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휴즈씨가 돌아가셨다.
글을 올리려고 했지만, 나름대로의 추모 모드로...( ..)
처음 2기 엔딩을 볼때부터 '2쿨 마지막은 휴즈 중령님의 죽음으로 끝나겠구나..' 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의외로 한회 빨리 끝내서 조금 아쉬웠기도 했었다.
-2쿨의 오프닝과 엔딩을 아주 좋아했었기 때문에,...-

중령님의 죽음이, 대령님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되는 만큼 애니팀도 기합을 단단히 집어넣고 그려냈지만, 중령님이 전화거실때 센트럴로 발길을 옮기시는 대령님이라니...
안타까움이 떨어졌달까....
원작대로 가는쪽이 좀 더 중령님의 죽음이 안타까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눈물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휴즈 중령님이 형제에 대해서 각별히 신경을 써주기는 했지만, 25화의 마지막 장면에 관해서는 아리송하다. 예전 어느 잡지 기사에서 '에드의 환상 비슷한 것이지 휴즈씨가 유령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라는 내용을 본 듯도 한데...
감독이 어떤 의도로 그걸 집어넣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냥, 떠나보내는 자가 아쉬워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울만한 연출' 을 해본 것인지 어떤 것인지....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들 앞도 아니고, 진한 우정을 나눴던 친우의 앞도 아니고,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에드앞에 모습을 나타내다니....
그가 엘릭 형제에게 느껴보지 못한 아버지와 같은 사랑을 주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원작이나 애니쪽이나 휴즈씨는 형제들을 '어린아이' 로 규정하면서 그들의 선택과 걸어가는 길을 지켜보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형제가 벽에 부딪혔을때는 그들 형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이 모습이 아버지라면 아버지처럼 비춰져 보이기도 했다.-

뭐, 씻을 수 없는 죄의 무게를 짊어지고 절망하면서도 새롭게 일어서 여행을 떠나는 형제에게 안타까움과 사랑을 담아 격려하는 수많은 하가렌 팬들을 대신한 거라고 생각할련다.
만일 실제 휴즈씨의 영혼이 강림하신거라고 해도 딱히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우에게는 미안함을, 어린나이에 짐을 가득 짊어진 형제에 대해서는 안쓰러움을 가지고 말이다.-

휴즈 준장님의 편안한 잠을 빈다...
저 하늘에서 사랑하는 딸 엘리시아의 모습을 지켜봐주시길...




그런데...
한국의 호크아이 중위의 컨셉은 꽤 감정표현을 잘 나타내는 편으로 잡은 것 같다.
일본쪽이 냉정함이랄까,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냉정을 가장하는 느낌이라면, 이번 휴즈씨 에피소드를 보고나니, 한국의 중위님은 상당히 감정표현이 풍부한 편에 속한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장단점은 있겠으나...
애니의 마지막편을 생각한다면, 일본측보다 감정이 풍부한 편인 호크아이 중위가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완결되지 않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다보니, 원작에서 대령에 대한 중위님의 감정이 아직 나오지 않을때였기때문에, 후반부 중위님의 대사는 생뚱맞게 들리기도 했었다.
물론, 무능대령과 유능 중위님의 관계야 잘 유추해보면 '과연 그들사이가 상사와 부하로서만의 감정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확실하게 규정된바는 없었다.
마지막편의 그 대사를 위해서라도 대령에 한해서는 감정을 조금 풍부하게 내는 한국쪽 중위님이 더 나은걸지도....

26화 그녀의 이유..

윈리가 생각없는 인물로 그려져서 반감되는 에피소드다.
기계광에다가, 자신이 만든 오토메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은 윈리답지만, 에드의 은시계에 무엇이 적혀있고, 무슨 결심으로 국가 연금술사가 되었는지를 잘 알고 있는 원작의 윈리에 비한다면 애니의 윈리는 그야말로 철부지!
-애니의 윈리에게 이런짓을 시킬거라면 대체 뭐하러 앞부분에 윈리가 은시계를 열어보게 했담?-
게다가 에드는 자신의 잃어버린 팔, 다리보다는 단 하나의 혈육인 알의 육체를 돌려주고 싶어서 이런 힘겨운 여정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에드 앞에서 '내가 더 노력해서 네가 평생 불편하지 않도록 할테니까..' 라니...
원작의 윈리가 이런 소리를 할리가 없잖아! '대체 넌 은시계까지 열어보고서 에드의 결심을 뭐로 생각한거냐?!!! 너 무늬만 윈리지?'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래, 애니판 윈리의 말처럼, 에드는 윈리가 노력해서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오토메일로 평생을 살아간다고 치자.
그럼 알은?
갑옷에 혼만 장착된 상태로, 엄마를 연성할때 몸을 빼앗긴 충격으로 당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상태로, 자신이 정말 실존했었던 알폰스 엘릭이라는 사람이었는지 혼란스러웠던 상태로, -이는 극복을 했지만..- 육체가 있음으로서 누릴 수 있는 삶이라는 즐거움이 없는 상태로, 그렇게 살아가란 말인가?
그러다가 에드가 수명을 다 해 죽으면, 제 5연구소의 수문장 형제의 동생처럼 혈인을 지워서 자살?

애니 스텝들덕분에 윈리가 '생각없는 인간' 으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다시한번 형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 라고 바라는 알의 소망은 상큼히 씹어잡수시는 애니의 윈리라니..
그러면서 3쿨 엔딩에 윈리를 잔뜩 집어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건가?
순식간에 '생각없는 인간' + '서비스 만땅의 히로인(?)' 으로 몰아가는 애니팀의 재주에 그저 놀라울뿐...
-물론 노래 가사는 좋았다. 윈리는 활달한 아이이고,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입장의 히로인은 아니지만, 형제들의 입장에서는 집을 불태워버린 그들이 '가족' 이라 칭하며 돌아갈 곳은 윈리가 있는 곳이지..-

애니팀이 말아먹은 캐릭터가 한둘여야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DVD가 나오면 지를 인간........
이렇게 씹어놓으면 나중에 지름신이 부르실 때 조금이나마 이성이 제어를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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