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전에 종영된 드라마 [부활]
2002년 문화방송의 다모보다 더 뜨겁게 불타올랐던 부활에 대해서 추억하며....
처음 부활에 관한 포스팅을 했을때부터, '벼르고 별렀으나, 사정상 뒤 늦게 시작하게 된 드라마' 였다.
그러나,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아서, 극본, 연출, 연기자 이 3박자가 서로의 영역에서 제 할일을 다 해내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부활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개인적으로 소견을 밝힌다면, 나는 드라마라는 장르를 좋아하질 않는다.
그 판에서 돌아가는 일련의 실망스러운 기사를 읽을적마다 한심함에 비웃기도 하였고, 실 삶은 그렇지 않더라도 12년의 정규교육으로 굳어진 머리는 전파가 쏟아내는 파격적인 드라마의 내용을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서이기도 했다.
그래도 나름 빠질만한 드라마는 있었다.
[다모] 가 그랬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도 그랬다.
그들은 확실히 내 눈을 끌었다. 소재면이나, 이야기의 구성면에서나..
그러나, 늘 온전히 그들과 사랑에 빠질수는 없었다.
한국에서 드라마는 실시간 생방송이다.
얼마전에 인기리에 끝났던 드라마 신입사원의 예야, 이미 기사 여기저기서 떠들어댔으니, 더 할말이 없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시청자와 실시간적인 유대' 던가 뭐라던가 라면서 '이것이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열악한 환경이야, 잘 모르는 내가 떠들어대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접할수 있을테니 더이상 말하지 않으련다.
뒷심이 좋았다면, 내가 부활보다 더 먼저 빠졌을 드라마 다모...
이 드라마를 본 이유는 순전히, '어찌 보이건 일단 형태는 사극! 그리고 사전 전작제!!' 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9화 분량까지는 착실하게 먼저 찍어놓았기에, 그 구성력이 탄탄했다. 그를 보고 얼마나 온 몸에 소름끼쳐하며 즐거워 했던지...
그러나.. 이 드라마는 온전히 사전전작제가 아니었다.
뒤로 갈수록 실시간 방송에 가까웠고, 제작진들은 갈팡질팡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광하다가 발을 한발 뒤로 빼고 관찰하며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 사전 전작제는 무리구나...'
'하다못해 대본이라도 다 완성이 되었으면...' 하고 바랬으나, 이후로 탄탄한 구성력을 자랑하는 드라마를 구경하지를 못했다. -모르겠다. 모르고 넘어간 것이 있을지는 몰라도...-
길게 주절거렸으나, 부활에 빠질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이야기는 이미 완성되어 있다.>
정말 중요한 사실이다.
돈만 많이 들여서, 몇년 기획했다고 뻥치는 드라마에 비해서, 이 드라마는 정말로 2년동안 튼실하게 준비한 드라마라는 사실을 느낄수 있었다. 아니, 실제 기획년도가 더 짧아도, 어찌되었건, 그 준비기간만큼은 허풍떠는 드라마에 비한다면 정말 알차게 보냈다고 할수 있다.
실제로 부활은 8월 7일 무렵에 마지막 방송 대본이 완성되었으며, 마지막 촬영은 17일이었다고 한다.
이미 이야기의 주요 구조가 완성되어 있기에, 그리고 대본이 제때 완성되었기에, 제작진들은 대본을 연구하고, 어떻게 화면을 구성할 것이며, 촬영일정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차분하게 검토할수가 있다.
배우들 역시, 대본 하나하나의 의미를 새기며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더 몰두 할수가 있다.
당장, 한국방송공사의 부활 공식 홈페이지의 NG모음을 보면 그를 알수가 있다.
주인공 서하은 역의 엄태웅이 오타된 대본의 대사를 그대로 연기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그는 그 대본의 오타조차도, 작가가 의미하는 바가 있을지 모른다고 연구하고 그렇게 연기를 행한 것이다.
쪽대본이 날아와서 배우들이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이렇게 움직일수밖에 없는 이유, 말할수밖에 없는 이유를 연구조차 못한 채, 그저 대사만 로봇처럼 외워 찍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매 회, 빠짐없이 예고를 넣어주는 꼼꼼함과, 다양한 화면구성은 '방송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았다.
-23, 24부의 예고가 없었던 이유는 부활 패닉들이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고 제작진에게 강력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막방때는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보기 설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화면구성이 다양하다는 뜻은, 찍기에 급급한 드라마의 평면적인 연출에 비하면 부활은 꽤 여러 시도와 세밀한 화면구성으로 캐릭터들의 심리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극 구성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연기해주는 연기자들과, 그들의 감정을 잘 잡아주는 연출진들... 이런 드라마를 어떻게 외면할수가 있느냔 말이다.
주연과 조연을 나누는 자체가 의미 없었던 드라마.
요즘 드라마들을 보면, 주연과 조연이 확연히 나누어진다.
주로, 스타성이 높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며, 그나마, 연기가 되는 중견급 연기자와, 무명배우들(?)이 조연을 맡는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두개의 드라마를 하나의 제목으로 감상한다.
주연들은 시리어스물을, 조연들은 코믹물을.....
가끔은 주연 내부에서도, 메인 커플은 코믹을, 서브 캐릭터는 시리어스물을 찍기도 한다.
그러나, 부활에서는 그냥 지나치는 조연들이 없었다.
아니, 조연으로 나눌 수가 없다.
그나마, 정말 조연처럼 사라진 인물들은 이미 죽어 이름으로만 언급되는 사람들이 아닐까... 임대식이나 유건하 형사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부활에서 등장하는 연기자들은 하나같이 나름대로 자신의 사명을 가지고 움직인다.
20년동안 헤어졌던 유강혁, 유신혁 형제의 극적인 상봉에 도움을 주었던 호텔 종업원은 하은이 끔찍한 비극을 맞이하고 신혁으로 옷을 갈아입기위해 돌아왔을 때 재 등장한다. 거기에, 강인철이 형제가 뒤바뀌었음을 알게 하는 결정적인 진술도 이 아가씨가 하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20년전의 사건을 캐고 다니는 강주를 막기 위해 이태준이 사주한 업주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그저 주변 정리나 하고 있던 엑스트라와 같았던 직원이 재 등장해서 강주에게 결정적인 제보를 하기도 한다.
이름없는 조연들마저 이러한데, 커다란 비중을 가진 메인 캐릭터들이야....
젊고 인기있는 스타이기때문에 비중이 높고, 나이 든 중년 배우이기에 그 위치가 부모의 위치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극의 핵심을 멋지게 이끌어가고 있다.
그나마 부활 내에서 죽지도 않았는데 정말 조연의 위치로 떨어진 인물이라면 정진우 정도겠다.
-이는, 그를 연기하는 배우의 실력부족도 한 몫한다. 다시 말하지만, 난 연기자 고주원씨에게 별 감정없다. 고주원도 점차 발전이 있을 것이다.-
몇번이고 되돌려보게 만드는 화면 속 정보.
부활 패닉들이 흔히 쓰는 말 중에 '복습' 이라는 단어가 있다.
실제로 부활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복수극의 고전이라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모티브를 따왔기때문에 갈등 구조는 몇회만 집중해서 시청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파악할수 있다.
화면에 보여지는 모든 정보를 파악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쉽게 파악할수 있으며, 지금 당장 파악하지 않더라도, 전회에 뿌려진 정보는 다음회에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그 해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드라마에 빠져들수밖에 없었다.
그저 스쳐지나갔던 인물이, 대사가, 다음회에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드라마와는 다르게 좀 더 화면에 집중을 하게 만든다. '지금 이 장면이 중요한 복선이 되지 않을까..' '이 대사가 나중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집중을 하면서 보게 되니, 혹여나 놓쳐버린 정보가 있을지 몰라 몇번이고 돌려보게 된다.
왜 이 상황에서 저 장면을 부각시키는 것일까.. 조명이 저런 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까... 등등..
실제로 여러번 보게 되면서 등장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연기의 차별화와, 본방에서 놓쳐버렸던 여러 장면들을 다시 발견하기도 했다. -물론 그중에서는 그야말로 삽질했던 적도 있었다. ;;;-
한발 더해, 작가의 의도와 연출이 실제로는 어떻게 차이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대본까지 섭렵했다.
그리고, 실제로 시간 부족으로 대본에 묘사된 장면이 극에서 빠져있음을 발견하고, 좀 더 자연스럽게 앞과 뒤를 연결할수 있기도 했다.
이런 드라마에 빠지지 않으면 대체 어떤 드라마에 빠져야 한단 말인가..
이토록 열광할수 있는 '꺼리' 들을 만들어놓고 '너무 깊게 빠지지마' 라고 말하는 것은 잔인하다.
시청률이야 어떻건 간에, 극 구성의 주요 요소들이 제 자리에서 자신의 음을 확실하게 내어준 이 드라마는 멋진 화음을 보여주었고, 나는 그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음악에 열광적으로 반응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영원토록 이 드라마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지난 3개월간 무더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궈준 [부활] 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감독은...
감독판 DVD를 내어놓으라!!!!
시간상 잘라버린 장면들을 포함하여 감독판 DVD를 내어놓으란 말이다!!!
스페셜 피쳐가 빵빵한 DVD를 내어놓으라!!!!
가격이 얼마건 무조건 사주마!!
시간이 오래걸려도 상관없다. 드라마의 기획을 치밀하게 했던 것 처럼, 엉성하기 짝이 없는 한국 드라마 DVD의 수준을 그대들이 높여주길 바란다.
올 겨울에는 [부활] 의 감독판 DVD를 볼수 있는 것이겠지?
만약 안나온다면 한국방송공사는 무시무시한 일을 당할 것이다.
2002년 문화방송의 다모보다 더 뜨겁게 불타올랐던 부활에 대해서 추억하며....
처음 부활에 관한 포스팅을 했을때부터, '벼르고 별렀으나, 사정상 뒤 늦게 시작하게 된 드라마' 였다.
그러나,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아서, 극본, 연출, 연기자 이 3박자가 서로의 영역에서 제 할일을 다 해내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부활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개인적으로 소견을 밝힌다면, 나는 드라마라는 장르를 좋아하질 않는다.
그 판에서 돌아가는 일련의 실망스러운 기사를 읽을적마다 한심함에 비웃기도 하였고, 실 삶은 그렇지 않더라도 12년의 정규교육으로 굳어진 머리는 전파가 쏟아내는 파격적인 드라마의 내용을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서이기도 했다.
그래도 나름 빠질만한 드라마는 있었다.
[다모] 가 그랬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도 그랬다.
그들은 확실히 내 눈을 끌었다. 소재면이나, 이야기의 구성면에서나..
그러나, 늘 온전히 그들과 사랑에 빠질수는 없었다.
한국에서 드라마는 실시간 생방송이다.
얼마전에 인기리에 끝났던 드라마 신입사원의 예야, 이미 기사 여기저기서 떠들어댔으니, 더 할말이 없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시청자와 실시간적인 유대' 던가 뭐라던가 라면서 '이것이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열악한 환경이야, 잘 모르는 내가 떠들어대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접할수 있을테니 더이상 말하지 않으련다.
뒷심이 좋았다면, 내가 부활보다 더 먼저 빠졌을 드라마 다모...
이 드라마를 본 이유는 순전히, '어찌 보이건 일단 형태는 사극! 그리고 사전 전작제!!' 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9화 분량까지는 착실하게 먼저 찍어놓았기에, 그 구성력이 탄탄했다. 그를 보고 얼마나 온 몸에 소름끼쳐하며 즐거워 했던지...
그러나.. 이 드라마는 온전히 사전전작제가 아니었다.
뒤로 갈수록 실시간 방송에 가까웠고, 제작진들은 갈팡질팡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광하다가 발을 한발 뒤로 빼고 관찰하며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 사전 전작제는 무리구나...'
'하다못해 대본이라도 다 완성이 되었으면...' 하고 바랬으나, 이후로 탄탄한 구성력을 자랑하는 드라마를 구경하지를 못했다. -모르겠다. 모르고 넘어간 것이 있을지는 몰라도...-
길게 주절거렸으나, 부활에 빠질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이야기는 이미 완성되어 있다.>
정말 중요한 사실이다.
돈만 많이 들여서, 몇년 기획했다고 뻥치는 드라마에 비해서, 이 드라마는 정말로 2년동안 튼실하게 준비한 드라마라는 사실을 느낄수 있었다. 아니, 실제 기획년도가 더 짧아도, 어찌되었건, 그 준비기간만큼은 허풍떠는 드라마에 비한다면 정말 알차게 보냈다고 할수 있다.
실제로 부활은 8월 7일 무렵에 마지막 방송 대본이 완성되었으며, 마지막 촬영은 17일이었다고 한다.
이미 이야기의 주요 구조가 완성되어 있기에, 그리고 대본이 제때 완성되었기에, 제작진들은 대본을 연구하고, 어떻게 화면을 구성할 것이며, 촬영일정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차분하게 검토할수가 있다.
배우들 역시, 대본 하나하나의 의미를 새기며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더 몰두 할수가 있다.
당장, 한국방송공사의 부활 공식 홈페이지의 NG모음을 보면 그를 알수가 있다.
주인공 서하은 역의 엄태웅이 오타된 대본의 대사를 그대로 연기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그는 그 대본의 오타조차도, 작가가 의미하는 바가 있을지 모른다고 연구하고 그렇게 연기를 행한 것이다.
쪽대본이 날아와서 배우들이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이렇게 움직일수밖에 없는 이유, 말할수밖에 없는 이유를 연구조차 못한 채, 그저 대사만 로봇처럼 외워 찍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매 회, 빠짐없이 예고를 넣어주는 꼼꼼함과, 다양한 화면구성은 '방송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았다.
-23, 24부의 예고가 없었던 이유는 부활 패닉들이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고 제작진에게 강력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막방때는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보기 설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화면구성이 다양하다는 뜻은, 찍기에 급급한 드라마의 평면적인 연출에 비하면 부활은 꽤 여러 시도와 세밀한 화면구성으로 캐릭터들의 심리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극 구성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연기해주는 연기자들과, 그들의 감정을 잘 잡아주는 연출진들... 이런 드라마를 어떻게 외면할수가 있느냔 말이다.
주연과 조연을 나누는 자체가 의미 없었던 드라마.
요즘 드라마들을 보면, 주연과 조연이 확연히 나누어진다.
주로, 스타성이 높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며, 그나마, 연기가 되는 중견급 연기자와, 무명배우들(?)이 조연을 맡는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두개의 드라마를 하나의 제목으로 감상한다.
주연들은 시리어스물을, 조연들은 코믹물을.....
가끔은 주연 내부에서도, 메인 커플은 코믹을, 서브 캐릭터는 시리어스물을 찍기도 한다.
그러나, 부활에서는 그냥 지나치는 조연들이 없었다.
아니, 조연으로 나눌 수가 없다.
그나마, 정말 조연처럼 사라진 인물들은 이미 죽어 이름으로만 언급되는 사람들이 아닐까... 임대식이나 유건하 형사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부활에서 등장하는 연기자들은 하나같이 나름대로 자신의 사명을 가지고 움직인다.
20년동안 헤어졌던 유강혁, 유신혁 형제의 극적인 상봉에 도움을 주었던 호텔 종업원은 하은이 끔찍한 비극을 맞이하고 신혁으로 옷을 갈아입기위해 돌아왔을 때 재 등장한다. 거기에, 강인철이 형제가 뒤바뀌었음을 알게 하는 결정적인 진술도 이 아가씨가 하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20년전의 사건을 캐고 다니는 강주를 막기 위해 이태준이 사주한 업주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그저 주변 정리나 하고 있던 엑스트라와 같았던 직원이 재 등장해서 강주에게 결정적인 제보를 하기도 한다.
이름없는 조연들마저 이러한데, 커다란 비중을 가진 메인 캐릭터들이야....
젊고 인기있는 스타이기때문에 비중이 높고, 나이 든 중년 배우이기에 그 위치가 부모의 위치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극의 핵심을 멋지게 이끌어가고 있다.
그나마 부활 내에서 죽지도 않았는데 정말 조연의 위치로 떨어진 인물이라면 정진우 정도겠다.
-이는, 그를 연기하는 배우의 실력부족도 한 몫한다. 다시 말하지만, 난 연기자 고주원씨에게 별 감정없다. 고주원도 점차 발전이 있을 것이다.-
몇번이고 되돌려보게 만드는 화면 속 정보.
부활 패닉들이 흔히 쓰는 말 중에 '복습' 이라는 단어가 있다.
실제로 부활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복수극의 고전이라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모티브를 따왔기때문에 갈등 구조는 몇회만 집중해서 시청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파악할수 있다.
화면에 보여지는 모든 정보를 파악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쉽게 파악할수 있으며, 지금 당장 파악하지 않더라도, 전회에 뿌려진 정보는 다음회에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그 해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드라마에 빠져들수밖에 없었다.
그저 스쳐지나갔던 인물이, 대사가, 다음회에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드라마와는 다르게 좀 더 화면에 집중을 하게 만든다. '지금 이 장면이 중요한 복선이 되지 않을까..' '이 대사가 나중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집중을 하면서 보게 되니, 혹여나 놓쳐버린 정보가 있을지 몰라 몇번이고 돌려보게 된다.
왜 이 상황에서 저 장면을 부각시키는 것일까.. 조명이 저런 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까... 등등..
실제로 여러번 보게 되면서 등장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연기의 차별화와, 본방에서 놓쳐버렸던 여러 장면들을 다시 발견하기도 했다. -물론 그중에서는 그야말로 삽질했던 적도 있었다. ;;;-
한발 더해, 작가의 의도와 연출이 실제로는 어떻게 차이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대본까지 섭렵했다.
그리고, 실제로 시간 부족으로 대본에 묘사된 장면이 극에서 빠져있음을 발견하고, 좀 더 자연스럽게 앞과 뒤를 연결할수 있기도 했다.
이런 드라마에 빠지지 않으면 대체 어떤 드라마에 빠져야 한단 말인가..
이토록 열광할수 있는 '꺼리' 들을 만들어놓고 '너무 깊게 빠지지마' 라고 말하는 것은 잔인하다.
시청률이야 어떻건 간에, 극 구성의 주요 요소들이 제 자리에서 자신의 음을 확실하게 내어준 이 드라마는 멋진 화음을 보여주었고, 나는 그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음악에 열광적으로 반응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영원토록 이 드라마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지난 3개월간 무더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궈준 [부활] 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감독은...
감독판 DVD를 내어놓으라!!!!
시간상 잘라버린 장면들을 포함하여 감독판 DVD를 내어놓으란 말이다!!!
스페셜 피쳐가 빵빵한 DVD를 내어놓으라!!!!
가격이 얼마건 무조건 사주마!!
시간이 오래걸려도 상관없다. 드라마의 기획을 치밀하게 했던 것 처럼, 엉성하기 짝이 없는 한국 드라마 DVD의 수준을 그대들이 높여주길 바란다.
올 겨울에는 [부활] 의 감독판 DVD를 볼수 있는 것이겠지?
만약 안나온다면 한국방송공사는 무시무시한 일을 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