연인과 함께했던 추억의 장소를 돌아보며 그가 다른 곳에서나마 편안하기를 빌 뿐이다.

그런 모습들을 각자의 회상신으로 적절히 잘 배치해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구나....


4. 세령에게 가야했을 반지가... 등장했다...
그를 깨버린 승유는 무엇을 깬 것일까... 반지를 건네던 그때의 자신이었을까...
하필 깨진 반지는 하나여서, 복선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의심이 든다.. 무섭게시리...ㅠ.ㅠ


5. 빙옥관은 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조석주의 캐릭터는 괜찮지만, 생각보다 초희 캐릭터가 잘 안사는 것 같고, 곁가지인 소앵은 좀 쳐냈으면...-_-;;;
아직 승유의 정체가 빙옥관 내에 발각되지 않았으니 관계구축이나, 사건을 만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메인을 중심으로 관계형성이 오늘부터 서서히 구축되어야 하는데 엉뚱하게 막내기생이 붙으려는 형세..;; 여기까지만 하고 끝내자.. 응? ;;;;;


6. 승유의 눈빛은 대체 어디까지 업그레이드 될 것인가!!!!!!!!!!
나름대로 박시후씨가 로미오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지만, 이런 폭발력까진 없었는데...

청수하고 구김살 없는 호탕한 귀한댁 도련님에서부터, 이제 인생 막장까지 경험하고 현실 체념과 분노와 증오만 남은 눈빛을 보니 과연 저 사람이 같은 사람이 맞나 싶더라...


7. 이제까지 남녀의 사랑을 얘기하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한테 목 졸리고, 사정없이 재갈물려 납치 당하고, 목에 칼까지 겨눠지는(14회 예고)... 이런 적이 있었던가?

본격 여주인공 대 수난 드라마.......OTL

그런데도 보는 시청자는 그 때문에 가슴이 선덕거리니.. 이 해괴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애증을 제대로 보여주니 좋구나....




뱀발 1
홍보를 위해 그리한 것은 알지만, 철없는 애들(13~15세)의 불같이 철없는 사랑 놀음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 을 대기에 유령커플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야!!!!!!!!!! OTL


뱀발 2
윤화재인의 노래와 박완규의 노래가 새롭게 드라마 본편에 등장..
이제까지 삽입됐던 노래들에 비하면 극 분위기에 훨씬 잘 어울림.. 특히 박완규씨의 곡....
하지만 볼륨 조절 좀...orz
한국드라마 보면서 가장 마음에 안드는 건 대사나 드라마 현장음조차 묻어버리는 엄청난 데시벨의 배경음...
OST.. 란건 극을 돋보여주기 위한 것이어야지, 그 혼자서 나 잘났다 떠들어선 안돼는거 아닌감요?


14회까지 얼마나 남은 것이냐!!!!
과연 10시는 오는 것이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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