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연말..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파주에서 잘 쉬고, 공연까지 친구집에서 신세를 지며 그동안 가보고 싶었지만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았던 북촌 한옥마을을 다녀왔다.





구 불구불 빙빙 돌아가는 골목길을 걷다 한겨울임에도 밖으로 줄지어 나와있는 화분이 보였다. 앙상한 가지와, 얼마전에 내렸다 녹은 눈, 그리고 여기저기 늘어져있는 전신주 줄 등이 어릴때 잠시 세들어 살았던 어느 동네의 골목을 연상케 했다.





크리스마스는 지났는데... 문밖에 세워져있던 트리..

한옥과 트리..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풍경이다.

이 댁의 가족들은 평안하고 즐거운 성탄을 맞이했을까?





어릴땐 동네마다 빨~간 우체통이 있었지..

방 학때 자주 만날수 없었던 친구들에게 편지도 보냈고.. 왜였는지 모르겠지만, 방학숙제중 하나였던 담임선생님께 편지보내기도 있어서 있는 말 없는 말 열심히 쥐어짜내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편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담임선생님께 한번도 답장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 편지를 보내고 언제 답장이 도착하나 하루종일 편지함을 열었다 닫았다 했었던 그 기억이 떠올랐다.


어 느순간 이메일이 편지를 대신했고, 이제는 그보다 더 빠른 메신저 서비스가 서로의 소식을 전해주는 시대이다. 이 집앞의 편지함을 찍은 뒤 생각해보니, 이사올적에는 분명히 있었던 그래서 정말 신기하게 생각했던 우리 동네 빨간 우체통이 어느순간 철거되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집의 편지함은 누구의 소식을 기다리나....





어릴땐 동네마다 목욕탕도 꼭 하나씩 있었던 것 같았는데 말이다..

명절 전이나, 연말이 되면 사람들로 가득 찼던 목욕탕..

더 이상 엄마와 함께 목욕을 할 수 없었던 동생을 남탕으로 홀로 보내며 구석구석 잘 닦으라고 신신당부했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난다. 하지만 동생은 엄마의 사탕발림이었던 용돈으로 과자를 사먹을 생각에 늘 목욕은 하는 둥 마는 둥.. 목욕을 끝내고 나오며 주인에게 확인하는 동생의 목욕시간은 그날 저녁 엄마의 잔소리를 불러오곤 했다. 휴대전화도 없던 그때 30분만에 끝내고 나갔다는 동생의 소식에 이놈을 어디서 잡아오나.. 고심했던 엄마..






골목 사이사이마다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특히 북촌 8경으로 지정된 곳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연말, 주말, 그리고 유명한 관광지, 서울 이라는 특성 치고는 사람이 없었지만, 난 고즈넉한 분위기를 원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






맹사성 집터... 고불헌...

5 천원의 입장료를 내면, 따뜻한 차 한잔도 마실수 있고, 풍광도 여유롭게 구경이 가능하지만.. 그냥 돌계단에서 보이는 경복궁을 찍었다. 사진에서도 어렴풋이 알수 있듯이 궁과 맹사성의 집을 서로 바라볼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더욱더 잘 보였을테지..

세종께서는 대군시절부터 스승이었던 맹사성의 집에 불이 켜져있는지를 확인하고 꼭 불이 꺼지면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스승보다 먼저 잘수 없다면서..





고불헌 올라가는 돌계단을 지키고 있던 석상...

넌 사자니.. 뭐니?




다시 북촌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길에도 차들은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구나..

나도 차를 운행하지만, 우리나라 차를 가진 사람들은 정말 걷는 것을 싫어하는구나 싶었다. 주차된 차량이 없었다면 더 한가롭고 좋은 풍경을 찍을 수 있을텐데... 생활의 편리함이란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가 사진을 찍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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