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공감에까지 오른 그 광고 말입니다.
얼마전에 그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과연! 내가 비정상적인게 아니었던거야!' 라고 외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광고에 대해서 진지한, 그리고 현실적인 비판의 기사는 순식간에 잊혀지고, 그 광고의 주인공으로 나왔던 소녀가 어디서 나왔으며, 누구며, 포스트 문근영으로 줄줄이 언급되어지는 글만 보다가, 이오공감에 광고와 그에 대한 기사 이야기가 오르니까, 반갑다고 할까요.. 묘한 감정이 듭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서 초경파티니 하는것들이 생겼어도, 역시 기본적으로 가지는 감정이라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달까요. 만든 사람의 의도야, '어느날 문득 딸의 성장을 느낀 아버지의 흐뭇한 마음' 이겠지만, 전 그 광고를 처음 접하고는 공포물을 볼때도 느끼지 못한 소름끼치는 오싹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에 대해서 씹는(?) 기사가 없음에 제가 비정상적인 인간인건가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했지요.
요즘 딸들은 아버지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우는 아버지께서 저의 2차 성징을 알고 계셨다 하더라도 절대로 입밖으로 꺼내신적이 없으십니다.
제가 브래지어를 처음 한 것은 5학년이 시작되는 2월 무렵이었고, 초경을 시작한 것은 6학년 여름이었습니다.
특히나, 초경을 시작한 때에, 어머니께서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시고 제 이름을 적어두셨지요. 아직 이런 방면에선 -거의 그 또래의 남자애들이 그러하듯이- 늦되었던 제 동생은 '그냥 누나와 관련된 어떤 날' 정도로만 넘어가서, 한참 민감한 누나의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줬습니다. 정말로 고맙게도요..
하지만 아버지는 아니셨겠죠. 생일도 아닌 날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딸내미 이름이 적혀있고, 그 딸내미는 이제 한창 2차성징이 나타나는 시기. 게다가 한방 쓰시는 어머니께서 이미 아버지께 말씀을 다 드리신 상태지요.
아버지는 달력의 그 표시를 보시고 별 말씀이 없으셨고, 그저 출근하시면서 지나가듯이 '너도 이제 어른이구나. 생각을 깊게하고, 행동을 가벼이 하지마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지금도 정말 감명깊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하루가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네...
당장, 그 표시를 보고, 척봐도 의도가 느껴지는 그 말을 듣고 전 창피해서 미칠지경이었으니까요.
평소라면 학교에 갔을 그 시간을 넘겨가면서 어머니와 아침부터 한판 거하게 싸웠지요.
'왜 쓸데없이 그런것을 표시하느냐.' '아무리 아버지도 아셔야 하는 일이라곤 하지만 그걸 저렇게 표시해야 하느냐.' '동생은 또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등등등
아무리 2차 성징이라는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참 민감한 나이의 여자아이들에게는 그 하나하나가 스트레스입니다. 2차 성징과 동시에 어머니께 듣는 소리는 이겁니다.
'몸 조심하라..'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한순간에 온 몸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라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아버지 이전에 그 시기의 민감한 나이의 딸들은 아버지를 무의식중에 남자로서 약간이나마 의식한다 이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물론, 아버지라는 의식이 더 강하지만..
원래부터가 전 아버지와 그렇게 많은 스킨쉽을 가진 타입이 아니었습니다만, 그 이후로 아버지께 안겨본다거나 하는 일은 전무합니다. 아버지나 저의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라 그렇기도 하고, 흔히 말하는 여자가 되어간다는 증거를 보일적에도 일언반구 없으셨습니다. -물론 가끔 지나가는 말로 한두마디 하셨습니다만, 그 말들도 딱 2번이었습니다.-
가끔 술에 취하셔서 딸이 이쁜 마음에 안기도 하십니다만..
지금에서야, 많이 무덤덤해졌지만, 역시나 싫습니다. 다만 옛날처럼 질겁을하며 떨어져 아버지께서 민망함을 느끼셔야 할정도의 반응은 보이지 않습니다.
전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광고가 '마음 따뜻한 광고' 로 비춰지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광고를 보면서 제가 희롱을 당한 느낌이 들더군요.
광고의 컨셉이 아니라면, 그 딸은 굉장히 놀래는 반응과 함께 젓가락을 놓고 제방으로 들어가버린다거나, 아니면 아빠한테 '만지지마세요!' 라는 말을 신경질적으로 내뱉는 반응을 보여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미소를 지어보이다니요?
게다가 시종일관 화면에는 비춰지지 않는 아버지...
철저하게 남자의 시선으로 남자의 잣대로 재단되어진 그 광고를 보고 세상 어느 여자가 불쾌하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이 광고는 '딸의 진심' 이라는 제목으로 한편 더 제작되어야 할걸요?
이오공감에 오른 포스트의 트랙백을 따라가면서,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기사 내용에 공감을 표시하시고, 남성분들도, 어느정도 공감하고 계십니다. '여성들의 반응이 이럴줄은 몰랐다. 의외의 곳에서 여자들의 생각을 읽었다' 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떤분은 광고의 본뜻이었을 '저녁식사자리, 별뜻없이 딸의 어깨를 만졌는데, 딸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서로 당황 ->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에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림. -> 그 뜻을 알고 딸은 미소를 지음으로써 아버지와 화해' 라는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딸뿐 아니라 아버지도 화면에 얼굴을 보였어야 한다는 정확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 분 말씀이 옳습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당신들의 과해석이다' 라고 광고 제작자는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시점 자체가 철저히 남성중심적입니다. 게다가 나레이션도 '결혼하고 엄마가 되고..' 라고 했지요.
이쯤 되면, 광고 제작자는 이런 의심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습니다.
이런 불쾌한 광고는 빨리 내려졌으면 좋겠습니다만...
하긴, 이 보험회사 광고, 어느 하나 마음에 들었던 적이 없었군요. 생각해보니..
그러는 저도, 아버지의 강권으로 인해 별수없이 이 회사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쿨럭~
-왜 이야기 마무리가 이렇게...;;;;-
얼마전에 그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과연! 내가 비정상적인게 아니었던거야!' 라고 외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광고에 대해서 진지한, 그리고 현실적인 비판의 기사는 순식간에 잊혀지고, 그 광고의 주인공으로 나왔던 소녀가 어디서 나왔으며, 누구며, 포스트 문근영으로 줄줄이 언급되어지는 글만 보다가, 이오공감에 광고와 그에 대한 기사 이야기가 오르니까, 반갑다고 할까요.. 묘한 감정이 듭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서 초경파티니 하는것들이 생겼어도, 역시 기본적으로 가지는 감정이라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달까요. 만든 사람의 의도야, '어느날 문득 딸의 성장을 느낀 아버지의 흐뭇한 마음' 이겠지만, 전 그 광고를 처음 접하고는 공포물을 볼때도 느끼지 못한 소름끼치는 오싹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에 대해서 씹는(?) 기사가 없음에 제가 비정상적인 인간인건가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했지요.
요즘 딸들은 아버지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우는 아버지께서 저의 2차 성징을 알고 계셨다 하더라도 절대로 입밖으로 꺼내신적이 없으십니다.
제가 브래지어를 처음 한 것은 5학년이 시작되는 2월 무렵이었고, 초경을 시작한 것은 6학년 여름이었습니다.
특히나, 초경을 시작한 때에, 어머니께서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시고 제 이름을 적어두셨지요. 아직 이런 방면에선 -거의 그 또래의 남자애들이 그러하듯이- 늦되었던 제 동생은 '그냥 누나와 관련된 어떤 날' 정도로만 넘어가서, 한참 민감한 누나의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줬습니다. 정말로 고맙게도요..
하지만 아버지는 아니셨겠죠. 생일도 아닌 날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딸내미 이름이 적혀있고, 그 딸내미는 이제 한창 2차성징이 나타나는 시기. 게다가 한방 쓰시는 어머니께서 이미 아버지께 말씀을 다 드리신 상태지요.
아버지는 달력의 그 표시를 보시고 별 말씀이 없으셨고, 그저 출근하시면서 지나가듯이 '너도 이제 어른이구나. 생각을 깊게하고, 행동을 가벼이 하지마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지금도 정말 감명깊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하루가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네...
당장, 그 표시를 보고, 척봐도 의도가 느껴지는 그 말을 듣고 전 창피해서 미칠지경이었으니까요.
평소라면 학교에 갔을 그 시간을 넘겨가면서 어머니와 아침부터 한판 거하게 싸웠지요.
'왜 쓸데없이 그런것을 표시하느냐.' '아무리 아버지도 아셔야 하는 일이라곤 하지만 그걸 저렇게 표시해야 하느냐.' '동생은 또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등등등
아무리 2차 성징이라는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참 민감한 나이의 여자아이들에게는 그 하나하나가 스트레스입니다. 2차 성징과 동시에 어머니께 듣는 소리는 이겁니다.
'몸 조심하라..'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한순간에 온 몸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라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아버지 이전에 그 시기의 민감한 나이의 딸들은 아버지를 무의식중에 남자로서 약간이나마 의식한다 이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물론, 아버지라는 의식이 더 강하지만..
원래부터가 전 아버지와 그렇게 많은 스킨쉽을 가진 타입이 아니었습니다만, 그 이후로 아버지께 안겨본다거나 하는 일은 전무합니다. 아버지나 저의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라 그렇기도 하고, 흔히 말하는 여자가 되어간다는 증거를 보일적에도 일언반구 없으셨습니다. -물론 가끔 지나가는 말로 한두마디 하셨습니다만, 그 말들도 딱 2번이었습니다.-
가끔 술에 취하셔서 딸이 이쁜 마음에 안기도 하십니다만..
지금에서야, 많이 무덤덤해졌지만, 역시나 싫습니다. 다만 옛날처럼 질겁을하며 떨어져 아버지께서 민망함을 느끼셔야 할정도의 반응은 보이지 않습니다.
전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광고가 '마음 따뜻한 광고' 로 비춰지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광고를 보면서 제가 희롱을 당한 느낌이 들더군요.
광고의 컨셉이 아니라면, 그 딸은 굉장히 놀래는 반응과 함께 젓가락을 놓고 제방으로 들어가버린다거나, 아니면 아빠한테 '만지지마세요!' 라는 말을 신경질적으로 내뱉는 반응을 보여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미소를 지어보이다니요?
게다가 시종일관 화면에는 비춰지지 않는 아버지...
철저하게 남자의 시선으로 남자의 잣대로 재단되어진 그 광고를 보고 세상 어느 여자가 불쾌하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이 광고는 '딸의 진심' 이라는 제목으로 한편 더 제작되어야 할걸요?
이오공감에 오른 포스트의 트랙백을 따라가면서,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기사 내용에 공감을 표시하시고, 남성분들도, 어느정도 공감하고 계십니다. '여성들의 반응이 이럴줄은 몰랐다. 의외의 곳에서 여자들의 생각을 읽었다' 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떤분은 광고의 본뜻이었을 '저녁식사자리, 별뜻없이 딸의 어깨를 만졌는데, 딸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서로 당황 ->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에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림. -> 그 뜻을 알고 딸은 미소를 지음으로써 아버지와 화해' 라는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딸뿐 아니라 아버지도 화면에 얼굴을 보였어야 한다는 정확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 분 말씀이 옳습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당신들의 과해석이다' 라고 광고 제작자는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시점 자체가 철저히 남성중심적입니다. 게다가 나레이션도 '결혼하고 엄마가 되고..' 라고 했지요.
이쯤 되면, 광고 제작자는 이런 의심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습니다.
이런 불쾌한 광고는 빨리 내려졌으면 좋겠습니다만...
하긴, 이 보험회사 광고, 어느 하나 마음에 들었던 적이 없었군요. 생각해보니..
그러는 저도, 아버지의 강권으로 인해 별수없이 이 회사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쿨럭~
-왜 이야기 마무리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