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억기님!!!
아이고 정군관님!!
아이고 수창아!!!
아이고 상남아!!!

우송이랑, 서군관님이랑, 영갑이는 대장선에 타고 있어서 살았군요... -_-

지난주 예고편의 낚시질에 비한다면, 정작 본편은...
예고편에선 열심히(?) 깨지는 조선 수군과, 장군님의 수군 패밀리들을 바라보시는 그 흡족한 미소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바람에 제대로 사람 염장을 지르더니!!
정작 본편에선 그렇지 않군요...
차라리 그게 나았습니다요. 만약 본편에서마저 그랬으면 참....
안그래도 속 터지는데, 눈물까지 나왔을걸요?

정군관님이랑은 가덕도에서 돌아가시는군요...
하긴, 어제 물이랑 구하러 내려설때부터 '아이고.. 내일 여기서 죽겠구나..' 라고 한탄했습니다만...
전날, '마음것 마시라' 면서 참 부하들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시더니, 그 죽음이 그렇게 허망할수가 없었습니다.
상관 잘못 만나서 무슨 고생이래요...
진무시절 내내 정만호에게 깨져... 상관 덕분에, 다른 진무들에게서도 왕따 취급 당한적도 있었지..
오늘은 상관 잘못 만난덕에 개죽음까지 당했으니...
-그게 개죽음이지 달리 개죽음이겠습니까? 담당 연기자도 참으로 착잡했을 것입니다. 원래 사극, 그것도 전쟁이 배경인 사극을 찍을때 본인 죽는 연기하면 착잡할터인데, 멋지게 죽는것도 아니요.. 역사적으로도 드라마 구성적으로도 완전 개죽음이었으니..-
겨우 상남이와, 녹둔도 시절의 그 병사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난다.- 둘이 살아돌아왔나 싶었더니만, 칠천도에서 다 죽는군요... -_-
아이고....

가덕에서 그렇게 깨지고 겨우 칠천도에 와서는 원균은 술만 푸고 앉았고, 경상 우수사 배설은 12척 가지고 도망치고..
-그나마 하늘이 조선을 보우한게 아닐까... -_- -
그리고는 7월 16일을 맞이하는군요...
그 전날밤 왜군들이 배를 보내 함선몇척을 불태웁니다만.. 그건 빼고 원균이 '마음을 고쳐먹고' 한산도로 퇴각할 것을 결정하는 걸로 나오는군요. 제작진 입장에선 원균을 꽤 좋은 이미지로 그려왔으니, 이편으로 결정하리란 것은 당연합니다만... 결국 제작진이 원하는 '불멸의 이순신' 의 방향이 뭔지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 아주 좋다고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나쁘다고 할수도 없는 어중간한 드라마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제작진이 처음 의도했던 '전쟁속에서 장수이자 한 인간인 이순신 조명' 에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전개로도 성웅 이순신에서 '인간 이순신' 에 대한 조명을 어느 정도 하긴 했지만,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쪽 저쪽의 장단에 놀아나다가 자기들끼리 자멸해버린 드라마랄까요..
-그나마 드라마가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덕입니다.-

조금 더 오랜 기간 동안 연구되고, 기획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스텝들이 정말 잘 한 것은 '배우들의 캐스팅이 눈이 부시도록 멋졌다' 는 것 하나군요.
이 배우 캐스팅으로 기획에만 2년여의 시간을 들이고, 제작에만 1년여의 시간을 들였다면 훨씬 멋지고, 진정한 '인간 이순신' 을 만날수 있는 훌륭한 드라마가 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KBS의 성급한 준비와, 제작진들의 갈팡질팡이 극을 '나름 재미있게 보고는 있지만, 뭔가가 상당히 부족한' 드라마로 만들고 만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서...
가덕에서 겨우 살아돌아온 상남이..
왜놈들 총알세례를 집중적으로 받으며 가는군요..
정은표씨는 -배우 이름, 극 이름음 생각 안납니다.- 상남이에게 달려가려다 다리에 총을 맞으셨구요.. 봐서는 조방장 김완 장군과 함께 포로가 될 듯 합니다.
제 미약한 기억에서도 1~4회까지 등장했던 것 같구요.. 효수된 3명의 병사들 중 한사람이 정은표씨가 연기한게 아니였나 하는데.. 누구 이거 확인해 주실 분?

억기씨도 분전하시다가 돌아가셨군요..
징비록에는 '바다에 뛰어들어 죽었다' 라고 했는데, 난중잡록에는 '끝까지 항전하다 죽었다' 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아마도 난중잡록것을 쓰지 않을까 했는데, 난중잡록의 기록을 사용했군요.
부관이 상처입자 보호하다가 칼을 맞고 허망하게 돌아가시더군요...
녹둔도 시절에는 너무도 장렬하게 군사들의 최후를 보여주어서 '오버다' 싶었는데, 해전으로 넘어오면서부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버리는 신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눈물나게 만들더군요.
녹둔도는 병사들이 나오는 시간도 전라 좌수영 수군 패밀리에 비하면 적지 않습니까요?
정말, 오랫동안 입담으로 친숙하셨던분들이 비명도 못지르고, 화면에 몇초 비춰지지도 않은 채 픽픽 쓰러져 죽어나가니 눈물이 다 나오더군요...
물론, 그 와중에도 수창이는 '장렬한 최후' 를 맞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대용씨와 거북선으로 얽힌 일이 많으셨으니 그럴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만...
참 속상하더군요.. 배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그 재주로 지휘장의 자리에 올라서도 교만하지 않고 안전하고 훌륭한 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야말로 착하고 순한 백성 그 자체였는데..
'중요한 전선만은 지켜야 한다' 면서 안위도 돌보지 않고 불 붙은 거북선을 구하기 위해서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적의 칼에 쓰러지다니...
너무 비교되었달까요?
굶고, 헐벗고, 전쟁과 노역에 찌들고, 무슨 명예나 찾을 재산이 있어서도 아니고, 거창한 대의명분따위는 몰라도, 내가 살고, 내 가족이 살고, 내 이웃이 사는곳에 들이닥친 불행을 온몸으로 막아서는 그들과, 전쟁의 와중에도 헛소리나 해대면서 배에 기름칠이나 하고 있는 그들이...
고생고생 해 가면서 장군님이 만드신 수군이 무너지는 것도 눈물났지만, 그 고생을 감내하며 살기위해, 지키기 위해 열심이었던 사람들 하나하나가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도 슬펐습니다.
그것도 배에 기름으로 띠를 두른 잘못된 위정자들로 인해서....

찌질이 선조나 조정의 무능력함도 무능력함이지만, 일선 지휘관에서 당시 조선 정부의 무능을 온몸으로 보여준 원균의 최후는 고성 춘원포에서 맞이했습니다.
그 뻘밭을 열심히 뛰어 도망가더군요.. 산으로 도망칠때보다 더 초라해 보였습니다.
그 많던 함선 다 말아먹고, 몇 안되는 부하들과 뻘밭을 열심히 달려 도망치는 모습이라니요...
그래도 제작진들은 쌓아온 가닥이 있어서 원균의 최후를 멋지게 그려주셨습니다.
마지막 명령이 '살아남아 이순신의 충직한 부하가 되라' 라니요...
그 동안 그려진 모습으로만 보아도, 그들은 이미 장군님의 충직한 부하였습니다.
'적의 피가 묻은 칼을 동지의 심장에 겨누지 말라' 고 하셔서 겨누지 않았습니다. '떠난 뒤에도 그를 잘 보필하여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고 명하셔서 도성으로 끌려가시는 장군님을 보고 안타까우면서도 뒤 돌아서서 새로 부임한 통제사에게 열심히 진영의 현 상황을 보고했던 것입니다.
그를 몽땅 무시하고, 제 멋대로 굴다가 다 말아먹고서야, 마지막에 이르러서 깨달았는가 싶었는데, 그도 아닙니다 그려..
그들이 마음으로부터 존경하고 섬겼기에, 그렇게 개죽음을 당해가면서도 당신곁에 붙어있었던거랍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런데 당신은 그들을 '장군님의 부하' 로만 여겼지, '자신이 지켜야 할 부하, 백성들' 로는 보지 않으셨습니다.

제작진들이 나름 멋지게 원균을 그려보려고 노력은 하였습니다만, 결국 그리 멋지게 보이지도 않았고 삽질에 가까웠달까요.. -제가 원균을 좋아하지 않아서 더욱 삐딱하게 보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모로 착잡한 한 회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걱정이 됩니다.
남은 분량은 약 10여회.
언제 다 끝내시렵니까?
드라마틱한 명량대첩도 그리셔야 하고, 면이도 등장시켰으니, 그의 죽음도 그려내셔야 하겠고, 수미상응을 이루시겠다니 노량해전도 2회정도는 다시 찍으실터인데...
그거, 남은 12회 분량에서 가능한겝니까? -_-
그러게 청년시절에서 시간낭비 좀 그만하시지 그러셨습니까...
2개의 원작 중, 정작 제작진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원작쪽에 비중을 많이 두는게 아니라,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셨습니다. 물론, 그가 얼마나 백성들을 사랑하고, 그 마음이 어떻게 자라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은 좋았습니다만, 적절한 시간 안배를 했어야지요..
이제는 급급해 보입니다.
이미 적자라니, 더 이상 늘리기도 힘들고, 겨우 늘인 분량은 4회요, 그 안에서 꼭 언급해야 할 이야기들은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 걱정이 됩니다.
80여회를 넘기면서부터는 이야기가 좀 급하게 간다는 느낌도 있거든요....

여튼, 끝나면 참으로 기분이 요상할 것 같은 드라마입니다.
20여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 보는 이순신 드라마이기때문에 기대했었고, 좋아하는 배우가 등장한다기에 기대했었고, 1회에 등장하신 장군님의 모습이 너무도 그림같기에 광분하면서 기대했었는데...
그만큼 실망도 매우 컸던 드라마입니다.
끝나고나면, 아마도 '태어나 처음으로 이순신 드라마를 봤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자' 정도에서 그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연구하고, 조금만 더 세밀했다면 분명 이 드라마는 -난 보지 못했지만- 그 동안 제작된 '성웅 이순신' 의 드라마와는 다른 노선을 걸은 훌륭한 드라마로 기억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아직도 12회가 남았는데, 벌써 혼자서 쫑내는 기분을 내고 있습니다 그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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