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하루/듣다
[KBS 2Radio 라디오 독서실] 궁
해오녀
2005. 6. 14. 12:57
일요일 오전 6시 5분 방송.
박소희 원작의 궁은 2004년 8월 8일에 방송됨.
목소리 출연
해설 - 서광재 -
신채경 - 이현주 -
이신 - 양석정 -
채경의 할아버지 - 조명남 -
채경의 아버지 - 유호한 -
채경의 어머니 - 전숙경 -
국왕 - 홍진욱 -
중전 - 권연희 -
이율 - 박찬희 -
효린 - 서지연 -
친구 1, 2 - 이은정, 임주현 -
상궁 - 나지형 -
사람 1 - 최창석 -
사람 2 - 김대중 -
극본 선욱현
연출 김호상
진행 김갑수
원작 박소희
어린 달님의 소개로 라디오 독서실에 박소희 원작의 만화 '궁'이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졌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냉큼 KBS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들어보았습니다.
들어본 감상을 한줄 정도로 요약을 한다면..
'요즘 잘 팔린다는 만화 소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입니다.
당시 6권까지 나온 만화중에서 채경이 세자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부의 원작을 나름 충실하게 따라가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채경이 세자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그 복잡한 과정이 너무도 생략된 면이 있습니다.
채경이 엄마와의 대화에서 '팔려가는 것이냐' 라고 반항하는 장면 좀 넣어놓는걸로는 후에 세자에게 '나 돈때문에 결혼했다' 라는 대사가 처음 듣는 사람에게 잘 이해되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각본가가 어느 정도 의도했듯이, 이 만화는 다분히 '설정이 특이한 러브 코메디' 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저 만화가 설정하고 있는 '설정이 특이한 재미있기만 하는 러브 코메디' 물로만 각색을 한 것은 좀 아쉽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라디오 독서실' 이라는 것의 특성을 본다면, 아무래도 '문학작품의 소개' 라는 측면이 훨씬 더 강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각본가 나름대로의 '만화에 대한 이해 + 훌륭한 각색과 연출' 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르겠군요.
원작에서 재미있었던, 혹은 인상깊었던 부분을 나름대로 충실히 옮기려고 했었지만, 정작 중요했던 부분들은 어설프게 옮기거나 빼놓고 옮겨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나 제 입장에선 원작에서 조금만 심각해지려고 하면, 어김없이 망가지는 주인공이 영 보기 싫었던 터라,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지어 주인공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살아움직이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했기 때문에 더 라디오 드라마로 연출된 궁에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 자잘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리 라디오 드라마 형식이라고는 하지만, 해설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굳이 해설로 소개할 필요도 없는 장면을 해설로 소개를 하고 있는 점이 아쉽더군요.
예를들어 처음부터 나오는 주인공 채경이 고1 여고생이라는 점.
이는 후에, 세자와 중전의 대사에서 세자의 대사로 자신이 17의 소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후에 세자와 채경이 복도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음을 알수가 있지요. 두사람이 동갑임을 알수 있도록 그 다음에 나오는 해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첫번째 해설에서 친절하게 '채경과 그 친구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라고 표현해 주지 않아도, 그토록 시끄럽게 연출된 수다신 덕분에, 주인공 채경의 성격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모두 짐작할 수 있지요..
그 외에 '채경의 집에 전화를 건 국왕' 이라던가, '그날 밤 온 가족이 둘러앉은 채경의 집' 이라던가..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는 해설이었습니다.
그 외에 세자의 복싱 장면도 말이지요...
어찌보면, 배경음 아끼기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화면이 없는 만큼 소리로 세세하게 표현을 해줘야 하는 주변음들을 세세히 만들어 낼 수 없으니, 해설로 적당히 때우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저 예산인 라디오 드라마에서 무얼 바라냐고 말씀하신다면야 할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한국의 라디오 드라마들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온전히 대사만 전달하고 줄거리만 전달되면 땡' 이라니요.. 요즘같은 멀티미디어 세대에...-
성우분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름을 아는 분이 얼마 안됩니다.
-전, 날라리 성우팬이라니까요!!!-
세자 목소리는 어린 달님처럼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뒤로 갈수록 익숙해 지더군요.
채경이 어머님 목소리가 생각보다 젊어서 놀라기도 했고.. -원작에서 어머님이 젊으셨던가요?- 중전마마의 목소리가 비중이 적기도 했지만, 그다지 위엄있어 보이지 않아서 실망했습니다.
6권까지의 분량이라면, 중전마마의 캐릭터 잡기가 명확할텐데 말이지요.
채경이는....
그냥 시끄럽고 평범한 여고생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원작의 보여지는 부분만 보면 그런면이 95%를 차지합니다만...;;;; 나머지 5%안에서 왕실생활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데, 그게 보이지 않더군요. 이는 성우분의 잘못도 어느정도 있겠지만, 각본 자체에서 채경의 고민이 삭제되어버렸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각본가야, 각색하기 위해서 원작을 6권까지는 읽어보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렵니다.. 설마, 초반부만 각색한다고 달랑 1권분량만 읽지는 않았겠지요..-
다만 성우분들에게 아쉽다면, 원작을 읽어보셨을까.. 하는 점입니다.
'라디오 독서실' 이라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여유롭게 캐스팅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우분들의 연기는 딱 '각색된 각본 속의 주인공' 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각본속의 주인공을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연기에 드러났으면 좋았겠지만 말입니다.
앞으로 라디오로 만화를 연출할때는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합니다.
적당한 배경음을 만들어 낼수가 없기에 대충 해설로 때운다거나 하는 듯한 연출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매체인 만화를 온전히 소리로만 전달하는 작품으로 재 연출하는 것에는 꽤 많은 힘이 들거라 생각이 듭니다만, 조금 더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화가가 주인공 뒤에 그리는 배경들은 괜히 시간이 남아서, 칸이 남아돌아서 그리는 것들이 아니니까요...
각본가가, 만화라는 매체를 좀 더 잘 이해해주시고, 줄거리만이 아닌 한칸 한칸에 담겨있는 그림들도 함께 각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식으로 잔뜩 비판을 적었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것은 기쁩니다.
아쉬운 것은, 라디오 독서실에서 '궁' 을 이례적으로 연출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왕 만화를 한번 연출해 주신 것, 조금 더 만화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저 소개하는 수준으로 그칠지라도, 좋은 작품을 발굴, 연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소희 원작의 궁은 2004년 8월 8일에 방송됨.
목소리 출연
해설 - 서광재 -
신채경 - 이현주 -
이신 - 양석정 -
채경의 할아버지 - 조명남 -
채경의 아버지 - 유호한 -
채경의 어머니 - 전숙경 -
국왕 - 홍진욱 -
중전 - 권연희 -
이율 - 박찬희 -
효린 - 서지연 -
친구 1, 2 - 이은정, 임주현 -
상궁 - 나지형 -
사람 1 - 최창석 -
사람 2 - 김대중 -
극본 선욱현
연출 김호상
진행 김갑수
원작 박소희
어린 달님의 소개로 라디오 독서실에 박소희 원작의 만화 '궁'이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졌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냉큼 KBS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들어보았습니다.
들어본 감상을 한줄 정도로 요약을 한다면..
'요즘 잘 팔린다는 만화 소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입니다.
당시 6권까지 나온 만화중에서 채경이 세자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부의 원작을 나름 충실하게 따라가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채경이 세자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그 복잡한 과정이 너무도 생략된 면이 있습니다.
채경이 엄마와의 대화에서 '팔려가는 것이냐' 라고 반항하는 장면 좀 넣어놓는걸로는 후에 세자에게 '나 돈때문에 결혼했다' 라는 대사가 처음 듣는 사람에게 잘 이해되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각본가가 어느 정도 의도했듯이, 이 만화는 다분히 '설정이 특이한 러브 코메디' 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저 만화가 설정하고 있는 '설정이 특이한 재미있기만 하는 러브 코메디' 물로만 각색을 한 것은 좀 아쉽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라디오 독서실' 이라는 것의 특성을 본다면, 아무래도 '문학작품의 소개' 라는 측면이 훨씬 더 강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각본가 나름대로의 '만화에 대한 이해 + 훌륭한 각색과 연출' 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르겠군요.
원작에서 재미있었던, 혹은 인상깊었던 부분을 나름대로 충실히 옮기려고 했었지만, 정작 중요했던 부분들은 어설프게 옮기거나 빼놓고 옮겨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나 제 입장에선 원작에서 조금만 심각해지려고 하면, 어김없이 망가지는 주인공이 영 보기 싫었던 터라,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지어 주인공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살아움직이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했기 때문에 더 라디오 드라마로 연출된 궁에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 자잘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리 라디오 드라마 형식이라고는 하지만, 해설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굳이 해설로 소개할 필요도 없는 장면을 해설로 소개를 하고 있는 점이 아쉽더군요.
예를들어 처음부터 나오는 주인공 채경이 고1 여고생이라는 점.
이는 후에, 세자와 중전의 대사에서 세자의 대사로 자신이 17의 소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후에 세자와 채경이 복도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음을 알수가 있지요. 두사람이 동갑임을 알수 있도록 그 다음에 나오는 해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첫번째 해설에서 친절하게 '채경과 그 친구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라고 표현해 주지 않아도, 그토록 시끄럽게 연출된 수다신 덕분에, 주인공 채경의 성격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모두 짐작할 수 있지요..
그 외에 '채경의 집에 전화를 건 국왕' 이라던가, '그날 밤 온 가족이 둘러앉은 채경의 집' 이라던가..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는 해설이었습니다.
그 외에 세자의 복싱 장면도 말이지요...
어찌보면, 배경음 아끼기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화면이 없는 만큼 소리로 세세하게 표현을 해줘야 하는 주변음들을 세세히 만들어 낼 수 없으니, 해설로 적당히 때우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저 예산인 라디오 드라마에서 무얼 바라냐고 말씀하신다면야 할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한국의 라디오 드라마들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온전히 대사만 전달하고 줄거리만 전달되면 땡' 이라니요.. 요즘같은 멀티미디어 세대에...-
성우분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름을 아는 분이 얼마 안됩니다.
-전, 날라리 성우팬이라니까요!!!-
세자 목소리는 어린 달님처럼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뒤로 갈수록 익숙해 지더군요.
채경이 어머님 목소리가 생각보다 젊어서 놀라기도 했고.. -원작에서 어머님이 젊으셨던가요?- 중전마마의 목소리가 비중이 적기도 했지만, 그다지 위엄있어 보이지 않아서 실망했습니다.
6권까지의 분량이라면, 중전마마의 캐릭터 잡기가 명확할텐데 말이지요.
채경이는....
그냥 시끄럽고 평범한 여고생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원작의 보여지는 부분만 보면 그런면이 95%를 차지합니다만...;;;; 나머지 5%안에서 왕실생활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데, 그게 보이지 않더군요. 이는 성우분의 잘못도 어느정도 있겠지만, 각본 자체에서 채경의 고민이 삭제되어버렸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각본가야, 각색하기 위해서 원작을 6권까지는 읽어보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렵니다.. 설마, 초반부만 각색한다고 달랑 1권분량만 읽지는 않았겠지요..-
다만 성우분들에게 아쉽다면, 원작을 읽어보셨을까.. 하는 점입니다.
'라디오 독서실' 이라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여유롭게 캐스팅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우분들의 연기는 딱 '각색된 각본 속의 주인공' 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각본속의 주인공을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연기에 드러났으면 좋았겠지만 말입니다.
앞으로 라디오로 만화를 연출할때는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합니다.
적당한 배경음을 만들어 낼수가 없기에 대충 해설로 때운다거나 하는 듯한 연출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매체인 만화를 온전히 소리로만 전달하는 작품으로 재 연출하는 것에는 꽤 많은 힘이 들거라 생각이 듭니다만, 조금 더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화가가 주인공 뒤에 그리는 배경들은 괜히 시간이 남아서, 칸이 남아돌아서 그리는 것들이 아니니까요...
각본가가, 만화라는 매체를 좀 더 잘 이해해주시고, 줄거리만이 아닌 한칸 한칸에 담겨있는 그림들도 함께 각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식으로 잔뜩 비판을 적었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것은 기쁩니다.
아쉬운 것은, 라디오 독서실에서 '궁' 을 이례적으로 연출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왕 만화를 한번 연출해 주신 것, 조금 더 만화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저 소개하는 수준으로 그칠지라도, 좋은 작품을 발굴, 연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