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국립전주박물관의 특별전 '조선의 소반' 전시에 다녀왔다.

소반은 우리나라 좌식생활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생활용품 중의 하나이다. 고구려 벽화에서도 소반의 모습이 등장하는 등 역사가 오래된 생활용품이다. 전시의 부연설명에서는 고려시대까지 소반과 함께 쟁반도 사용이 되었으나 점차적으로 음식을 부엌에서 내어감과 동시에 객에게 대접하는 편리함으로 소반으로 사용처가 굳혀져 갔음을 설명하였다.

조선시대의 연회장면을 그린 그림 역시 함께 전시되었으나, 사진을 남기지는 못하였다.
최근의 사극들을 보면, 소품 준비의 간편성때문인지, 연회 장면에서 한 상에 음식을 늘어놓고 즐기는 모습을 화면으로 잡아주는데, 실상 이는 잘못된 표현 중 하나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겸상을 하지 않으며, 개인상을 받는게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대가라면, 그 규모에 맞게 꽤 많은 소반을 구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나전칠일주반(螺鈿漆一柱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시품목이다. 연잎모양의 상판과 연대를 연상시키는 기둥, 사방으로 연꽃봉오리로 장식한 화려함을 자랑하는 소반이다. 규모나 모양으로 보았을때 찻상으로 쓰였을 듯하다.


잔상
잔을 나르거나 놓아둘 때 잔이 넘어지지 않도록 구멍을 뚫은 상이다. 오늘날의 컵홀더와 같다고 보면 될 듯...
옛날에도 이런 컵홀더(?)가 있었구나.. 싶어서 '역시 사람살이에 편리함을 생각하는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구나..' 란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던 상이었다. 게다가 모던한 모양새까지.. 꽤 구미가 당기는 소반이었다.



합환주상

위의 잔상과 더불어 잔을 고정할 수 있게 구멍이 파여있는 상이다.
명칭에서 알수 있듯이, 혼례후 신랑과 신부의 합근례 의식때 사용된 합환주상이다. 합환주잔은 하나의 박을 쪼개어 만들어 부부의 의미를 더한다.


지승반

한지를 길게 꼬아 만든 소반으로 돌상으로 사용되었던 소반이다. 천년을 간다는 한지를 길게 꼬아 돌상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태어나 무사히 첫돌을 맞이한 아기의 장수를 염원하였음을 알수 있다.


전시품명이 적히지 않은 또 다른 독특한 일주반이다.
거북모양의 맏침과 거북 등에 새겨진 괘로 보아, 점을 치는 용도로 사용된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전시장 전경

최근 2~3년간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꽤 볼만한 전시를 하고 있어 기쁘다.
덤으로 몸 담고 있는 곳이 장소이다보니, 특별전 홍보물 역시 국립중앙박물관의 영향을 받아 세련됨을 더 하고 있기도 하다. 여러모로 흥미있는 전시에, 소득도 참 좋았달까...

다음에는 어떤 전시를 할까...
주말에 별다른 일만 없다면, 박물관 특강을 꾸준하게 듣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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